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경찰서는 살인과 사체손괴, 사체유기 등 혐의로 A(40)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8일 서울 한 모텔에서 손님 B(32) 씨를 둔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12일 한강에서 몸통 시신을 발견하고 수색 작업을 벌이던 중 시신 일부로 보이는 팔 부위 사체를 추가로 확보했다.
팔 부위 사체에서 지문을 채취한 경찰은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고 동선 파악에 나섰다.
그 결과 경찰은 피해자가 서울 한 모텔에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고, 해당 모텔에 수사관을 보내 탐문을 진행했다.
그런데 수사관이 다녀간 이후 모텔에서 근무하던 직원 한 명이 갑자기 일을 그만뒀다.
수상히 여긴 경찰은 해당 직원을 용의자로 특정해 추적에 나섰다. 좁혀지는 수사망에 심리적 압박을 느낀 A 씨는 결국 이날 오전 1시10분쯤 서울 종로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경찰은 A 씨를 긴급 체포한 뒤 같은날 오전 2시30분쯤 사건을 담당하는 고양경찰서로 이송했다.
이후 피의자가 범행 장소로 지목한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소재 모텔을 압수수색했다. 이곳에서 경찰은 범행에 쓰인 둔기와 유기 장면이 담긴 CCTV 화면 일부를 확보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피해자가) 숙박비도 안 주려 하고, 반말을 하며 기분을 나쁘게 해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조사 결과 A 씨는 열쇠를 이용해 객실에 몰래 들어가 잠든 피해자를 둔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수일간 방치했다. 시신의 머리와 사지를 절단한 뒤 지난 12일 새벽 자전거를 이용해 한강에 내다버렸다.
경찰은 나머지 시신의 일부를 찾기 위해 계속해서 수색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 공범 여부나 진술의 신빙성 등에 대해서도 보강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2일 오전 9시15분쯤 경기 고양시 마곡철교 남단 인근에서 표류중인 시신이 발견됐다. 한강사업본부 직원이 발견한 시신은 머리와 팔 다리가 없는 남성의 알몸 몸통이었다.
경찰은 수색 5일째인 지난 16일 오전 10시48분쯤 몸통 시신이 발견된 곳으로부터 약 3㎞ 떨어진 지점에서 오른쪽 팔 부위를 찾았다. 팔 사체는 어깨부터 손까지로 검은 봉지에 담겨 있었다.
한강 방화대교 남단에서는 17일 오전 10시45분쯤 피해자의 사체 일부로 보이는 머리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