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속 스며든 일본 제국주의 잔재 빼낸다"

인천시교육청, 일제 잔재 청산작업 추진

옛날 초등학교 교실 풍경. (사진=자료사진)
인천시교육청이 학교 현장과 교육행정에 남아 있는 일본 제국주의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작업을 올해 2학기부터 추진한다.


인천시교육청은 올해 2학기부터 친일 교가와 일본식 행정 용어 등 일본 제국주의 잔재 청산 작업에 들어간다고 7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우선 각 학교의 교가에 수록된 가사에 친일 관련 표현이 없는지 점검하고 친일 인사가 작곡하거나 작사한 사례를 모을 계획이다. 특히 광복 이전에 개교한 학교에 남아 있는 친일 잔재를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방침이다.

1919년 인천 최초의 독립만세운동이 벌어진 인천창영초등학교의 경우 친일 음악인 임동혁(1912~미상)이 교가를 작곡했다. 임동혁은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다.

황국신민화 차원에서 일제가 이식한 근대 교육제도 중 해방 이후에도 그대로 이어져 우리말로 바꾸지 못한 일본식 행정용어나 교육용어도 청산 대상이다.

수업 전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차렷', '경례' 등의 구호도 일제의 잔재다. 남자 고등학교에서 군대식 거수경례를 하는 경우 역시 마찬가지라는 게 시 교육청의 설명이다.

시교육청은 각급 학교와 시민들에게도 우리 주변에 남아있지만 의식하지 못했던 일제 잔재에 대한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또 올해 안에 역사학자와 역사·국어과 교사 등 10명 내외로 구성된 자문단을 발족한다. 내년에는 일제 잔재를 찾아내고 이를 학교 안에서 자연스럽게 바꿀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 전문기관의 용역도 의뢰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이러한 일제 잔재 청산작업을 강압적 방식이 아닌 학교 자치를 통해 풀어갈 방침이다.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 스스로 일제 잔재를 찾아내 민주적 의사 결정을 통해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강압적인 청산은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학생과 교사들이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등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과 인물을 5분 안팎의 영상을 제작해 이를 다국어 콘텐츠로 만드는 '세계 속 한국사 바로 알리기 사업'도 추진한다.

초·중·고 교사가 수업 시간이나 동아리, 창의적 체험 활동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제작한 콘텐츠를 공모 등을 거쳐 시교육청이 수집하고 번역·자막 작업을 지원해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공유하겠다는 구상이다.

일제 잔재 청산작업은 올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시교육청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적 지식과 판단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적인 측면에서 이 작업을 풀어가겠다는 게 시교육청의 방침이다.

김종해 인천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장학사는 "우리가 무심코 넘긴 일제 잔재에 대해 부끄러움을 알아야 반성하고 변화할 수 있다"며 "한·일 관계가 악화되는 요즘 우리도 모르게 남아있는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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