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덕기 앵커
■ 코너 : 김수영 기자의 <왓츠뉴(What's New)>
◆ 김수영 > 오늘은 '디지털디톡스(digital detox)'를 준비했는데요. 여름휴가를 앞두고 계신 청취자분들 있으실텐데 휴가기간 동안, 아니 휴일 중 하루만이라도 시도해보셨으면 해서 이 주제를 준비했습니다.
◇ 김덕기 > 몸에 쌓인 독소나 노폐물을 빼내는 것처럼 스마트기기 사용을 멈추고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게 디지털디톡스인거죠? 지난 주말을 앞두고 김 기자가 '디지털디톡스에 도전하겠다'고 했었잖아요. 몸에서 디지털 독소는 다 빠졌나요?
◆ 김수영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실패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도전할 예정이고, 한 번 시도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저는 휴대전화로 수시로 통화와 메시지를 주고, 상시적으로 이슈를 확인해야 하다보니 스마트폰을 항상 쥐고 생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이런 생활이 이어지다 보니 스마트폰이 시야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이든지 꽤 오래됐고, 쉬는 날에도 스마트폰에 계속 신경을 쓰면서 정작 함께 시간을 보내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상대적으로 덜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 김수영 > 그렇죠. 어떤 분들은 휴대전화를 '비행기모드'로 바꿔놓으시기도 하던데요. 저는 정말 급한 전화를 받지 못할 경우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전원은 켜놓고, 지난주 일요일 하루 동안 휴대전화를 눈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 두고 생활해봤어요.
집에 있을 때는 괜찮았는데 집 밖으로 나가니 모바일 쿠폰을 사용해 할인도 받아야 하고, 포인트도 적립해야 하고, 마트에서 장을 보며 인터넷 최저가와 비교도 해보고 싶은 마음에 결국 스마트폰을 켰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6~7시간씩 사용하던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13분으로 줄었고요. 확실히 가족들과 대화도 더 많이 하고, 독서 등 다른 일을 할 때 더 집중할 수 있더라고요.
◆ 김수영 > 디지털중독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반작용으로 생기는 현상같아요.
올해 초 영국 캠프리지 사전이 2018년의 단어로 'No mobile phone phobia'의 줄임말인 '노모포비아(nomophobia)'를 지정했거든요. 이런 개념이 처음 나온건 아닌데 사전에 등재해야 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경험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겠죠. 지난 5월 국내 한 리서치기업의 조사에서도 응답자 10명 중 6명이 스마프폰에 대한 의존도와 불안감을 호소했고요.
◇ 김덕기 > 디지털디톡스가 필요하다는 점은 모두가 공감할 것 같은데요. 그런데 김 기자처럼 업무상 휴대전화를 수시로 사용해야 하는 분들이 많고, 디지털디톡스를 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 김수영 > 말씀하신대로 억지로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를 사용하지 않게 되면 업무에 지장이 생기는 등 부작용이 생길수도 있어요.
그래서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하는 디지털디톡스 5계명을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침대로 스마트폰을 가져가지 않기 ▲이메일 계정 로그아웃하기 ▲SNS와 모바일 메신저 알림기능 끄기 ▲디지털 기기 대신 종이책 보기 ▲온라인 접속시간 측정하기 등 5가지예요.
지난 주말에 스마트폰을 눈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 뒀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여기에 텔레비전까지 끄니까 처음에는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가족과 대화도 더 많이 하게 되고 책도 읽게 되고, 산책도 가게 되더라고요.
◆ 김수영 > 저도 이 부분이 상당히 궁금했는데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인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뇌에 자극을 주면 그 자극에 따라서 뇌의 기능이나 구조가 바뀌는 것이 뇌가소성(plasticity)인데요. 이런 뇌가소성 때문에 장시간 스마트폰을 하면 계속적으로 뇌에 자극을 주게 되면 뇌가 손상돼요. 그런데 (디지털디톡스 등으로) 중간에 조금이라도 스마트폰 사용을 안 하면 훨씬 낫죠. 이 시간동안 뇌가 회복되니까요"
권 교수는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디지털디톡스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아이들은 장시간 디지털기기를 사용했을 때 뇌가 손상되는 정도가 성인보다 크고 빠르기 때문인데요. 반면 디지털디톡스 등을 통해 뇌가 회복되는 속도도 성인보다 빠르고요.
성인은 아이들보다 뇌가 손상되는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리지만, 회복되는 속도도 더디기 때문에 꾸준히 뇌를 쉬게 하고 회복하는 시간을 가지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도 이번 주말에 디지털디톡스 해보세요.
◇ 김덕기 >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