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선보인 '지대지 3종 세트'…우리 군 방어 대책은?

'북한판 이스칸데르', '신형 조종방사포' 이어 또다른 신형 미사일까지
"1천여개 자탄으로 넓은 범위 타격하는 미사일일 듯"
"막을 대책은 충분하나, 공격 능력과 강력한 억지력 또한 필요"

조선중앙통신은 11일 전날 새벽 함경남도 함흥 일대서 단행한 무력시위 관련, "김정은 동지께서 8월 10일 새 무기의 시험사격을 지도하셨다"고 밝혔다. 통신은 무기 명칭이나 특성 등은 언급하지 않은 채 발사 장면 사진만 여러 장 공개했다. 사진은 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으로, 북한판 전술 지대지 미사일이라는 추정이 제기된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3개월 남짓 되는 기간 동안 7차례의 발사를 통해 3종류의 지대지 타격 무기를 선보이면서 이를 막을 수 있는 우리 군의 방어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17년 11월에 발사한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이후 올해 5월부터 북한이 발사를 통해 과시한 지대지 무기체계는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단거리 탄도미사일,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포'와 가장 최근에 공개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까지 3가지다.

◇ "김정은 위원장이 새 무기 시험사격 주도"… "넓은 범위를 타격하는 미사일일 가능성 높아"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0일 "북한이 오늘 새벽 5시 34분과 5시 50분쯤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새 무기의 시험사격을 지도했다"고 보도하며 "김 위원장이 지형조건과 주체전법의 요구에 맞게 개발된 새 무기가 기존의 무기체계들과는 또 다른 우월한 전술적 특성을 가진 무기체계라고 평했다"고 전했다.

통신이 이 무기의 정체가 무엇인지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일단 청와대와 우리 군 당국은 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의 형태 등을 볼 때, 한 곳에 파괴력이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자탄을 흩뿌려 넓은 범위를 타격하는 무기체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국군사연구네트워크 정창욱 대표는 "지름이 두꺼운 편인데, 만약 속을 고폭탄으로 채웠다면 두껍게 만들 필요가 없는데도 그렇게 만들었다"며 "다시 말해 안에 무언가를 많이 담았다는 뜻인데, 만약 자탄을 담았다면 두꺼운 이유가 설명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 1천여개의 자탄이 안에 들어가 있다가 흩어져서 다시금 폭발하는 방식으로, 바깥에 노출돼 산개돼 있는 보병들을 타격하기 위한 무기로 보인다"며 "축구경기장 약 3개 정도의 면적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지만, 자탄 개개의 파괴력이 강한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최근 여러 차례에 걸쳐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비행 거리를 감안해볼 때 서울 용산의 국방부와 경기도 평택에 위치할 한미연합사령부, 충남 계룡대의 육해공 3군 본부, 청주국제공항 인근 F-35A 기지(공군 제17전투비행단), 경북 성주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기지 등이 사정권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북한이 발사체를 여러 번 발사한 함경남도 원산에서 청주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280km, 성주까지의 거리는 약 370km다. 북한이 5월 9일과 7월 25일, 8월 6일과 10일에 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가 모두 약 400km 남짓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타격이 가능한 위치다.

◇ "우리 군 체계로 막을 대책 충분하다… 공격 능력과 강력한 억지력도 필요"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포'에 이어 또다른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등장에 대해 우리 정부와 전문가들은 일단 막을 대책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모든 미사일을 100% 요격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북한의 무기체계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함께 북한의 도발이나 전쟁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한 억지력 또한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북한에서 실험하는 정도의 무기는 우리도 다 갖추고 있고, 이미 그것보다 몇 단계 더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이 운영하고 있는 패트리엇 미사일 체계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 명확하게 대응이 가능하고, 또 위협들이 계속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보강을 거치고 있다"고도 말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 또한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풀업 기동(pull-up, 하강단계 상승비행)'을 하는데, 이 때는 속도가 줄어들어 요격 가능성이 커진다"며 "이미 개량형 천궁 중거리 지대공 유도탄(M-SAM)과 장거리 지대공 유도탄(L-SAM)을 개발할 때 대비하고 있던 내용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천궁은 이른바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무기체계이기도 하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한 번 쏘면 대포병레이더를 통해 다시 쏘지 못하도록 원점 타격을 할 준비를 갖추고 있고, 1~2년 내에 조기경보시스템도 전력화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도발을 탐지하고 반격할 수단 또한 충분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도 북한의 지대지 무기체계는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거나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무기체계를 통해 방어가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창욱 대표는 "3개의 무기체계 모두 현재 우리가 실전배치해 사용하고 있는 패트리엇 미사일과 개량형 천궁을 통해 요격이 가능하다"며 "더 높은 고도에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L-SAM 또한 앞으로 5년 내외로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산정책연구원 신범철 안보통일센터장은 "재래식 무기체계의 경우 우리나라가 북한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며 "우리 군이 가지고 있는 현무 지대지미사일과 다연장 로켓 등을 통해 반격할 수단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좋은 무기체계가 있어도 미사일을 100% 모두 방어할 수는 없기 때문에, 방어 체계와 함께 공격 능력을 통해 이를 보완하고 동시에 전쟁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한 억지력 또한 함께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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