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창 감독(인천국제공항)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2019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 나선다. 35개 국가 400명 선수가 출전해 남녀 단식과 복식, 혼합 복식 등 5개 종목에서 자웅을 겨룬다.
올해로 24회째를 맞는 세계개인선수권은 그야말로 각 종목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다. 국가별로 세계 랭킹 8위 이내면 최대 4명까지 나설 수 있다. 국가별 쿼터 제한이 있는 올림픽과 달리 최강자들이 거의 모두 출전할 수 있는 셈이다.
한국 선수단은 남자 4명, 여자 8명 등 총 12명 선수가 출전한다. 남자부 단식 이동근(MG새마을금고), 허광희(국군체육부대), 복식 최솔규(요넥스), 서승재(원광대)와 여자부 단식 성지현, 김효민(이상 인천국제공항), 김가은(삼성전기), 복식 김소영, 이소희, 신승찬(이상 인천국제공항), 채유정(삼성전기), 공희용(전북은행) 등이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반등을 다짐하는 한국 배드민턴에 더없이 중요한 대회다. 대표팀은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여자 복식 정경은(김천시청)-신승찬의 동메달 1개로 겨우 체면치레했다.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 바르셀로나 대회 이후 2012 런던 대회까지 금메달 6개, 은 7개, 동 5개 등 효자 종목이라는 평가가 무색했다.
특히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는 40년 만에 노 메달 수모까지 겪었다. 리우올림픽 이후 세대 교체 중이라지만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결국 대표팀은 감독 교체라는 아픈 과정을 거쳐야 했다.
세계개인선수권에서도 자존심을 회복해야 한다. 지난해 중국 난징 대회에서 한국 배드민턴은 노 메달에 머물렀다. 2010년대 이후 첫 노 메달이었다.
이번 대회도 메달이 쉬운 상황은 아니다. 남자 단식 간판이자 2017년 대회 유일한 메달(동)을 따낸 세계 랭킹 7위 손완호(인천국제공항)이 부상으로 빠진 데다 여자 단식 간판 성지현(세계 11위)도 최근 성적을 좋지 않다. 강세였던 남자 복식도 대표팀에서 은퇴한 이용대(요넥스)를 이을 후계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
관건은 일본의 강자들이다. 여자 복식은 일본이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공을 들이고 있는 전략 종목으로 세계 1~3위가 일본 조다. 다만 김-공 조는 1월 결성 이후 세계 1, 2위 조들을 거푸 꺾는 등 상승세에 있다.
안 감독은 "현실적으로 이번 대회 여자 복식에서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두 조 모두 4강에 드는 것이 일차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일본에 강세를 보이는 김소영-공희용이 랭킹을 8위 이내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올림픽은 세계 8위 이내면 한 국가에서 2개 조까지 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혼합 복식 서승재-채유정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세계 7위인 이들은 여자 복식과 함께 올림픽 전략 종목의 기대주다. 안 감독은 "8강에서 중국의 세계 1위 조와 만나는 대진이지만 어차피 메달을 위해서는 강팀을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