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대 홍콩 투입? 최악의 최악의 시나리오"

범죄인 송환, 中 입맛대로 탄압할까 우려
"하나의 중국" 흔들, 홍콩이 도화선 될까?
美 개입 원해, 시위장엔 캡틴 아메리카도
우리는 애매한 입장 취하며 지켜봐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우수근 (중국 산동대 객좌교수)

홍콩=AP 연합뉴스
홍콩 얘기 좀 하겠습니다. 홍콩은 지금 범죄인 인도 법안, 일명 송환법 반대 시위로 격렬한 상황입니다. 지난 6월 9일에 100만 명가량이 운집해 있었고요. 그래서 홍콩의 장관이 ‘송환법 사실상 폐기다.’ 이렇게 선언을 했죠. 그래서 사태는 마무리 되는가 했는데 웬일인지 시위는 계속되었고 심지어 더 격렬해지는 모양새입니다.

결국 중국 정부가 사흘 전에 공식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지금의 홍콩 시위는 한 나라 두 체제 원칙의 마지노선을 건드렸다.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그러더니 중국이 접경 지역에 군대를 배치했다는 의심 보도가 나오고 있고요. 어제는 시위 군중 44명을 무더기 기소를 했습니다. 거기엔 16살 소녀도 있습니다. 지금 중국과 홍콩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그 판을 한번 읽고 가죠. 중국 산동대학교 우수근 객좌 교수 오늘 스튜디오에 나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우수근 교수님.

◆ 우수근> 네, 안녕하십니까. 우수근입니다.

◇ 김현정> 홍콩으로 숨어든 범죄인을 중국 본토에서 자유롭게 잡아가도록 하는 것, 이게 송환법이죠?

◆ 우수근>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까지 홍콩인들이 격렬하게 반대하는 이유가 뭐예요?

◆ 우수근> 일단 바라보면 범죄인을 잡아가서 처벌해 주겠다. 좋은 것이죠. 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그것을 명목으로 중국 정부가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잡아갈 수 있다. 정치적인 탄압으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죠.

◇ 김현정> 그래서 시위를 벌였잖아요. 여러분, 홍콩 인구가 730만 명 정도 됩니다. 그런데 지난 6월 9일에는 100만 명이 모였어요. 전체 인구의 7분의 1이 시위에 나온 겁니다. 우리 인구로 따지면 우리가 5000만이니까 광화문에 700만 명이 모인 걸 상상하시면 돼요. 광화문에 700만 명이 모여서 시위를 했다고 상상하시면 돼요. 그 정도가 벌어지니까 결국 홍콩의 장관이, 행정수반이 송환법은 사실상 폐기다. 선언을 했습니다. 교수님, 그러면 끝난 거 아니에요?

◆ 우수근> 어떻게 믿습니까? 왜냐하면 그 이면에는 캐리 람 장관을 비롯한 홍콩 지도부들에 대해 불신하고 더 중요한 것은 그 배후에 있는 중국 중앙정부에 대한 불신, 신뢰 상실이 의미가 있는 것이죠. 여태까지 실제로 캐리 람 장관 같은 경우에는 이와 같은 술수를 많이 썼습니다. 알았다, 그만두겠다라고 하면서 시간이 좀 지난 다음에 은근슬쩍 꼼수를 써서 다시 한 경우가 적지 않았거든요. 그럼 반드시 중국이 그렇게 배후에서 조종했을 것이기 때문에 반중 정서가 그만큼 심각하게 쌓였다라는 것이죠.

◇ 김현정> 캐리 람 장관 못 믿겠다?

◆ 우수근> 못 믿죠.

◇ 김현정> 중국 못 믿겠다. 이게 홍콩 시민들. 그러면 지금 홍콩 시민들이 시위하면서 원하는 요구사항은 뭡니까?

◆ 우수근> 예를 들면 완전히 철폐해라, 그다음에 석방을 해라라는 것들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독립적인 조사 기구. 그러니까 캐리 람 홍콩 장관이라든가 홍콩 지도부라든가 중국 정부와 관련 없이 무슨 일이 생기면 독립적으로 철저하게 객관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그런 기구 같은 것도 설치해 달라라는 식으로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죠.

◇ 김현정> 보니까 요구사항이 5개 정도 되던데 이번 시위 진압 과정에서 강경 진압이 일어난 것에 대한 진상 조사라든지 송환법의 완전한 철폐라든지 이런 건 기본이고 거기다가 이 기회에 홍콩에 독립 수사 기구를 만들어라. 이 요구까지?

◆ 우수근> 그렇죠. 그게 가장 큰 것이죠.

◇ 김현정> 아니, 그러면 그 5개 중에 송환법 완전 철폐 요구. 이건 중국이 들어주면 되는 거 아니에요? 사실상 철폐나 완전 철폐나 크게 안 다를 것 같은데 왜 완전 철폐는 안 해줘요?

◆ 우수근> 들어줄 수가 없죠.

◇ 김현정> 왜요?

◆ 우수근> 우리가 그걸 간과하고 있는데 그것이 흔히 말하는 중국의 핵심 이익 많이 얘기하지 않습니까? 그 핵심 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그럽니다.

◇ 김현정> 핵심 이익이요?

◆ 우수근> 중국 중앙 정부가 말하는 핵심 이익이라는 걸 간단하게 말하면요. 하나의 거대한 중국으로서 안정되게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그것에 방해되는 모든 요소는 좌시하지 않겠다라는 것인데 아시다시피 중국은 56개 민족으로 이루어 있습니다. 그다음에 중국 정부에 대해서 불만을 갖는 세력들이 점점 많이 일어나고 있거든요. 이와 같은 상태에서 분리, 독립 혹은 분열의 움직임이 심각해지고 있는데 홍콩의 시위대.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요. 홍콩 시위대가 일어났다고 해가지고 완전 철폐라고 굴복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자극이 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절대 중국의 핵심 이익 때문에 물러설 수가 없는 것이에요.

◇ 김현정> 소수 민족 몇 개로 이루어졌다고요?

◆ 우수근> 중국은 56개 민족인데 한족을 빼고 55개의 소수 민족이 있고요. 그중에 5개 거대한 소수 민족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신장위구르 아니면 조선족도 거기에 포함이 되는데 티벳족이라든가 무슨 일이 있으면, 쟤네들은 들어주고 우리는 왜 안 들어줘. 우리도 하면 쟤네들처럼 우리 요구를 들어주겠구나라는 자극이 되고 도화선이 될 수 있다라는 것. 그것을 가장 우려하는 것이죠.

◇ 김현정> 홍콩 한 번 봐주면 다른 민족들이, 소수 민족들이 다 자극받을 거다?

◆ 우수근> 마지노선이죠, 홍콩이.

◇ 김현정> 그거군요. 그러니까 홍콩 시위대를 눈 감을 수 없는 이유. 다른 소수 민족, 여러 소수 민족이 다 걸려 있기 때문에.

◆ 우수근> 그리고 불만 세력들. 발전하면서 발전에서 좀 소외될 수 있는 그런 세력들이 불만 세력으로 많이 성장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너무 두려운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걸 봐줄 수 없는 중국. 그런데도 홍콩 시민들은 계속해서 더 격렬하게 시위를 벌이고 있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 지난 21일이니까 지난 주네요. 지난 주 밤에요. 백색 테러가 발생했어요. 백색 테러라는 게 뭐냐 하면 여러분, 프랑스 혁명 직후에 만들어진 말인데 왕당파가 보복을 하는 데서 유래했습니다. 그 왕당파의 표장이 백합이었거든요. 그래서 거기에서 따와서 백색 테러. 백색 테러가 발생했죠, 홍콩에서.

시위 참가자에 대한 폭동죄 적용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눈 홍콩경찰
◆ 우수근> 맞습니다. 지난 21일 한 지하철역 부근에서 하얀 옷을 입고 각목과 무장한 사람들이 시위대를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했거든요. 그것이 백색 테러인 것입니다.

◇ 김현정> 그렇죠. 이게 탄압 테러일 것이다라고 지금 보고 있는 거예요, 사람들은. 그러면서 시위가 더 격렬해졌는데 지난 주말에는 제가 특이한 장면을 본 게 뭐냐 하면 시위하는 사람 중에 그 어벤져스. 미국 어벤져스라는 영화에 보면 캡틴아메리카라는 캐릭터. 그 캐릭터 복장을 하고 나와서 시위하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 우수근> 그러니까 시위가 점점 중국에게는 껄끄러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정말 심각한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죠. 예를 들면 말씀하신 것처럼 어벤저스의 캡틴아메리카의 복장을 입거나 아니면 방패를 들거나 아니면 일부 시위대는 성조기를 들고 나왔거든요.

◇ 김현정> 성조기도 보이더라고요, 정말.

◆ 우수근> 그것은 뭘 얘기하느냐. 자유 민주주의 수호자라고 불려왔지 않습니까? 지금은 그렇지만도 않습니다만 어쨌든 그러니까 미국 너희들이 와서 우리를 도와달라는 것인데 미국은 중국이 가장 껄끄럽게 생각하는 사람이지 않습니까?

◇ 김현정> 중국이 제일 싫어하는 게 미국이죠. 미국이 제일 싫어하는 게 중국이기도 하지만, 요즘 같아서는.

◆ 우수근> 더군다나 이것은 보편적인 인권 사항이거든요. 그러니까 거기에 미국이 그런 식으로 해가지고 다른 국제사회를 개입시킨다면 중국으로서는 아이고, 정말 최악의 상황이 되는 것이죠. 딜레마입니다.

◇ 김현정> 시위대가 그냥 재미로 캡틴아메리카 옷을 입은 게 아니군요? 노림수가 있는 거군요.

◆ 우수근> 그렇죠.

◇ 김현정> 이런 상황에서 그러면 중국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시위를. 지난 월요일에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중국에서, 중국 본토에서. 한 나라 두 시스템. 즉 일국양제 원칙이라는 게 우리한테는 있는데 지금 홍콩시위대 당신들이 마지노선을 건드렸다. 좌시하지 않겠다. 놀라운 건 홍콩이 이렇게, 홍콩이 반환된 후에 이런 식의 홍콩 내정과 관련된 기자회견은 처음 열린 거라면서요?

◆ 우수근> 그만큼 중국 중앙 정부는 심각하게 중국식 표현으로 한다면 고도로 엄정한 사안으로 예의 주시하고 있다라는 그런 상황인데 홍콩과 마카오를 관활하는 판공실이라는 것은 담당부처거든요.

◇ 김현정> 판공실.

◆ 우수근> 네, 판공실. 홍콩 마카오 판공실은.

◇ 김현정> 연락사무소 같은 거예요?


◆ 우수근> 네. 홍콩 마카오 담당 부처라는 뜻입니다. 거기서 말씀하신 것처럼 홍콩이 반환된 뒤 처음으로 정식으로 기자회견을 해서 일국양제를 건드렸다고 하는데 조금만 간단히 얘기하면 일국양제는 말씀하신 것처럼 한 나라, 두 체제입니다. 즉 외교와 국방은 중앙 정부가 하고 고도의 자치권을 주겠다. 그런데 외교와 국방은 다른 말로 하면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이야기하는 거거든요. 송환법, 범죄자를 처리해 주겠다는데 이것은 중앙 정부의 몫인데 너희들이 약속을 어겼다라는 명목으로 중앙 정부를 어떤 식으로든지 개입을 해서 빨리 끝내고 싶은 것이거든요.

◇ 김현정> ‘좌시하지 않겠다.’ 이랬어요. 그러더니 지금 외신 보도입니다, 이건 외신 보도인데. 접경 지역까지, 홍콩 접경 지역까지 지금 군대가 가 있다는 얘기가 들리고. 인민해방군이라고 하거든요, 중국 군대를. 인민해방군이 가 있다는 얘기가 들려요. 정말로 본토 군인이 홍콩에 들어간다면 이건 어마어마한 일 아니에요?

◆ 우수근> 지금 중국 중앙 정부 입장에서는 홍콩 시위대는 아주 극렬한 표현으로 한다면 악성 종양, 암과도 같은 존재거든요. 빨리 제거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모든 수단을 다 쓰고 싶고. 그래서 인민해방군도 배치했다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저는 상황에 따라서 그렇게 엄포, 협박성 엄포를 충분히 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엄포까지만일까요. 아니면 실제로 정말 진입까지 할 수가...

◆ 우수근> 그건 정말 쉽지 않죠. 왜냐하면 중국 중앙 정부에서는 천안문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같은 인민에게 어떻게 인민을 지켜야 할 사람들이 총과 칼을 들고 덤비느냐, 진압하느냐라는. 중앙 정부 입장에서는 역사적인 발목을 잡히고 있는 것인데 이것을 기억하고 있는 입장에서 발포를 한다라는 것. 우발적으로 그렇게 되더라도 문제인 것이고. 그런데 만약에 상황이 더 악화돼서 발포라든가 진짜 강경 진압 형식처럼 가게 되면 중국은 그만큼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이 문제가 상황이 심각하다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죠.

◇ 김현정> 개인적으로 그러면 교수님 개인적으로는 군대가 들어가서 진압하는 것까지는 안 갈 거라고 보시는 거예요.

◆ 우수근> 그건 최악의 최악의 최악의 수단이고요. 말씀드린 것처럼 만약에 중앙 정부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다라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더 이 사안이 내부적으로는 심각하다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송환법 반대 시위 참가자에 대한 폭동죄 적용에 항의하는 홍콩 시민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그러면 군대가 들어가서 진압까지는 안 하더라도 지금 시위는 계속 격렬해지고 있고 중앙국 본토에서 볼 때는 눈엣가시 정도가 아닌 악성 종양이고. 그러면 이거 어떻게 해결될 거라고 보세요?

◆ 우수근> 그러니까 엄청난 딜레마입니다. 중국 중앙 정부 입장에서는요. 빨리 해결해야 돼요. 이것이 중국한테는 도움이 하나도 안 돼요. 예를 들면 도움은 커녕 이미지만 계속 깎고 있는데 미중 무역 전쟁 같은 경우에는 자유 무역을 옹호한다, 시장 경제를 옹호한다. 그다음에 국제 협력을 옹호한다라는 식으로 미국한테 소외받는 국가들의 협력을 받고 대내외적으로 이미지를 상승시킬 수 있거든요. 하지만 이것은 보편적 인권 문제이기 때문에 자기들한테는 하나도 도움이 안 돼요.

◇ 김현정> 안 되네요.

◆ 우수근> 빨리 끝내고 싶지만 이것은 말씀드린 것처럼 진압할 수도 없고 또 시위대 말을 들어줄 수도 없는 것이고 정말 딜레마입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국제적으로 도울 수 있는 건 없을까요? 우리가 좀 도울 수 있는 건, 이 상황에 대해서.

◆ 우수근> 섣불리 들어가기 쉽지 않습니다. 특히 우리는 중국 옆에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중국이 잘못되면 우리한테 또 엄청난 보복을 한다면. 그러니까 우리는 좀 지켜볼 필요는 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듣고 보니까 그러네요. 홍콩 시민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도 부른다고 하고 우리의 촛불 시위를 보고 평화 시위를 따라한다고 하고 이거 보면서 사실 감정 이입이 많이 되는데, 많이 지지하게 되는데 이게 섣불리 들어가면... 뭔가 우리가 의사 표현을 할 수 없는 건 중국과의 외교를 생각해야 되니까.

◆ 우수근> 이럴 때는 중국 정부가 잘하나 식으로 애매모호하게 하면 됩니다. 양측이 양보와 타협으로 대화로서 원만하게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라는 식으로 하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네, 홍콩에서 더 격렬해지고 있는 이 시위의 행간을 한번 쭉 그 판을 한번 읽어봤고요. 더 궁금하신 분들은, 우수근 교수님 유튜브 하신다면서요.

◆ 우수근> 네, 6주 전에 우수근의 한중일 TV. 우수근의 한중일TV라는 걸 만들어서 중국의 속내라든가 일본. 중국과 일본에서 20여 년 동안 산 경험을 녹여내고 있습니다. 거기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들어와보시면 됩니다.

◇ 김현정> 참고하시면 됩니다. 우수근 교수 고맙습니다.

◆ 우수근>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중국 산동대학교 우수근 객좌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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