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기 5대로 동해상공 헤집은 중·러의 노림수는

동해에서의 영향력 확대와 한일 독도분쟁까지 무력화
미국 주장 '항행의 자유'에 맞선 중국판 '비행의 자유' 부각
중·러 합작 동북아 안보정세 위협 우려 커져

(사진=연합뉴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동시에 한국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고 영공까지 침범한 것은 동북아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의도적 도발이라는 분석이다.

또 한일간 독도 분쟁과 논란이 많은 국제법까지 활용한 노림수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군 당국에 따르면 24일 오전 6시 55분쯤부터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5대가 세시간 넘게 동해 상공을 위아래로 헤집고 다녔다.

특히 러시아 군용기의 경우 정오가 돼서야 카디즈 진입과 이탈을 반복하며 북상했다.


우리 공군이 F-16과 F-15K 등 전투기 18대, 일본도 여러대의 전투기를 출격시켜 대응했으나 중·러 군용기는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군과 핫라인도 있는 중국의 경우 수십차례의 경고통신을 아예 무시했고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는 두 차례나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총 7분간 독도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는 360여 발의 경고사격과 수십발의 플레어 투하도 무시한채 일정한 고도와 속도를 유지하며 유유히 비행했다.

독도 영공 침범, 러시아 대사대리 초치. (사진=연합뉴스)
러시아 국방부는 되레 "독도로부터 25km 밖에서 비행해 국제법상 문제가 없다. 한국 전투기가 우리 폭격기 2대를 위협했다"며 적반하장식 주장을 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미국이 주장하는 '항행의 자유'에 빗대 "각국은 국제법에 따라 비행의 자유를 갖고 있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이 아니다"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또 중국 군용기가 카디즈를 침범했다는 지적에 "중국과 한국은 좋은 이웃으로 침범이라는 용어는 조심히 써야 한다"고 딴청을 부렸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동시에 카디즈에 진입한 것, 러시아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하고 우리 전투기가 경고사격까지 한 것은 유례가 없던 일이다.

군 당국과 안보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동북아에서의 영향력 확대와 미국 견제를 위해 치밀하게 계획해 연합 비행훈련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일 안보 공조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일 두나라가 분쟁하고 있는 독도에 대한 국제법 논란도 이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일본은 이날 우리 전투기가 독도 영공에서 러시아 군용기에 경고사격을 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해 독도가 분쟁지역임을 강조했다.

한 외교안보전문가는 "러시아도 지하자원이 많은 독도 일대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한국과 일본 모두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지만 논란이 많은 국제법을 이용해 한일분쟁 자체를 무시하겠다는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남중국해 일대에서 자유의 항행 문제로 미국 또 국제사회와 갈등하고 있는 중국이 러시아와 합세해 동북아 안보정세를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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