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 14일 발표한 '2019년 7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발표'에 따르면 2019년 7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7월 기준으로 2008년 이후 최저치인 334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8.0%(205만 명 ↓) 감소한 수치로, 7월 한국영화 매출액은 전년 대비 42.7%(189억 원 ↓) 줄어든 254억 원이었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 지난 7월 2일 개봉함에 따라 이 시기를 전후로 경쟁력 있는 한국영화가 개봉을 피했고, 거기에 역사왜곡 논란에 발목 잡힌 '나랏말싸미'의 부진까지 더해지면서 한국영화 관객 수가 평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7월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2004년 이후 최저치인 15.2%를 기록했다.
7월 외국영화 관객 수는 7월 기준 역대 최고치인 1858만 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월 대비 29.1%(419만 명 ↑) 증가한 수치다. 7월 외국영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4%(370억 원 ↑) 늘어난 1587억 원을 기록했다.
한국영화 관객 감소분을 외국영화가 모두 흡수한 덕분에 전체 관객 수는 평년 수준을 유지했다. 7월 전체 관객 수는 전년 대비 10.8%(214만 명 ↑) 증가한 2192만 명을 기록했고,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9%(180억 원 ↑) 늘어난 1841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경향은 할리우드 대작들을 피해 한국영화들이 7월 하순으로 개봉 시기를 늦추면서 더욱 두드러졌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 796만 명을 동원하며 7월 전체영화 순위 1위에 올랐으며, 뒤를 이어 '라이온 킹'이 414만 명, '알라딘'과 '토이 스토리 4'가 각각 366만 명과 113만 명을 모아 전체 순위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7월 전체영화 순위 5위, 한국영화 순위 1위인 팩션 사극 '나랏말싸미'(메가박스)는 지난 7월 24일 개봉해 7월 한 달간 90만 명을 동원한 데 그쳤다. 7월 한국영화 흥행 1위의 관객 수가 100만 명 미만을 기록한 것은 2004년 7월 '늑대의 유혹'이 81만 명을 기록한 이후 15년 만의 일이다.
재난 영화 '엑시트'(CJ)와 액션 판타지 '사자'(롯데)는 7월 31일 동시 개봉해 각각 53만 명과 41만 명을 모아 7월 전체영화 순위 6위와 8위에 올랐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총제작비 130억 원 이상의 '엑시트'와 '사자'가 같은 날 개봉한 것은 한국영화의 대작화로 인해 늘어난 고예산 영화들이 여름 성수기로 몰림에 따른 과열 경쟁이 원인으로 분석된다"라고 밝혔다.
2019년 7월 배급사 점유율에서는 '라이온 킹'(414만 명), '알라딘'(366만 명), '토이 스토리 4'(113만 명) 등 4편을 배급한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유한책임회사가 관객 수 895만 명, 관객 점유율 40.8%로 배급사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796만 명) 등 3편을 배급한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코리아주식회사극장배급지점은 관객 수 796만 명, 관객 점유율 36.3%로 2위에 올랐다.
'엑시트'(53만 명), '기생충'(48만 명) 등 5편을 배급한 씨제이이앤엠(주)는 관객 수 121만 명, 관객 점유율 5.5%로 3위에 자리했다.
7월 독립·예술영화 부문에서는 기독교 문학의 고전 '천로역정'을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천로역정: 천국을 찾아서'가 8만 6000명의 관객을 모아 독립·예술영화 흥행 순위 1위를 차지했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빌미 삼은 일본의 경제 규제로 역사왜곡 문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시점에 개봉한 일본군 위안부 관련 다큐멘터리 '주전장'은 1만 명으로 10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