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에 측정해도 음주처벌 가능"

통상 음주 후 30~90분 혈중알코올농도 최고치
대법원 "상승기 음주측정치라도 여러 사정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무죄' 선고한 원심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 2심 재판부로 환송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에 측정한 음주측정치도 정황상 합리적이라면 음주운전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54)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2심 재판부에 돌려보냈다.

변호사인 A씨는 2017년 3월 부천시 원미구 한 막걸리 집에서 술을 마신 뒤 자신의 아우디 차량을 몰고 50미터가량을 운전해 단속에 적발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측정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59%로 당시 도로교통법상 면허정지 수준(0.05% 이상)이었다. 음주 측정은 A씨가 마지막 술을 마신 지 20분 안에 이뤄졌다.

이에 1심 재판부는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음주 후 30~90분 사이에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치에 이르고, 그 후 시간당 약 0.008%~0.03%씩 감소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운전을 종료한 때가 상승기에 속해 있다면 실제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보다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더 낮을 가능성이 있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감정관까지 증인으로 출석해, A씨가 당시 상승기에 있었다면 약 5분 사이에도 혈중알코올농도가 0.009% 넘게 상승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취지로 증언하기도 했다.

이에 검찰은 측정수치인 0.059%를 최종 운전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로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하고, 음주측정기 자체가 그 오차를 운전자에게 가장 유리하게 교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항소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 역시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과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며 운전자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사진=박종민 기자)
결과는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대법원 재판부는 "운전 시점과 혈중알코올농도의 측정 시점 사이에 시간 간격이 있고 그 때가 혈중알코올농도의 상승기로 보이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언제나 실제 운전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기준치를 초과한다는 점에 대한 증명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에 대한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방법과 절차는 경찰의 통상적인 음주운전 단속에 따른 것이고, 운전 종료 시점부터 불과 약 5분 내지 10분이 경과돼 운전 종료 직후 별다른 지체 없이 음주측정이 이루어졌으므로, 위와 같은 음주측정 결과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라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국과수 감정관의 증언에 대해서도 "제1심 법정진술은 혈중알코올농도 감정 업무경험 등에 기초한 추측성 진술에 불과하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A씨는 2007년과 2016년에도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각각 15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벌금 150만원을 선고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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