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를 향한 현지 경찰의 강경 진압이 연일 강경해지고 있다.
16일 현지에서 보낸 영상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지난 6월부터 거리 또는 지하철에서 최루탄을 쏘고 시위대에게 고무탄을 발사해 실명케 하는 등의 진압을 하고 있다.
이에 맞서 홍콩 시민은 경찰의 폭력 진압을 규탄하기 위해 '상복'의 의미인 검은 옷을 입으며 송환법 반대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당시 홍콩 언론은 "이들의 배후가 홍콩 내 친중파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노골적으로 조직된 폭동의 선동"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시민들은 '학생들은 폭동을 저지르지 않았다(學生沒有暴動)' 문구의 팻말을 들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접한 시위대는 지난 13일 홍콩국제공항 터미널로 몰려가 이틀째 밤샘 시위를 벌이며 이 사실을 알리고 나섰다. 이로 인해 홍콩국제공항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는 95년 역사상 처음이다.
홍콩 현지인 A씨는 CBS노컷뉴스에 "홍콩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다"라며 "매우 끔찍하고 무섭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홍콩 경찰들이 병원 옆에 대기하고 있어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이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오면 체포하고 있다"며 "그래서 다친 시민들은 병원에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장정아 인천대 중국화교문화연구소장 교수는 이날 CBS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실상 실탄을 안 쐈을 뿐이지 총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며 "심하게 다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어 의료인들까지 나와서 계속 농성을 하고 시위를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배우 김의성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홍콩은 마치 80년 광주를 연상케 한다"며 "SNS를 통해서라도 우리가 지켜보고 있고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홍콩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인민해방군은 홍콩에 인접한 선전에 집결해 유사시 무력 투입을 경고하고 나섰다. 동부 전구 육군은 지난 14일 홍콩까지 1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며 홍콩 사태에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