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차장 89%가 '8자리 차량 번호' 인식 못 해

다음 달부터 새 차는 모두 8자리인데…"출입·요금 정산에 문제 생길 수도"

다음 달부터 번호 8개짜리 차량이 도로 위를 달릴 예정이지만, 관련 주차 설비들은 아직 이에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국토교통부는 전국의 차량번호 인식 시스템 업데이트 완료율이 지난달 19일 기준 11.8%에 그쳤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다음 달 1일부터 현행 7자리 번호에서 2억 1000만여 개의 번호가 추가되는 8자리 개편이 이뤄져 새로 나오는 차들은 모두 이 같은 번호표를 부여받을 방침이다.

지난해 전국의 등록 자동차 수가 2300만 대를 넘어서면서 다음 달부터 현행 7자리 등록번호 체계가 완전히 포화 상태에 이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차량번호 인식 시스템이 업데이트돼 있는 서울 송파구의 한 상가 주차장. 기기가 8차리 차량번호를 정상적으로 인식한다. (사진=김명지 기자)
하지만 이에 따른 '주차 시스템'이 업데이트되지 않은 곳이 많아 운전자 등이 곤란한 상황을 겪을 수 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현행 차량번호 인식 카메라가 기존의 7자리가 아닌, 새로운 8자리 번호판을 인식할 수 없어 차량의 출입이 안 되거나 요금 정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기준 공공기관 주차장의 업데이트 완료율은 전국 16.9%였다. 그나마 민간부문은 5.4%에 그쳤다.

국토부는 "공공부문은 이번 달까지 업데이트를 완료할 예정이지만, 민간부문은 그동안 국토부와 지자체의 독려에도 협조에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날 차량번호 인식 시스템이 업데이트된 상태인 서울 송파구의 한 상가 현장에서는 8자리 번호 차량이 무리 없이 주차장 차단기 안팎을 드나들 수 있었다.

반면, 불과 400여 미터 떨어진 송파구의 또 다른 대규모 주상복합 단지 내 주차장에서는 관제 시스템이 8자리 번호 차량을 전혀 인식하지 못해 운전자가 주차관리실에 연락해 사정을 설명하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9월부터 8자리 번호판을 부착하게 될 신규 등록 차량이 매달 14~15만 대에 이를 예정"이라며 "이번 달까지는 차량번호 인식 카메라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야 출입 시간 지체 등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데이트 소요 비용은 인식기 대당 30~100만 원에 이른다. 사내에 연구소가 있어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하는 업체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할 것이라고 국토부는 밝혔다.
차량번호 인식 시스템이 아직 업그레이드되지 않은 서울 송파구의 또 다른 주택 주차장. 기기가 8자리 차량번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 하는 탓에 차단기가 움직이지 않는다. (사진=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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