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서 만난 회사원 한상구(64)씨는 강남구청의 '일장기 하기(下旗)'를 지켜보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강남구청은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조치에 대한 항의표시로 테헤란로·영동대로·압구정동 로데오거리 일대에 게시된 일장기를 모두 철거했다.
구청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는 세계적인 자유무역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경제 침탈 선언"이라며 "이에 항의하는 뜻으로 일장기 14기를 일본 정부가 경제 제재 조치를 해제할 때까지 내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를 지켜본 주민들은 '속이 후련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남구 주민 천정영(62)씨는 "일본이 과거 행위를 사과도 안 하는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우리나라보다 우위에 있다고 이렇게 제재를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구청이 잘했다"고 말했다.
앞서 강남구 테헤란로·영동대로 일대는 국제금융·무역·전시‧컨벤션이 활발한 서울의 중심지역으로 지난해 7월 민선7기 출범 이후 국제교류복합지구로의 '글로벌 도시, 강남'의 이미지 조성을 위해 태극기와 함께 만국기를 달아왔다. 일장기는 총 14기가 걸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