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한 차례 V-리그 신인 드래프트 참가에 도전했다가 뜻을 이루지 못한 홍콩 출신 알렉스는 최근 경희대 소속으로 전국대학배구 남해대회에 출전하며 신인 드래프트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김찬호 경희대 감독의 도움을 받아 특별귀화로 한국 국적을 취득해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려던 알렉스는 한국 국적을 얻지 못해 지난 시즌 V-리그 신인 드래프트 참가가 불가능해졌고, 결국 그는 경희대에 남아 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CBS노컷뉴스의 취재 결과 알렉스는 2019~2020시즌 V-리그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를 약 한 달 앞둔 현재까지도 일반 귀화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현재 일반 귀화를 위해서는 최소 5년 이상 거주해야 신청자격이 생긴다.
8월 현재 알렉스는 해외 전지훈련과 홍콩 본가 방문 등으로 최소 조건에 한 달 정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알렉스는 다시 한번 특별귀화를 신청해 V-리그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 참가 자격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불거진 알렉스의 귀화 논란으로 규정을 손질했다. 2019년판 KOVO 규정집에 따르면 제4절(신인선수선발) 제83조(신인선수자격)에 ‘귀화 선수로서 드래프트를 신청한 경우, 단 귀화신청 접수 후 귀화 승인이 완료되지 않았으나 전 구단의 동의로 귀화 절차 중인 선수도 참가 가능’이라고 명문화했다.
알렉스가 특별귀화를 접수한 뒤 남자부 7개 팀 모두의 동의를 얻을 경우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게 된 것. 단 특별귀화가 통과되지 않는 경우 5년 이상 거주 조건을 갖추는 만큼 일반귀화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는 한국 국적을 얻는 시점이 늦어지는 만큼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더라도 2019~2020시즌은 코트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1993년생인 알렉스를 지명하기까지 부담이 따르는 것도 분명하다.
하지만 알렉스보다 앞서 귀화 선수로 V-리그의 문을 두드린 여자부 이영(KGC인삼공사)의 사례는 따르지 않을 예정이다. 이영은 김경수 전 강릉여고 감독이 입양해 한국 국적을 얻었다.
신인 드래프트에 신청하던 시점까지는 한국 국적이 없었지만 KOVO가 법률적 검토를 거쳐 이영의 한국 국적 취득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점을 확인하고 드래프트 참가를 허용했다. 결국 이영은 GS칼텍스에 지명돼 V-리그에 입성했다.
현재 전국대학배구 남해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알렉스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V-리그은 내게 기회를 줬다. 그래서 보답을 하고 싶다”면서 “V-리그에 가게 된다면 열심히 해서 대표팀 기회도 잡고 싶다”고 분명한 의지를 보였다.
2013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하계 유니버시아드에서 홍콩 대표로 출전한 알렉스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한국행을 추진했던 김찬호 경희대 감독 역시 ”알렉스가 한국을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V-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열망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