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동'은 여성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였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씨가 1992년부터 올해 1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투쟁했던 27년간의 여정을 담았다.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가 '자백'(2016), '7년-그들이 없는 언론'(2017)에 이어 세 번째로 내놓은 다큐멘터리로, 송원근 감독이 연출했다. 2011년부터 김복동 씨를 촬영해 온 미디어몽구의 영상도 다수 쓰였다.
'김복동'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일본군 '피해자'로서의 모습만이 아니라 김복동 씨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조명하는 작품이다.
송 감독은 지난달 24일 열린 언론 시사회에서 "단순히 피해자로서만 산 게 아니라 인권 활동가로, 자기 자체를 거의 버리다시피 하면서 싸우며 살다 돌아가셨다. 오히려 (김 씨가) 암 말기셔서 (다큐 작업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렇게 처절하게 싸워오신 할머니는 무엇을 봤을 것인가 해서"라고 설명했다.
송 감독은 '김복동'에서 김복동 씨의 일상적인 모습과 객관적인 화면을 고루 어우러지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정의기억연대와 미디어몽구가 기록했던 일상적인 모습과 달리, 저희는 좀 객관화하는 작업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인터뷰하는 것, 할머니가 떠난 방 모습, 재일 조선학교 모습 등을 객관적인 시선을 통해 미디어몽구-정의연이 촬영한 날것 그대로의 느낌을 저희가 중화시키려고 했다"라고 부연했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한일간의 정치적 문제로 가져가면 거래라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라며 "오히려 그렇게 몰고 가려고 했던 것이 일본 정부였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를 일제 식민지 역사를 올바르게 청산하는 문제, 여성 인권 문제, 평화 문제로 제기하고, 거기에 가장 앞장서서 운동한 분이 김복동 할머니다. '김복동' 영화를 전 세계 분들이 많이 보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윤 대표는 또한 "이 영화를 일본 시민들도 봐줬으면 좋겠다. 피해자 증언이 거짓말이라고 폄훼하고 명예훼손 하는 우익들의 목소리도 '김복동'을 통해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세계 무력 분쟁 지역의 생존자들이 이 영화를 꼭 봤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김복동'은 유명인사의 추천이 끊이지 않는 작품이기도 하다. 크라우드 펀딩 당시 배우 정우성, 박호산, 곽민석, 공정환, 변영주 감독, 임현주 MBC 아나운서 등이 자진해서 홍보에 나선 게 대표적이다.
한지민은 '김복동' 포스터를 든 사진과 함께 "여성인권운동가.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한 김복동 할머니의 27년간의 기나긴 여정.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영화 #김복동 오늘 개봉합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한지민은 개봉 전 뉴스타파와 인터뷰에서도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조금은 담담하고 담백하게 전하고 싶었고, 때로는 할머니께 마음이 잘 전달됐으면 하는 진심을 갖고 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한지민은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해야 되는 이야기인 것 같다. 한 번 보고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가 아니라 정말 할머니가 그동안 걸어오신 길과 길 위에서 외치셨던 그 모든 말들을 우리가, 그리고 또 우리 다음 세대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한지민은 지난 2017년 서울시에서 주관한 '기억의 터' 1주년 행사에 참석했다. 당시 길원옥-김복동 씨와 송원근 감독도 한자리에 있었다. 송 감독은 이를 계기로 김복동 씨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고, 한지민이 내레이터 제안을 수락해 성사됐다.
영화를 본 명사들의 평도 쏟아지고 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위안부'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임순례 감독은 "현 사태의 본질이 어떤 것인지를 오히려 더 냉철하게 이성적으로 볼 기회를 주는 영화 같다. 영화적으로 완성도 있고, 우리의 올바른 역사를 위해서 젊은 세대가 영화를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배우 권해효는 "가슴 깊이 남는 영화로서,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때 그 밑바탕에 큰 힘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영화가 되면 좋겠다"라고, 장광은 "이제 모두가 힘을 실어줬으면 좋겠다"라고, 정준은 "미안한 마음보다 같이 동참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복동'은 개봉 당일인 오늘(8일) 저녁 7시 30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필름소사이어티 토크를 연다. 송원근 감독,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 미디어몽구가 참석하고 변영주 감독이 사회를 본다.
내일(9일) 저녁 7시 30분에는 서울 중구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라이브러리톡이 진행된다. 송원근 감독과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