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표현의 자유를 막나?" 쑨양 패싱 징계안 효과 있을까

국제수영연맹, 시상대에서 정치적·차별적 행동 금지 결정
신설 규정 위반시 메달 박탈 혹은 출전 자격 정지 중징계
"깨끗한 경쟁" 원하는 각국 수영 선수들의 반발 거셀 듯

영국의 던컨 스캇(오른쪽)이 23일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진행된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시상식에서 쑨양과의 기념 촬영을 거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던컨 스캇(영국)은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 시상식에서 도핑 의혹에 휩싸여 있는 쑨양(중국)과의 메달 세리머니를 거부했다. 쑨양은 화를 냈다. 23일 오후 8시50분쯤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국제수영연맹(FINA)은 이날 오후 9시46분쯤 각 나라의 수영연맹에 새로운 규정이 신설됐다고 알렸다. 향후 시상식에서 어떠한 정치적, 종교적, 차별적인 행동도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메달을 박탈하거나 출전 금지 징계를 내릴 수 있다는 규정이다.

남자 자유형 400m 시상식에서 맥 호튼(호주)이 쑨양과의 세리머니를 거부한 데 이어 스캇 역시 '쑨양 패싱'에 동참하자 FINA가 발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그만큼 FINA는 이번 사안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수영 경쟁이 펼쳐지고 있지만 대중의 시선은 쑨양과 그를 둘러싼 도핑 의혹 그리고 그를 무시하는 타국 선수들의 행동과 목소리 등 경기 외적인 부분에 쏠려있기 때문이다.

FINA로서는 수영이 약물 논란으로 인해 깨끗하지 않은 종목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되는 것을 경계하고 두려워할만 하다.

하지만 FINA가 신설한 규정은 이미 선수들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

애덤 피티(영국)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무의미하다. 새 규정으로 인해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다. 선수들은 잘못된 일과 부정 행위을 발견했을 때 이를 자유롭게 말할 자격이 있다. 우리가 목소리를 내지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세계수영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여 징계를 받은 가브리엘 산토스(브라질)가 어필 기회가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출전이 좌절됐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쑨양도 그렇게 됐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냈다.

2014년 도핑 적발로 3개월 징계를 받았던 쑨양은 지난해 도핑검사를 위해 자택을 방문한 국제도핑시험관리(IDTM) 직원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이때 FINA는 쑨양에게 경고 조치라는 무의미한 징계만을 내렸다. 그러자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FINA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고 오는 9월 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쑨양을 두둔하는 목소리도 있다. 쑨양의 전담 코치 데니스 코터럴은 호주 언론을 통해 "나는 그와 일하는 것이 좋다. 내가 속임수를 쓰는 사람과 일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나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다. 내게는 모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 언론은 소문과 추측만으로 선수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불만이다.

하지만 이미 도핑 전력이 있는 쑨양이 아직 의혹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상황이라면 FINA가 그의 출전을 막았어야 한다는 게 각국 다수의 수영 선수들이 가진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호튼이 메달 세리머니를 거부하고 선수촌 식당에 입장했을 때 200명 정도의 선수들이 그에게 박수갈채를 보냈다.

FINA는 '쑨양 패싱' 논란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침묵으로 일관해왔고 걸으로 비춰지는 모습에 대해서는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선수들이 원하는 것은 한가지다. 깨끗한 경쟁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