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으로 심해진 지구온난화, '걷기혁명'으로 막자"

자동차의 출현으로 악화된 지구 기후변화
'걷는 인간'들이 함께 막자..그것이 혁명
시민 누구에게나 지급하자는 기본소득
'녹색기본소득'? 지급 요건·결과가 녹색
걷거나 자전거, 대중교통 이용하면 주자
앱으로 걸음 수 측정, 포인트→현금화
재원 마련? SOC, 건강증진사업 예산 등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8월 9일 (금요일)
■ 진 행 : 배종찬 (인사이트 케이 연구소 소장)
■ 출 연 : 강상구 (전 정의당 교육연수원장)

◇ 배종찬> 방금 들으신 노래 듣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김동률의 ‘출발’입니다. 어딘가로 떠나는 설렘을 가득 담은 노래인데요. 얼마 전 흥미로운 책 한 권이 나왔습니다. ‘걷기만 하면 돼’. 여행 에세이인가 하시겠지만 아닙니다. 바로 걷기만 하면 기본소득을 주고 이걸 녹색기본소득이라고 지칭하자 이건데요. 오늘 이 책 쓰신 분을 직접 모셨습니다. 정의당 교육연수원장을 지내셨고 지금은 작가로 활동하고 계시죠. 강상구 작가님입니다. 어서 오세요.

◆ 강상구>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배종찬> 노래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김동률.

◆ 강상구> 노래요? 하다 말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감상에 빠져들기 직전에 멈췄습니다.


◇ 배종찬> 그런데 왜 제가 이렇게 여쭤보냐 하면 정당 활동가로 계시다가 지금은 ‘걷기만 하면 돼’ 또 책을 내시고 녹색기본소득 이야기를 하시는데 이렇게 책을 내시고 녹색기본소득 관심을 가지게 되신 특별한 계기, 이유가 있으십니까?

◆ 강상구> 일단은 기본소득 논의가 지난 몇 년 사이에 꽤 많이 됐어요. 현재 기본소득을 줘야 된다는 주장들이 있고 전 세계적으로 실험도 굉장히 많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미 실시를 시작하기도 했고요.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제가 원래부터 관심이 좀 있었고 다만 기본소득만으로는 제 개인적으로는 뭔가 좀 부족한 것 아닐까 이런 고민이 있었거든요. 왜냐하면 기본소득을 준다는 것은 이제 아시는 것처럼 소득을 하여튼 그만큼 늘리는 거기 때문에 내수 진작되고 경제성장하고 이렇게 이어지는데. 기후변화가 이렇게 심각한 요즘 같은 시대에 그렇게 성장으로 이어지는 정책을 그냥 하면 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그래서 기본소득이 녹색이라고 하는 문제의식하고 연결됐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녹색기본소득 제가 이름을 이렇게 지었는데요. 제가 쭉 설명 드리겠습니다만 이런 걸 좀 하면 참 좋겠다 이런 생각이 어느 날 불현듯 떠올랐어요. 그래서 참지 못하고 책을 썼습니다.

◇ 배종찬> 구체적인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불현듯.

◆ 강상구> 그러니까 평소에 계속 그런 고민을 하다가 녹색기본소득이라 하는 발상은 불현듯 떠올랐죠. 방바닥에 누워 있다가 생각이 났습니다, 어느 날. (웃음)

◇ 배종찬> 벌써부터 좋은 리뷰가 문자로 게시판에 들어와 있는데 유튜브로 보고 계신 서진원 님. “걷기만 하면 돼 책 읽어봤는데 내용 좋더라고요.”

◆ 강상구> 그래요?

◇ 배종찬> 벌써부터 팬이 생기신 거네요.

◆ 강상구> 내용이 좋다는 걸 읽으시면서 파악하신 걸 보니까 훌륭한 독자다라고 생각이 듭니다.

◇ 배종찬> 이렇게 칭찬 받네요. 내용 좀 들여다볼까요. 기본소득 간단하게 말씀을 주시는데 기본소득과 앞에 녹색이 붙어 있는 녹색기본소득. 구체적으로는 어떤 의미의 차이가 있는 겁니까?

◆ 강상구> 일단 제가 설명 드리기 전에 이 책 출판하면서도 이게 기본소득이나 아니면 기후변화에 대해서 관심 있는 분들. 흔한 말로 마니아들 몇 분 정도는 제 책을 읽겠지만 이렇게 방송에서 불러주실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그래서 이 방송 만드신 분들 안목이 굉장히 훌륭하시다 이런 말씀을, 감사드린다는 말씀 드리고요. (웃음)

◇ 배종찬> (웃음) 그 이야기를 하셨는데 제가 이 책을 보기도 하고 이렇게 책을 가지고 있는데 제가 대놓고 광고는 못하지만 이 책 내용을 잠깐 살펴보고 또 책 바깥의 모양을 보더라도 상당히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그리고 또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것도 충분히 대중서의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는 것 같은데요.

◆ 강상구> 그건 제가 어려운 말 잘 못해서 하다 보니까 쉽게 책이 그렇게 된 거고요. 아까 여쭤보신 게 기본소득인데.

◇ 배종찬> 기본소득과 녹색기본소득의 차이.

◆ 강상구> 기본소득은 아까 제가 초반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렇게 많이 실험되고 있어서 꽤 많은 분들이 어느 정도는 알고 계시는 개념일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 월급에도 기본급이라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월급 하면 일단 기본급이 기본인 것이고.

◇ 배종찬> 모든 사람에게 기본적으로 다 준다는 얘기.

◆ 강상구> 그다음에 축구선수들한테도 중요한 게 기본기잖아요. 이런 것처럼 사람이 삶을 살면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건 뭐냐. 소득이죠, 소득. 그런데 요즘 보면 예전에도 안 그런 건 아니었지만 일자리 없는 사람들도 많고 복지제도를 확대하기 위해서 정부가 노력하고 있지만 사각지대도 많고. 이런 상황에서 그냥 사람들 전체에게 그 사람이 시민이기만 하면 누구에게나 일정한 액수의 소득을 줄 수도 있는 거 아니냐, 이런 발상이, 이런 발상이 기본소득인 것이고요.

◇ 배종찬> 여기에 녹색이 붙었습니다.

◆ 강상구> 제가 녹색을 붙였는데 기본소득이지만 원래 냉면도 평양냉면, 함흥냉면 이렇게 있듯이 기본소득이지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요건 그다음에 그렇게 지급을 한 이후에 나타나는 결과가 녹색의 결과였으면 좋겠고 녹색의 요건이었으면 좋겠다. 이런 취지로 일단 좀 담은 겁니다. 그리고 아까 진행자님께서 초반에 설명하셨던 것처럼 기본적으로는 걷거나 자전거 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포인트를 줘서 일정 포인트 이상을 얻으면 기본소득을 주는 것 이게 기본설계입니다. 일단은 그렇습니다.

◇ 배종찬> 이 녹색의 의미가 환경 그다음에 우리가 이런 자원들에 대한 그런 보존 이런 의미가 담겨 있겠네요.

◆ 강상구> 그렇게 되면 이제 그 결과로 당장 쉽게 생각하실 수 있는 게 걸으면 자동차 이용을 줄일 거 아니에요. 그러면 자동차 이용을 줄이는 데서 오는 사람의 변화, 도시의 변화, 지구의 변화 이런 것들이 있을 수 있다는 거죠.

◇ 배종찬> 말씀하신 대로 자동차 이용률이 높다 보니까 이것이 결국에는 기후에 영향을 주고 기후위기가 온다. 강 작가께서는 우리나라 기후위기가 어느 정도라고 보고 계십니까?

<걷기만 하면 돼> 표지 (사진=루아크 제공)

◆ 강상구> 사실은 저는 오늘 여기 오면서 이 얘기를 제일 많이 하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기후변화 얘기인데요. 한국 기후 위기 이렇게 물어보셨지만 일단은 기후위기는 지금 전 세계적인 현상이잖아요. 그런데 최근에 한 6개월 정도 사이에 상황이 급진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점과 관련해서는 유럽 쪽에서는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한국에서는 상황 급진전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거든요.

◇ 배종찬> 아니, 6개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 강상구> 그 말씀 제가 좀 드리고 싶은 건데. 일단 2015년에 프랑스 파리에서 파리협정이라는 걸 전 세계 196개 나라가 모여서 맺어요. 기후변화와 관련한 협정이죠. 그런데 그 핵심적인 내용은 산업혁명 이후에 지구 평균기온이 2도까지 올라가는 것은 어떻게 어쩔 수 없는데 어쩔 수 없을 것 같은데 하여튼 2도 올라가는 것까지는 어떻게 막아보자. 그 인간이 석유 때고 온실가스 배출하고 이런 것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2도까지는 막아보자. 다만 1.5도 상승까지는 최대한 2도가 아니라 0.5도 낮춰서 1.5도까지 올라가는 걸 막으면 정말 좋겠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노력해 보자, 최선을 다해 보자. 그렇게 협정을 맺었어요.

그런데 산업혁명 이후에 지금 이미 1도 정도가 올랐습니다. 그러니까 0.5도 혹은 1도가 남은 건데요. 그런데 뭐가 그러면 지난 6개월 사이 심각한 문제로 상황이 급진전됐느냐. 작년 10월에 인천 송도에서 IPCC라고 ‘기후변화에관한국가간협의체’라는 게 있습니다. UN산하기구인데요. 여기서 1.5도 보고서라고 하는 것을 채택을 해요. 1.5도 보고서는 뭐냐 하면 1.5도 올라가는 것, 2도 아니고요. 이 1.5도 올라가는 것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막아봐야 된다. 2도도 아니다. 1.5도 이게 목표여야 된다 이런 내용이고요.

◇ 배종찬> 2도까지 여유를 줄 게 아니고 1.5도까지로.

◆ 강상구> 왜냐하면 1.5도를 지나면 심각한 문제가 벌어지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1.5도까지 막아보자.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뭐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관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인데. 그러면 1.5도 넘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면, 이건 제 주장이 아니고 전 세계의 IPCC에 소속돼 있는 과학자들의 주장이에요. 1.5도 넘어가면 무슨 일이 생기냐면 이른바 티핑포인트라는 게 발생합니다. 티핑포인트는 뭐냐 하면 그러니까 우리 바위에 물 똑똑똑 떨어뜨리는데 안 깨지고 잘 있을 거 아니에요, 바위에 물 몇 방울 때문에 바위가 깨질 리는 없고. 그런데 이걸 아주 오랫동안 하면 어느 순간 깨지는 그 순간이 있잖아요.

◇ 배종찬>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 이런 이야기가.

◆ 강상구> 그 순간이 티핑포인트입니다. 되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 이게 티핑포인트인데. 기후변화에서 티핑포인트는 뭐냐 하면 그린란드에 있는 얼음이 녹고 남극의 얼음이 녹고 시베리아 언 땅 이게 녹아서 메탄이 대량으로 방출되고 이런 것들이에요. 그리고 그린란드, 남극 얼음이 녹는 건 그 얼음 속에도 이산화탄소가 막대하게 녹아서 이렇게 묻혀 있거든요.

◇ 배종찬> 뭉쳐져 있는.

◆ 강상구> 그 안에 있는데 이게 다 나온다는 얘기예요. 그러면 어떻게 되냐 하면 인간이 온실가스 배출을 하나도 안 하더라도 지구가 자체적으로 배출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지구가 폭주하기 시작하는 거죠.

◇ 배종찬> 걷잡을 수 없는 상태네요.

◆ 강상구> 그런데 그렇게 되면 그다음부터는 인간이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온실가스 배출은 막을 수 없다. 그런데 그게 뭐가 문제냐. 그렇게 되면 지금 1도 올랐다고 말씀드렸잖아요. 1도부터 2도까지는 에스컬레이터처럼 올라갑니다, 기온이. 그런데 2도부터 한 6도 정도까지는 엘리베이터처럼 올라갑니다. 그래서 2도가 된다는 건 6도가 된다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이해하시면 되겠고요. 그런데 그 상황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이제 알게 됐어요, 사람들이. 그리고 이 사실을 대한민국에 있는 여론 주도층들도 거의 몰라요. 생태환경 운동하시는 분들만 요즘 그래서 막 난리가 났어요. 왜냐, 1.5도 되려면 제가 너무 길게 말씀드려서 죄송합니다.

◇ 배종찬> 아닙니다.

◆ 강상구> 그 1.5도 되려면 계산이 이미 다 나와 있는데요. 지구에 지금 대기로 배출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이 420기가톤. 그러니까 4200억 톤 이렇게 정해져 있어요. 그런데 1년에 42기가톤씩 우리가 배출하니까 10년 남았습니다.

◇ 배종찬> 그러니까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지금 위험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네요.

◆ 강상구> 그래서 1.5도를 통과하는 데 지금 10년밖에 안 남아서 지금 최근에 UN사무총장이 계속 발표하고 있어요. 전 세계 정부가 긴급히 대응해 달라 이렇게.

◇ 배종찬> 그래서 강 작가께서는 녹색기본소득이라는 것을 꺼내드셨는데. 이걸 좀 더 우리 구체적으로 알아봐야 될 것 같습니다. 녹색기본소득이 그러면 한국에서 가동됐을 때 어떻게 우리가 녹색기본소득을 탈 수 있는지 그 방법이 사실은 궁금하거든요. 그래서 구체적으로 얼마나 어떻게 걸어야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지. 우리는 포인트에 또 약합니다. 그래서 포인트를 쌓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면.

◆ 강상구> 사실 이거 제가 책에 제안을 드리기는 했어요. 예를 들면 걷기는 7.2포인트, 버스 타기는 30분의 1포인트 이런 식으로.

◇ 배종찬> 이 포인트는 누가 결정하는 겁니까?

◆ 강상구> 이 포인트는 제가 결정한 겁니다. 만약에 실제로 국가에서 정책으로써 되면 예를 들면 녹색기본소득 심의위원회 같은 걸 만들어야죠. 그러니까 우리 건강보험료 결정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하고 최저임금 결정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하듯이 여러 이해 관계자들이 같이 모여서 이 정책에 동의를 한다면 그 포인트 결정을 어느 수준에서 할지를 논의하는 위원회를 만들면 된다고 저는 봐요. 다만 중요한 건 걷기, 자전거 타기 순으로 가중치를 둬야 자동차 이용을 줄일 것이다. 기왕이면 저는 버스나 지하철도 안 타는 게 좋다, 이렇게 좀 생각하는 편이고요.

◇ 배종찬> 조금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면 제가 지금 여의도에 사는데 우리 목동 CBS 시사자키 스튜디오까지 어떻게 와야 포인트를 얻는 것이고 이게 걷고 자전거를 타는 걸 어떻게 정확하게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책정할 수가 있는 겁니까?

◆ 강상구> 일단 객관적인 그 측정과 관련해서는 요즘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굉장히 많아요. 측정할 수 있는 것. 걷기, 자전거 타기 다 측정되고요. 물론 이게 국가 정책으로 도입되면 국가에서 공적으로 승인한 어떤 애플리케이션이나 이런 게 있어야 되겠죠. 다만 이런 기술은 이미 다 나와 있습니다. 나와 있고요. 여의도 사시면 한강변으로 해서 안양천으로 해서 여기 CBS 바로 옆쪽까지 자전거 타고 오셔서 CBS로 접근하시면 제가 보기에 15분~20분이면 오세요. 그런 식으로 쌓아가는 거죠, 포인트를.

◇ 배종찬> 땀은 비 오듯 하고 기진맥진하더라도 걸어와야 되겠네요.

◆ 강상구> 그래서 여름에는 저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기후변화를 막고 사람들의 소득도 향상시키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노력 이런 걸 지금 하지 않으면 사실 5년, 10년 지나면 제 생각에 제가 제안하는 이 정책은 도입하기 어려울 거다. 왜냐하면 기후변화가 심각해져서 날씨가 더 더워질 거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 해야 된다 이렇게 봅니다.

◇ 배종찬> 이런 포인트를 만든 동기부여가 상당히 매력적인데. 그럼 이 포인트가 현금으로도 환산 가능한 겁니까?


◆ 강상구> 현금으로 주자는 거예요. 녹색기본소득으로 붙인 것은 그러니까 기존에 그런 애플리케이션 중에 걸으면 포인트 주는 것들이 있는데요. 한 달 동안 하루에 1시간, 2시간씩 열심히 걸으면 카페 가서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어요. 그런데 이게 들인 노력에 비해서 성과가 적잖아요. 그러니까 인센티브의 수준이 너무 적기 때문에 사람의 행동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건데 기본소득 수준으로 주면 저는 괜찮을 것이다 이렇게 보는 겁니다.

◇ 배종찬> 그런데 이런 기본소득마냥 포인트를 주려면 어디선가 재원이 확보돼 있어야 되는데 정부에서 예산 확보해서 주는 게 아니라면 어디서 이거 재원을.

◆ 강상구> 아니요, 저는 정부 정책으로 도입해야 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기본소득도 똑같아요. 기본소득도 재원마련 어디서 해야 될 것이냐에 대한 답을 해야 되는 건데 저는 뭐 기본소득 주장하시는 분들이나 저나 똑같이 답해야 되는 의무가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그랬을 때 기존의 정부예산 중에서 녹색기본소득 같은 경우에는 도로 놓는 돈 있잖아요, SOC에 들어가는 돈, 국민건강증진사업에 들어가는 돈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녹색기본소득 하면 국민건강 증진될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예산이 중복되는 것들이 있어요. 이 돈 갖다 쓸 수 있고요. 그다음에 정의당이나 이런 데서는 사회복지시설 신설하자 해서 2년 전에 세법 개정안 내고 그랬었어요. 그러니까 기본소득을 위한 사회복지비를 확충하기 위한 노력 그걸 위한 증세분을 기본소득에 쓸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거고 게다가 녹색기본소득은 의료비,국민의료비 1년에 한 97조 들어갑니다. 교통혼잡비용 33조입니다. 이런 거 아낄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재원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그냥 기본소득보다 훨씬 의미 있는 방안들이 더 있을 거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배종찬> 그런데 관련해서 제가 또 궁금한 건 기본소득의 본질은 조건 없이 일단 줘야 되는데, 국민이면. 그런데 이건 체력도 다 개인마다 다를 것 같고 또 의지도 오늘 이렇게 더운데 걷다가 병날 수도 있는 거고. 이런 차이는 어떻게. 그럼 이게 조건이 없는 게 아니라서.

◆ 강상구> 맞습니다.

◇ 배종찬> 어떻게 해결해야 될지.

생방송 출연한 강상구 작가 (사진=시사자키 제작진 제공)

◆ 강상구> 보통 기본소득에서 조건이라고 하면 소득 조건 얘기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 조건이 없다는 거고 소득이 얼마든 그냥 준다 이런 것이고. 그다음에 연령 조건이 있습니다. 경기도에서 하는 기본소득은 일단 24살 청년에게만 1년에 100만 원 주거든요. 이런 거 있는데 제가 얘기하는 건 일종의 구분하자면 행위조건 같은 건데요. 사실 말씀하셨던 대로 걷는 거 싫어하시는 분 계시지만 인센티브의 수준이 올라가면 저는 굉장히 많은 분들이 걷기 시작할 거다 이렇게 보고요. 그다음에 걷는다는 건 원래 사람이 원래 직립보행하면서부터 인간이었잖아요. 걷는다는 건 인간이기 위한 기본조건 같은 거여서 말은 조건이지만 사실은 다른 소득 조건이나 이런 것처럼 같은 선상에서 놓고 비교할 문제는 아니다 이렇게 보고 포인트 수준을 결정할 때는 그런 것들까지 다 감안해서 하루에 3시간씩 걷게 하면 안 되죠. 그런 것까지 감안해서 판단하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보면.

◇ 배종찬> 건강이라고 하는 부수적인 이익은 얻을 수가 있는데 그렇다면 건강 외에 녹색기본소득이 좀 확보해 줄 수 있는 다른 효과는 기후변화 외에는 없나요?

◆ 강상구> 도시가 바뀌죠. 그러니까 걷는 시민이 대규모로 출현한다고 하는 새로운 사회적 현상을 상상해 보시면.

◇ 배종찬> 온통 걷고 있겠네요, 사람들이.

◆ 강상구> 그러면 길이 남아돌 거예요. 그러면 그 길을 자전거도로, 보행우선도로 이런 걸로 지금하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으로 도시를 변화시키는 노력을 할 수 있다고 저는 보는 겁니다. 시간이 많으면 자세히 말씀드리고 싶은데.

◇ 배종찬> 책에 이런 말이 있더라고요. ‘걷기와 자전거 타기는 역사적 투쟁으로 기록될 것이다. 평범한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혁명가가 되는 순간이다’ 이런 얘기를 하셨는데. 이게 그런데 혁명, 게으른 인간의 본성을 바꾸고 정말 혁명이 될까요?

◆ 강상구> 저는 이걸 만약 도입만 한다면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자신하는 편입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걷는 인간의 대규모 출현이라고 하는 것이 20세기는 자동차와 화석연료의 세기였어요. 그런데 그렇게 해서 우리가 살아온 모습이 지금 이 상태입니다. 기후변화가 심각하고 더 이상 이런 문명으로는 세상살이를 유지할 수 없는 이런 상황에서 보통의 시민들이 세상을 바꾸는 적극적 행동을 취하게 하는 것, 그것을 위해서 나서게 하는 방법이 무엇이냐. 그냥 캠페인 하고 지구와 도시가 위기에 처했으니까 제발 좀 함께 나서주세요, 이렇게 호소하는 걸로 될 것이냐. 그런 게 아니라 삶을 개선시켜주면서 개선하면서 소득을 증진시키면서 동시에 도시와 지구를 바꾸는 방안, 이런 방안이 있다면 사람들은 걷기 시작할 거라고 저는 봅니다. 그리고 그게 혁명이지 다른 게 있을까요.

◇ 배종찬> 그런 계기와 제도를 마련해 주셨는데 실제로 책에서도 약간 그런 관련된 내용은 있는데 외국에서 성공적인 이런 사례가 혹시 있나요?

◆ 강상구> 녹색기본소득 사례는 없어요. 이건 제가 말하자면 창시자입니다, 창시자. 제가 전 세계를 향해서 제안을 드리는 거고요. 시사자키에서 처음 관심 가져주셨으니까 저는 어느 지방자치단체에서라도 이런 종류의 실험을 좀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은 있습니다. 이렇게 점점 기후변화도 심각하고 소득양극화도 심각한데 이런 정책들을 도입하려고 하는 각종의 노력들 그리고 저 같은 이런 아이디어. 제가 제안한 이런 아이디어들을 도입하려는 각종 시도들은 해 봐야 되는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배종찬> 알겠습니다. 저도 당장 좀 걷기부터 시작을 해야 되겠네요. 살을 빼는 데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고요.

◆ 강상구> 굉장히 도움되죠. (웃음)

◇ 배종찬>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강상구> 고맙습니다.

◇ 배종찬> 걷기만 하면 돼 책을 펴내신 강상구 작가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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