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뉴스] 곽상도는 왜 문 대통령을 '토착왜구'라고 주장할까?

권영철의 Why뉴스. 이번에는 권영철 대기자가 들어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 권영철>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권영철 대기자. Why뉴스 제목을 제가 딱 보고 이게 뭐야 했습니다. 오늘 Why뉴스 주제가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왜 문재인 대통령을 토착왜구라고 주장했을까?>

◆ 권영철> 그렇습니다.

◇ 김현정> 제목이 굉장히 세네요. 무슨 얘기예요?

◆ 권영철> 곽상도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친일로 분류하면서 토착왜구라고 주장을 하고 있는데 왜 그런 주장을 하는지, 그 주장이 맞는지, 근거는 있는지. 이걸 좀 알아보고자 하는 겁니다.

◇ 김현정> 이게 그제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논란이 됐던 그 내용인 거죠?

◆ 권영철> 그렇습니다. 국회 운영위에서는 토착왜구이라는 발언을 하지 않았지만 7월 29일 국회 정론관 기자 회견에서 그런 주장을 했는데요. 당시 곽상도 의원의 기자 회견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6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왼쪽) (사진=연합뉴스 제공)
곽상도> "김지태라는 사람을 친일파에서 빼줬고 상속세가 취소되도록 하는 소송에 변호인으로 직접 참여해 친일파 재산을 지켜주었습니다. 이 정도면 친일로 분류하고 토착왜구라 불러도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이 정도면 토착왜구. 그러니까 주장을 좀 정리해 보자면 곽상도 의원의 주장은 김지태 씨가 친일 인사라는 거고 그런 친일 인사 김지태 씨를 변호했으니까 문 대통령도 친일이다. 그러니까 토착왜구라고 불러도 되지 않겠느냐. 이런 논리.

◆ 권영철> 그런 주장인 거죠. 그런 논거를 대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하나하나 들여다보죠. 곽 의원이 말한 김지태라는 인물이 친일 인사. 이 주장은 맞습니까?

◆ 권영철> 곽상도 의원이 검사 출신의 법률가고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사람 아닙니까? 그러니까 법률적으로 김지태 씨가 친일이라는 근거가 있어야겠죠. 그렇지만 어디에도 그런 근거는 없습니다. 과거 김지태 씨가 5년간 동양척식주식회사. 이게 식민지 토지와 자원을 수탈하는 목적으로 세워진 건 맞고요.

◇ 김현정> 수탈 기관이죠. 일본의 수탈 기관.

◆ 권영철> 그 기관의 악명은 우리가 이미 익히 알고 있는 바입니다마는 동양척식주식회사에서 직원으로 5년간 근무했다는 것. 그리고 퇴사하면서 2만 평의 전답을 불하받았다는 것. 이를 바탕으로 일제 치하에서 부를 축적했으니까 친일을 했다는 겁니다.

곽 위원에게 김지태 씨가 친일을 했다는 근거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식민지 수탈 기관에 근무하고 2만 평 땅을 불하 받는 엄청난 특혜를 누렸고, 일본인도 1만 평 이상 받기 쉽지 않았는데 일제 치하에서 사업을 해서 부를 축적했으니까 그게 친일이 아니겠냐" 이런 답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것으로 친일이라고 할 수 있느냐, 없느냐. 전문가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 권영철> 그러니까 동양척식회사에서 근무를 했고 폐결핵으로 퇴사를 하면서 10년 분할 상환 조건으로 2만 평이라는 땅을 불하받다다는 건 엄청난 특혜임은 맞습니다.

◇ 김현정> 특혜는 맞다.

◆ 김정훈> 그렇지만 김지태 씨가 토지나 자원을 빼았는 데 어떻게 앞장섰다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한 평직원으로 근무한 것만으로 친일이라고 규정하는 건 지나치다.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역사학자인 한홍구 교수는 "해방 이후에 친일파를 규정하면서 식민지 기관의 평직원으로 근무한 사람을 친일로 규정한 적은 없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 김현정> 친일 인명 사전에도 당연히 없는 거죠?

◆ 권영철> 아예 검토조차 되지 않았다고 얘기합니다.

◇ 김현정> 평직원까지 다 그렇게 해버리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친일파가 되니까.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 (사진=연합뉴스 제공)
◆ 권영철> 곽상도 의원은 다만 "김지태 씨는 받아 나온 게 많다. 엄청나게 받아서 나온 걸 단순히 평직원이라고 해서 그렇게 평가할 수는 없지 않느냐. 재벌이 미치는 영향이 일반 직원과 같이 볼 수 있겠느냐." 이런 얘기를 하긴 했습니다.

◇ 김현정> 평직원인데 어떻게 그렇게 많이 받아 나와요, 2만 평이나?

◆ 권영철> 그러니까 의문을 가질 만한 거죠. 그러니까 사실...

◇ 김현정> 의아하기는 하네요, 그 부분은. 그럼 다른 근거도 있습니까?

◆ 권영철> 곽상도 의원은 "4.19 때 학생과 시민들이 김지태 집으로 몰려가서 '악질 친일 재벌'을 처단하라며 시위를 하기도 했다고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이 말의 근거는 나무위키(나무위키 좀 신뢰성에 대한 문제는 별론으로 하고요.)에 나오는데 여기에도 출처는 표기돼 있지 않습니다. 다만 군수기지 사령관이었던 박정희가 헌병 1개 중대를 보내서 김지태의 집을 보호해 줬다고 각주에 설명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곽 의원의 주장이 확인되는 보도나 그런 근거는 없고요. 한홍구 교수는 "4.19 당시 시위대가 김지태 씨 집으로 몰려가서 시위를 했다는 건 전혀 근거 없는 말이다. 당시에 동아대 학생들이 설립자인 정재환 총장을 비판한 부산일보로 몰려가서 시위를 한 적이 있지만 이게 김지태 씨의 친일 주장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거다."이렇게 말했습니다.

한 교수는 특히 "4.19나 5.16 때는 친일 문제가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5.16 군사 쿠데타 이후에 김지태 씨가 부정 축재자로 몰려서 재산을 헌납당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렇군요. 그러니까 곽 의원의 주장은 김지태 씨가 친일을 했고 그 친일한 사람을 변호했으니 문 대통령도 친일파다, 토착왜구다. 이거라 그랬잖아요. 그러면 지금 그중에 가장 앞의 전제. 친일파냐, 친일파 맞냐? 이 부분에서 정확하지 않다는 얘기네요, 아니라는 얘기네요.

◆ 권영철> 우선 친일 명단에 들어가 있거나 법적으로 했다는 건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예요. 없지만 다만 동양척식주식회사에서 근무했고.

◇ 김현정> 그것까지는 팩트다, 땅 받았고.

◆ 권영철> 2만 평을 불하받는다는 건 뭔가 특혜를 받을 만한 그런 공을 세웠던 거 아니냐.

◇ 김현정> 김지태 씨를 친일파에서 빼줬다. 이런 주장도 곽 의원이 하지 않았어요? 했죠?

◆ 권영철> 했습니다. 그것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곽 의원의 주장대로 명단에서 빠졌다면 친일 부역자 명단에 포함이 됐어야 하는데 포함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곽 의원은 2003년 노무현 정부 시절에 발의된 법안에 <일제강점하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에관한특별법>. 여기에 보면 은행, 회사 등의 간부 또는 직원으로 우리 민족의 재산을 수탈한 행위. 경제 침탈을 위한 일본 제국주의가 만든 각종 경제 기관과 단체에 재직한 중 침탈 행위에 적극 협력한 자로 규정을 하였는데 이에 근거하면 김지태 씨는 당연히 친일 명단에 포함돼야 된다.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당시에 문재인 대통령이 민정수석이었고 친일 인사 관련 업무도 했기 때문에 책임이 있다. 이런 주장을 하는 겁니다. 그렇지만 곽 의원이 근거로 제시하는 법률안 원안은 2004년 2월 법사위에서 반려가 됐는데요.

◇ 김현정> 청와대가 반려한 게 아니라 법사위가 반려했어요?

◆ 권영철> 그러니까 곽 의원 주장이 조금 어긋나기 시작하는 거죠. 당시에 중요한 건 여소야대 국면이었다는 겁니다. 야당인 한나라당이 다수당이었어요. 그리고 법사위, 법안소위 7명 중에 4명이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출신이었습니다. 소위 위원장도 한나라당 김용균 의원이었고요. 김 의원이 당시 "너무 광범위해서 대한민국 국민 중 친일 행위로 걸리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법 체계에 문제가 있어서 반려키로 했다."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 김현정> 이런 식이면 다 걸린다.

◆ 권영철> 그러니까 그걸 좀 빼줬다고 얘기하는 거는 이준식 독립기념관장도 "김지태 씨를 친일 명단에서 뺐다는 건 전혀 근거가 없다. 친일 인명 사전 편찬 때 그런 이유로 뺀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김지태 씨는 동척 사원이니까 처음부터 논의 대상이 아니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 김현정> 동양척식주식회사의 사원이기 때문에 논의 대상 자체가 아니었다.

◆ 권영철> 네.

◇ 김현정> 그러면 알겠습니다. 그 부분은 해결됐고. 허위 서류를 만들어서. 그러니까 재판 과정에서 허위 서류를 만들어서 재판부를 속이면서까지 김지태 씨의 상속세 부과. 후손들의 상속세 부과를 취소하게끔 문재인 변호사가 도와줬다. 이거는 어때요, 사실 관계가?

(사진=페이스북 캡처)
◆ 권영철> 이게 곽상도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려놓은 7월 29일 기자 회견문을 보면 상속인들이 정부로부터 상속세를 부과받자. 117억입니다. 허위 서류를 작성해 재판부를 속이면서까지 상속세가 취소되도록 하는 소송의 변호인으로 직접 참여해 친일파 재산을 지켜주었다고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상속세 관련 소송에 참여한 적이 있다, 없다 논란이 좀 일고 있는 대목인데요. 먼저 곽상도 의원과 노영민 비서실장의 질의 응답 한번 들어보시죠.

- 곽상도> 아니, 국민들이 소송 사기에 가담했는지 대통령께 묻잖아요.
= 노영민> 그런 적 없습니다.
- 곽상도> 대통령께 그 말씀을 하세요.
= 노영민> 그런 적 없습니다.
- 곽상도> 그런 적 없다고요? 민사 판결 보세요. 판결문을 제가 지난번에 다 보여드렸습니다.
= 노영민> 글쎄 그런 적 없습니다.
- 곽상도> 그런데 모르잖아요.
= 노영민> 자신 있으시면 정론관 가서 말씀하세요.
- 곽상도> 언제든지 얘기할 수 있어요.


◆ 권영철> 다만 운영위원회 질의 응답 뒷부분에 제가 속기록을 확인해 보니까 노영민 비서실장이 "공동 소송 대리는 했습니다마는" 이렇게 답변을 합니다. 그러니까 곽상도 의원이 그러니까 가서 물어보시라고요 하니까 노영민 비서실장이 "깊게 관여하지는 않았습니다"라고 얘기를 해요.

◇ 김현정> 그러면 참여한 거예요, 안 한 거예요? 문재인 변호사가 그 사건에.

◆ 권영철> 당시 판결문에 보면 변호인 명단에는 안 나오는데 원래 관여 변호인 전체 명단을 다 기재하지 않을 때가 많거든요. 그러니까 중요한 변호사만 적용하고 나머지 변호사는 적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곽상도 의원은 들어오기 직전에 통화를 했는데 변호인이라고 모두 다 판결문에 기재되는 건 아니다.

◇ 김현정> 판결문에 기재되지 않은 채 활동을 한 거다?

◆ 권영철> 않았다고 해서 변호인이 아니다라는 건 아니라는 거죠. 노영민 비서실장이 공동 소송 대리인은 했습니다만 깊게 관여하지는 않았다고 답변을 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앞으로 좀 더 확인을 해 봐야겠습니다.

한홍구 교수는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판결문을 보니까 노무현 변호사 이름만 나오고 문재인 변호사 이름은 없었다.", "유족 얘기로는 상속세 소송은 노무현 변호사만 했고 문재인 변호사는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 이렇게까지 전하기는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곽상도 의원이 제시한 근거는 사실이 아니라는 게 되는 거예요? 어떻게 되는 거예요?

◆ 권영철> 지금까지 쭉 주장해 왔던 것을 팩트 체크를 했는데요. 이 상속세 부분은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나머지 부분들은 조금의 근거가 있으면 물고 들어가는 정도. 그러니까 김지태 씨가 친일을 했냐 안 했냐도 동양척식주식회사에 근무했고 5년간 있으면서 큰 땅을 불하받았으면 의심할 수 있는 근거는 되지 않습니까? 그것만 가지고 했다는 것.

그래서 제가 곽상도 의원에게 그러면 그걸 가지고 변호사가 변론했다고 '토착왜구'로까지 하는 건 너무 과한 것 아니냐고 했더니 "그건 민주당이 한국당을 토착왜구라고 공격하니까 우리도 공격하는 거다."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그 판결문의 변호사에는 일단 이름이 없고 거 밖에서 활동했느냐, 안 했느냐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만 가지고 토착왜구라고까지 대통령을 얘기하는 건 지나친 건 아니냐라고 묻자 민주당에서 먼저 한국당을 너무 지나치게 공격하고 있다. 이런 답이 온 거예요.

◆ 권영철> 그래서 자기도 공격한 거다 그러고 친일, 반일 편가르기 할 상황이냐. 이게 곽상도 의원의 주장이고요. 김지태 씨가 국회의원을 하고 사업도 하면서 기여도 많이 하고 5.16 쿠데타 동참 안 하니까 뺏어간 거 아니냐 그랬더니 "제가 거기까지는 잘 모른다." 이렇게 답변을 하더라고요. 그리고 박정희 때 부정축재자 환수할 때 친일했다고 한 적은 없거든요. "그건 팩트 확인되면 다시 말씀을 드리겠다." 이렇게 약간 한 발 물러섰습니다. 친일이 과하다고 한 건 인정하냐고 했더니 "우리 당에 대한 공격도 과한 것 아니냐."

◇ 김현정> 한국당한테 토착왜구라고 한 것도 먼저 하지 않았느냐, 민주당이. 그것도 과한 것 아니냐.

◆ 권영철> 그렇죠. 그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곽상도 의원은 지금 이런 거 가지고 지금 우리가 논쟁 벌일 때가 아니지 않느냐. 이런 얘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부일장학회 설립자인 고 김지태 유족이 김 씨를 친일 인사라고 주장한 곽상도 의원하고 이걸 또 언급한 나경원 원내 대표, 민경욱 대변인을 사자 명예 훼손 혐의로 고소를 하기로 한 상태잖아요.

◆ 권영철> 고소하기로 했지 아직 고소하지는 않았는데 추혜선 의원도 통화를 해 보니까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단 한 번도 김 씨가 친일 명단에 속한 적이 없다"는 것. 한홍구 교수도 명단에 없었는데 어떻게 빼주냐.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일단은 제가 볼 때 친일이냐 반일이냐. 이렇게 편가르기를 하는 거나 서로 토착왜구라고 서로 돌팔매하는 건 국민들이 봤을 때 사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좀 팩트에, 사실에 근거해서 좀 얘기했으면 좋겠다. 곽상도 의원이 어쩌다가 문재인 대통령 저격수로 활동하고 있는 데 대해서 본인도 나도 그게 썩 달갑기만 하겠느냐. 나도 8건 고소되어 있다. 그런 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제공)
◇ 김현정> 현직 대통령에 대해서 토착왜구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진위는 뭔지를 오늘 권영철 대기자가 와이 뉴스에서 하나하나 짚어주셨어요. 국민들 입장에서는 지금 정치권이 하나로 똘똘 뭉쳐서 지혜를 짜내도 모자를 판에 이런 논쟁들이 있다는 게 씁쓸합니다.

◆ 권영철> 서로가 좀 생각을 바로 해야 될 것 같고요. 여야가 정말 생산적인... 오늘 입추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그러게 말입니다.

◆ 권영철> 좀 생산적인 대화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정쟁이 아닌 지혜를 모아야 할 때. 권영철 대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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