[단독]'호날두 노쇼' 프로연맹, 티켓값부터 관중수까지 제출

'4만5천명 예상' 티켓 판매계획 및 경기장 사용계획 제출
예상관중수까지 연맹 추정…"단순 초청팀 아닌 책임 주체" 여론↑
'호날두 노쇼' 책임 더페스타 넘어 연맹‧축구협회 공동책임론 부상
연맹 "관중수 추정한 것 맞아…티켓 가격 등은 더페스타가 산출"

지난달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FC 친선경기에서 유벤투스 호날두가 벤치에 앉아 있다. 박종민 기자/자료사진
'호날두 노쇼' 사태와 관련, 한국프로축구연맹(K리그, 이하 연맹)이 경기 당일 예상 관중수를 추정하고 이에 기반한 티켓 판매 계획까지 제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유벤투스와 마찬가지로 단순 초청팀에 불과하다는 연맹 측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내용이어서 주최사인 더페스타를 넘어 연맹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19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연맹은 지난 6월 21일 '경기장 사용 계획 및 관람권(티켓) 판매계획'을 작성해 서울시설공단에 제출했다.

관중수를 4만5천명으로 예측해 이를 기반으로 총 티켓값을 산정해 경기장 사용료까지 추정한 자료다.


해당 계획에는 프리미엄 S석~3등석까지 관람등급을 나눠 40만원부터 3만원까지 다양한 티켓값과 예상 인원도 산출된 내용도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경기장 내‧외부 광고 사용료(상업광고)를 비롯해 중계 및 주차사용료 등도 포함됐다.

이에 경기장을 운영하는 서울시설공단은 연맹의 계획서를 대부분 받아들여 관중수를 4만5천명으로 추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티켓값 등 경기장 사용료를 총 8억원으로 최종 산출했다.

시설공단 측은 "해당 내역은 (공단과) 협의를 통해 이뤄지는 사안이 아니며 관련 자료는 사용인(연맹) 측이 제출한 문건을 근거로 산정했다"고 밝혔다.

그간 연맹은 유벤투스처럼 해당 경기의 초청팀 신분에 불과하고 연맹 역시 피해자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연맹이 경기를 보러 올 관중수까지 예상해 티켓 판매 및 경기장 사용 계획을 보냈다는 사실은 단순 초청자가 아닌 경기 운영 전반에 관여했다는 정황으로 읽힌다.

이에 대해 연맹 관계자도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4만5천명 정도가 올 것이라 예상해, 예상 관중수를 (시설공단)에 제출한 것이 맞다"며 "(경기장 사용) 신청 때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사항이고 예상 관중수를 제외한 티켓 가격 등은 더페스타가 산출한 것을 제출만 했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앞서 연맹의 이름으로 경기장 사용 선금이 입금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데 이어 관람권 판매계획 및 경기장 사용계획 또한, 연맹이 제출한 것으로 파악되며 '호날두 노쇼사태' 전반에 연맹도 책임이 있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 '호날두 사태 소송카페' 이성진 대표는 "더페스타라는 작은 회사가 이런 큰 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도와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며 "실질적으로 해당 경기를 더페스타가 주최를 했지만 옆에서 도움을 주고 관리‧감독한 것은 대한축구협회 그리고 프로연맹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카페회원들은 지난 5일 종로구 축구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축구협회와 연맹에 '호날두 노쇼' 관련 자료를 모두 공개하고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라고 요구한 상태다.

한편 '호날두' 노쇼 사태를 수사하는 경찰도 기존 고발된 더페스타를 넘어 수사 범위를 확대할 지 검토 중이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9일 대한축구협회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 관계자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생위는 "축구협회가 산하단체인 프로축구연맹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했는지 따져 봐야 한다"는 취지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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