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8월 7일 (수요일)
■ 진 행 : 배종찬 (인사이트 케이 연구소 소장)
■ 출 연 : 김서경 (평화의 소녀상 작가)
◇ 배종찬> 일본의 국제예술제에 전시돼 있던 평화의 소녀상 전시 3일 만인 지난 주말에 강제로 전시 중단 조치가 취해졌죠. 이런 조치에 반발해 전시회에 함께 참여한 작가 총 72명이 바로 어제 반대성명을 발표했다고 하는데요. 지금 상황은 어떤지 소녀상은 다시 일본 시민들을 만날 수 있을지 평화의 소녀상 작가 김서경 씨 연결해서 들어보겠습니다. 김 작가님 나와계시죠?
◆ 김서경>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배종찬> 안녕하세요. 일단 아이치트리엔날레에 전시돼 있던 평화의 소녀상 지금은 어떤 상황입니까?
◆ 김서경> 평화의 소녀상과 ‘표현의 부자유전’이 그 공간 자체가 폐쇄돼 있습니다. 다 가려버려서요.
◇ 배종찬> 애초에 이 전시회는 어떻게 참여하시게 된 겁니까?
◆ 김서경> 2012년에 일본에서 도쿄도미술관에서 작은 소녀상을 ‘잘라전’이라는 그룹전에 참여하게 됐어요, 소녀상을 가지고. 그래서 전시를 했는데 전시 나흘 만에 작가에게 통보도 없이 그냥 철거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잘라전’ 주최 측에서. 그런 다음에 그 사실을 알고 유카 오카모토라는 분이 저희를 2015년에 표현의 부자유전에 초대해 주셨어요. 그래서 표현의 부자유전 그 작품전을 보고 어떤 분이 이번에 쓰다 총감독에게 우리 표현의 부자유전을 소개하게 돼서 이번에 트리엔날레에 출품하게 됐습니다.
◇ 배종찬> 그런 인연이 있으셨군요. 전시의 작품전이 표현의 부자유전인데 진짜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부자유가 돼버린 것 같아요. 이 전시가 중단된 명분, 알고 계신 분은 알고 계시는데 한 번 더 말씀해 주시죠.
◆ 김서경> 중단된 명분은 글쎄요, 정확하게 저희한테 그러니까 명분 자체가 공지된 바가 한 번도 없었고요. 저희를 만나서 해명을 해 준 바가 한 번도 없어서 기자회견을 통해서 저희가 들을 수밖에 없었거든요.
◇ 배종찬> 공식적인 통보도 없었던 거네요.
◆ 김서경> 네. 그래서 저희에게는 메일도 없었고 문자 한 통도 없었고 그런 상황입니다.
◇ 배종찬> 그런데 제가 듣기로는 테러 위협, 안전 문제 때문에 폐쇄를 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실제 그런 테러 위협이나 안전 문제가 있었습니까?
◆ 김서경> 저희는 본 적이 없고요, 들은 적이 없고요. 단지 극우들이 몇 분이 와서 관람을 하는 것을 본 적은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저희 표현의 부자유전에 많은 분들이 지켜주시는 분들이 일본 시민분들이 계시거든요, 그분들이 극우들이 오면 가서 조근조근 이야기를 하시면서 별무리 없이 그냥 관람을 하고 가게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위협은 저희가 느낀 적이 없습니다.
◇ 배종찬> 그런 위협이 있으면 또 좀 더 보안을 강화하고 조치를 취하면 될 텐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전시를 중단한 건 참 이해가 안 되는데. 혹시 김 작가님, 주최 측에서 정부로부터 중앙정부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런 걸 느낄 수 있으셨나요?
◆ 김서경> 그건 8월 1일날 저희가 오픈을 했는데요. 8월 2일날 나고야 시장이 그런 말을 기자회견을 통해서 했죠. 일본인의 마음을 짓밟고 있는 소녀상이 불편해서 여기에 못 세우게 하겠다. 그러니까 전시를 못 하게 압력을 넣겠다라는 기자회견을 했어요. 그래서 저희가 너무 놀랐죠. 이렇게 권력을 행사하는구나, 시장이. 그러면서 그다음에 쓰다 총감독이 또 저녁 때 기자회견을 했는데 거기서 검열은 없었다. 하지만 아까 말씀하신 직원들이 너무 힘들어한다. 그런 항의전화를 통해서 너무 힘들어서 그것 때문에 저희가 그 쓰다 총감독이 어떻게 할지 모든 방법을 강구를 해 보겠다라고까지만 저희가 듣고 왔고요.
저희가 한국에 오던 토요일날 그런 부분들이 기자회견을 통해서 결정이 났더라고요. 그래서 그날 소녀상이 혹시 철거될까 해서 많은 분들이 줄을 서서 보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보통 국가에서는 이런 테러 위협이 있을 때는 군을 세우거나 테러의 문제를 제거를 하잖아요. 그런데 그런 노력은 하나도 없이 전시를 차단을 해버린 거죠.
◇ 배종찬> 나고야 시장의 발표 내용을 보면 일본인의 마음을 짓밟았다, 이런 명분을 내세웠는데 실제 전시가 중단되기 전에 관객으로 와서 소녀상을 지켜본 일본 시민들의 반응은 구체적으로 어땠나요?
◆ 김서경> 일단 소녀상 뒤에 소녀상에 대한 설명이 세세하게 박혀 있어요. 그걸 아주 꼼꼼하게 읽어주시더라고요, 대부분의 일본분들이. 그런 다음에 저희가 소녀상의 완성은 그 자리에 소녀상 옆에 빈 의자에 앉아서 손을 잡아주시는 겁니다라고 말씀을 드렸어요. 그랬더니 손을 잡아주시면서 지긋이 소녀상을 한참 바라보시는 시민들이 참 많았어요.
◇ 배종찬> 일본 시민들이.
◆ 김서경> 어린 소녀도 있었고요. 일본분들이시죠. 나이 드신 할머님도 있으셨는데 그 어린 소녀를 보는 정말로 너무 성숙한, 그러니까 뭐라고 할까. 너무나 지긋하게 소녀를 쳐다보는 거예요, 그 소녀가. 그래서 소녀의 엄마가 이 어깨에 있는 새는 뭘까라고 물어봐주더라고요. 그랬더니 그 일본 소녀가 (그 새는) 소녀상이 외로울까봐 앉아준 것 같다고 그런 예쁜 소녀도 있었고요.
그리고 나이 드신 할머님은 막 우세요. 그래서 왜 우실까 하고 안타까워서 여쭤봤더니 그냥 전쟁에서 피해 받았던 그 고통들이 다 느껴지더래요. 그리고 본인이 여성으로서 전쟁이 있으면 안 될 것 같은데 그런 전쟁이 자꾸 이 나라에서 불안하다. 그런 얘기를 해 주시면서 울먹거리시고. 또 미처 소녀상에 대해서 몰랐고 그 소녀상의 이런 모습을 보고 오해를 했다. 정말 미안하다, 앞으로 알아갈 것이다, 그렇게 얘기해 주시는 시민분도 있었어요.
◇ 배종찬> 일본 시민들의 반응을 들어보면 전혀 일본 시민들의 마음을 짓밟은 것이 아닌데. 이번 상황에 대해서 작가 72명은 전시 재개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고 또 예술제에 참여한 다른 작가 분들은 항의의 표시로 자기의 작품 전시를 철회하는 일도 있는데 이런 일 이후에 아이치현이나 전시 주최 측에서 태도 변화가 있나요.
◆ 김서경> 글쎄요, 아직 그 변화를 전해 들은 것은 없었습니다. (성명서 내신 분들이) 저희의 연락처가 없어서 저희에게 연락을 어제 해 주셨어요. 그래서 저희도 동참을 해서 오늘은 74명이 됐습니다.
◇ 배종찬> 74명이 됐군요. 아무런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도의 변화는 없네요. 지금 전 세계에서는 예술가들이 내가 소녀상이다라는 퍼포먼스를 이어가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김서경> 감동이죠. 할머님들의 수요집회 역사는 그리고 이 소녀, 상징물로 소녀상을 만들었는데 그 소녀상은 다른 조형물과 다르게 현재진행형이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 같아요. 아직까지도 끝나지 않은 그런 여성 인권에 대한 문제 그리고 할머님들이 그 자리에 앉아서 평화를 얘기하시는 것들이 전 세계에 퍼져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할머님들의 거의 30년 되는 수요집회 행동이 헛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 배종찬> 지금 분위기로는 당장 전시회 주최 측이나 아이치현이 전시 재개를 결정하지는 않아 보이는데요. 법적인 대응도 준비한다고 하시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들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 김서경> 아직은 정리된 게 없어서 딱 뭐라고 말씀드리기 뭐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냥 준비라는 것만 알아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배종찬> 한 가지 제가 빠드린 질문이 있어서 하나 좀 꼭 드리고 싶은데 일본 정부,소녀상을 이렇게 두려워하는 이유가 뭔가요. 뭐라고 보십니까?
◆ 김서경> 글쎄요, 저희가 보기에는 반일의 상징으로 일본 언론에서 소녀상이 실물이 보이면서 그 오해가 풀리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닌가. 역사를 알게 되면서 일본 국민이 생각할 일본 정부에 대해서 두려운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지금 진실은 존재하잖아요.
◇ 배종찬> 그렇죠.
◆ 김서경> 그걸 부정하려고 하고 왜곡하려고 하고 수정하려고 하는데 이런 진실들이 지금 아까도 말씀하셨듯이 세계에 퍼지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됐는데 그 소녀상이 지금 알게 촉매 역할을 하는 소녀상이 일본에 오면서 그런 두려움이 증폭되는 것 같습니다. 결국은 진실을 보기 두렵고 그 진실을 국민들이 알면 안 되는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 배종찬> 표현의 자유가 승리한다는 진실만큼은 일본 정부가 반드시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서경> 고맙습니다.
◇ 배종찬> 평화의 소녀상을 만드신 김서경 작가 말씀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