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에 맞서 아시아에 중거리미사일 배치하겠다"

푸틴 "진지한 대화 시작할 필요가 있어"
호주 "미국 미사일 배치하지 않겠다"

(사진=연합뉴스)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를 선언한 미국이 아시아에 재래식 미사일을 배치하는데 맞서 러시아 정부 고위관계자가 러시아도 아시아에 미사일을 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미국과 러시아는 INF 조약을 놓고 서로 상대가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의무이행을 중단해 지난 2일 조약의 효력이 상실됐다.

6일 NHK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 군비통제 담당 세르게이 랴브코프 차관은 5일(현지시간) 조약 실효와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새로운 미사일을 아시아에 배치하기 시작하면 우리도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대응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지난 2일 조약 탈퇴 직후 지상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랴브코프 차관의 발언은 미국의 이런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일본이 배치를 추진하는 신형 미사일 요격시스템 '이지스 어쇼어'도 공격용 무기로 순항미사일이 탑재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게 합리적이라며 "그럴 경우 우리도 (그점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NHK는 이에 대해 러시아도 대항조치를 검토할 가능성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미국의 INF 탈퇴 선언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모든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비판하며 "미국이 중거리 핵미사일 생산을 시작했다는 정보가 있으며 우리도 본격적으로 미사일 개발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의 미사일이 배치될 때까지 우리는 아무데도 배치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혼란을 피하기 위해, 위험한 결과에 대해 진지하고 의미있는 대화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에 대화를 촉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을 견제하면서도 경제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막대한 재원을 필요로 하는 군비경쟁을 피하고 싶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NHK는 분석했다.

한편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아시아 배치 계획과 관련해 호주는 미국의 미사일을 배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5일 "우리에게 그런(미사일 배치) 요청이 없었으며 고려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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