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고유정 사건 변론을 맡기 위해 법무법인 금성의 탈퇴 절차를 진행 중이던 A 변호사가 사건을 맡지 않기로 했다. 소속 법무법인에서도 나오지 않기로 했다.
A 변호사는 고유정 사건을 맡으면서 동료 변호사에게 피해가 갈까 봐 법무법인 탈퇴 절차를 진행 중이었다. 법원에 선임계를 제출하기 전이었다.
다만 12일 고유정 사건 1차 공판의 변론을 맡았던 B 변호사는 계속 재판에 참여하기로 했다. B 변호사는 1차 공판에 앞서 A 변호사가 고용한 개인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다.
A 변호사가 고유정 사건 변론을 포기한 배경에는 극심한 비판 여론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사건을 다시 맡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고, 1차 공판을 거치면서 비판의 화살이 쏟아졌다.
A 변호사는 13일 오전 소속 법무법인 내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톡방에 글을 올리며 고유정 사건을 포기하기로 했다는 의사를 밝혔다.
해당 글을 보면 A 변호사는 "억울한 죄인을 후배의 소개로 만나 차비 외에는 별 비용 없이 소신껏 도우려 했다"며 "그 과정에서 법인에는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노력을 나름대로 했지만, (그러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적었다.
이어서 "어제(12일)는 제 개인 쪽으로만 화살이 날아오는 상황이었으리라 봅니다"라며 "급기야 가족 중 스트레스로 쓰러지는 분이 계셔서 소신을 완전히 꺾기로 했다"고 적었다.
A 변호사는 취재진에게도 "후배의 요청으로 무료로 진행하다 졸피뎀이 오히려 고유정에게서 나왔다는 증거를 보고 억울한 사정을 살펴보려 했지만, 어머니의 건강 문제로 소신을 꺾게 됐다"라고 밝혔다.
앞서 판사 출신의 A 변호사는 지난달 9일 고유정 사건의 변론을 맡은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동료 변호사와 함께 법원에 한 차례 사임계를 제출했었다.
A 변호사는 사임계를 제출하고 나서도 피고인 고유정이 수감된 제주교도소를 수시로 방문하며 사건을 다시 맡을지를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지난주 사건을 다시 맡기로 결정하고 B 변호사를 고용해 첫 재판 의견진술 등을 준비해왔지만, 비판 여론이 쏟아지자 변론을 포기했다.
한편 12일 열린 고유정 사건 첫 재판에서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 중 사체 훼손‧은닉 혐의에 대해선 인정했지만, 계획살인 혐의는 부정했다.
향후 계획살인 여부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 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고유정 사건 2차 공판은 9월 2일 오후 2시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