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8월 16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박그림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 국민행동 공동대표)
◇ 정관용>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둘러싼 찬반갈등 벌써 몇 년째 이어져오고 있죠. 오늘 그 오색케이블카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 마지막 회의가 진행됐고요. 이 회의의견을 토대로 해서 이제 환경부가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거라고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설악산. 이 설악산 지키기 위해서 지금도 1인 시위를 벌이고 계신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의 박그림 공동대표의 의견을 좀 듣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박그림>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오늘 회의는 어떤 회의인 겁니까?
◆ 박그림> 그동안에 이제 갈등조정협의회가 진행되어오다가 한 2년 동안 파행을 좀 겪었고요. 그래서 오늘은 갈등조정협의회에서 오늘 마지막 주입니다. 그동안에 협의했던 내용들을 최종적으로 종합하고 그 내용과 그리고 이제 전문기관의 의견을 종합해서 이달 안에 결정하겠다는 것이 환경부의 입장입니다.
◇ 정관용> 오늘 협의회 마지막 회의라는 것도 결국 케이블카를 해야 한다는 쪽 주장과 하면 안 된다는 쪽 주장이 같이 진술을 한 그런 회의였던 겁니까?
◆ 박그림> 그렇죠.
◇ 정관용> 그럼 이제 거기서 찬반 의견들을 다 종합검토해서 전문가 의견을 감안해서 환경부는 언제 결정하게 됩니까?
◆ 박그림> 이달 안에 결정한다는 것이 환경부의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직 확실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8월 말이나 9월 초쯤이면 결정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얼마 안 남았네요.
◆ 박그림> 네, 얼마 안 남았습니다.
◇ 정관용> 박그림 대표 어떻게 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 박그림> 저는 부동의고요. 이게 동의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하죠. 왜냐하면 지금까지 오색케이블카가 추진되어온 과정들을 보면 불법과 조작과 부실 이런 것들을 통해서, 올바른 방법에 의해서 이게 진행돼온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올바른 방법에 의해서 이게 진행돼 왔으면 벌써 부동의됐고 끝나야 될 사업이 지금까지 권력의 비호를 받으면서 지금까지 이어져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틀림없이 부동의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어떤 권력의 비호를 받아서 어떤 불법이 있었던 겁니까?
◆ 박그림> 그러니까 그동안에 이명박 정권 때 자연보호법 시행령에 자연보존지구 내에 삭도거리 비중이 2km였었는데 그걸 5km로 연장을 시켰었죠. 그때 오색에서 대청봉까지의 삭도길이가 4.5km였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제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죠. 그리고 그 환경영향평가서 내에 여러 가지 제대로 조사되지 않은 부분들이 그동안에 계속해서 밝혀졌고 또 비전문가들이 조사한 내용까지도 있었고 현장조사 같은 경우에는 밀렵 경력이 있는 사람이 그 조사원으로 참여했던 그런 내용까지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 정관용> 밀렵꾼이 환경영향평가 조사위원이었다고요?
◆ 박그림> 현장조사를 그런 사람들이 한 그런 내용도 포함이 돼 있었습니다.
◇ 정관용> 어떻게 그런 분들이 그 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었을까요?
◆ 박그림> 그러니까 그렇게 이제 조작과 부실로 만들어진 환경영향평가서가 동의됨으로 해서 케이블카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던 것이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그 환경영향평가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우리 박그림 대표께서는 설악산에 케이블카 설치하는 것은 고려청자에 금을 긋는 거다 이렇게 말씀하신 바 있죠.
◆ 박그림>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무슨 뜻입니까?
◆ 박그림> 설악산이 그동안에 아름다워서 지역민들을 먹여살려왔고 지역이 설악산을 통해서 지금까지 경제적으로 부를 누리고 살아왔던 것이거든요. 그만큼 아름답고 그리고 다섯 가지의 어떤 규제에 의해서, 설악산 자체가 천연기념물 171호고 또 유네스코생물권보존지역이고, 국립공원이고, 백두대간보존지역이고, 그런 것을 위해서 지금까지 보존돼왔던 지역, 보물이죠, 그야말로. 거기다가 케이블카를 놓는다는 것은 고려청자에 금을 긋는 것과 같다. 또 다른 말로 한다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과 같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런 케이블카를 설치해야 지역경제 활성화, 관광객 유치에 더 도움이 될 거라고 보는데 우리 박그림 대표는 오히려 황금 알 낳는 거위 배를 가른다?
◆ 박그림> 그렇습니다. 지금 영동지역의 관광객들이 속초만 해도 지난해에 1700만이 찾아왔습니다. 양양도 1000만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아왔거든요. 그럼 과연 그들이 지역에 와서 어떠한 관광을 하고 있는가. 정말 지역에 돈을 쓰고 머물다 가는가. 이런 것에 대해서 우리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죠. 이미 세계적으로 생태관광이 흐름이 있는 것도 오래됐고 그렇다면 지역에서 머물고 거기에서 돈을 쓰고 그러고 가야 되는데 지금 일각에 들리는 얘기로 보면 쉴 거리도 서울서 다 마련해서 내려오는 실정이라는 얘기들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사람들을 어떻게 머물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되는데 자꾸 이런 어떤 시설들을 위해서 사람들을 점점 더 끌어들인다는 것은 오히려 관광에 마이너스가 된다.
◇ 정관용> 와서 케이블카만 싹 한 번 타고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도로 가버린다?
◆ 박그림> 그렇죠. 그래서 지금 결국은 양양고속도로가 뚫림으로 해서 그리고 강릉에 KTX가 설치됨으로 해서 지금 전체 관광객의 50%가 당일 관광입니다.
◇ 정관용> 그런 식으로 변한다?
◆ 박그림> 그렇죠. 관광의 흐름이 빠름으로 해서 지역에 머물지 않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데 또 일각에서는 이런 분들이 있어요. 산에 오르고 싶어도 못 오르는 노약자나 장애인, 거동이 불편하신 분 이런 분들을 위한 시설도 필요하지 않느냐. 이 주장 어떻게 보세요?
◆ 박그림> 장애인들을 위해서는 사실 케이블카가 있으면 장애인들에게는 편리한 시설이죠. 올라갈 수 있고. 그러나 그들이 설악산 케이블카를 타러 올 수 있는 보편적인 이동권이 확보돼 있지 않습니다.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도 없습니다. 그림의 떡인 것이죠. 케이블카를 통해서 그들의 복지를 확보해 준다기보다는 오히려 그 사람들이 산속에서 누빌 수 있는 보편적인 이동권을 확보해 주는 것이.
◇ 정관용> 그러면 그 케이블카 타는 저상까지 저상버스만 운행하면 괜찮습니까? 설치해도 됩니까?
◆ 박그림> 그렇지는 않죠. 그것도 왜냐하면 케이블카 자체가 그들을 위한 시설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규제 위에서 설악산국립공원이 보존돼야 되는 가치는 유지가 돼야 되겠죠.
◇ 정관용> 완전히 환경을 보존하고 지키는 선에서의 케이블카의 설치는 정말 불가능한 겁니까?
◆ 박그림> 친환경케이블카라고 추진하는 쪽에서는 얘기를 하는데 케이블카 자체가 이미 환경을 훼손하지 않으면 시설을 할 수가 없는 것이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 말이 안 된다?
◆ 박그림> 그렇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친환경 케이블카는 우선 언어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는 말씀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박그림 공동대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