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평영에 조금 더 집중했는데 단기간에 결과가 바로 안 나타난다고 생각해요"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 대회 경영 둘째날 경기가 진행된 22일 오후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장내 아나운서가 이날 마지막 일정인 여자 개인혼영 200m 경기가 곧 시작된다고 알리자 관중석에서 엄청난 함성이 터져나왔다.
곧이어 1번 레인의 김서영이 소개된 순간, 현장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를 포함한 국내 팬들의 응원 소리가 수영장을 뒤덮었다.
수영의 인기가 높지 않은 한국의 수영 선수들은 이처럼 수많은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레이스를 펼칠 기회가 많지 않다.
경영 종목에서 사실상 유일한 메달 기대주로 관심을 받은 김서영에게는 부담감도 적잖았다. 이겨내기 위해 애썼다. 김서영은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 자신에게 집중하려고 노력했고 그렇게 스스로 세뇌시킨 것 같다"며 웃었다.
김서영을 향한 팬들의 압도적인 응원은 큰 힘이 됐다. 김서영은 접영, 배영 순서로 진행된 첫 100m 구간까지 전체 3위를 질주했다.
김서영의 첫 100m 구간 기록은 1분00초39. 이때까지 1위를 달린 일본의 오모토 리카(1분00초30)는 물론이고 이 종목 세계 최강자이자 대회 4연패를 달성한 헝가리의 카틴카 호스주(1분00초38)과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김서영의 약점인 50m 평영 구간이 변수가 됐다. 평영을 마쳤을 때 김서영의 순위는 8위로 내려갔다. 이후 마지막 자유형 50m 구간에서 최선을 다해 질주했지만 순위를 많이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김서영은 2분10초12를 기록해 8명 중 7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일본의 오하시 유이가 실격 처리되면서 김서영의 최종 순위는 6위가 됐다.
2017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결승 때와 비슷한 흐름이었다. 김서영은 2년 전에도 6위를 차지했다. 100m 구간까지는 전체 2위였다. 그보다 앞선 선수는 금메달리스트 호스주 1명밖에 없었다.
김서영은 평영 구간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김서영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올해는 평영에 조금 더 집중했는데 단기간에 결과가 바로 안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이 정도였고 앞으로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좋은 경험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서영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땄다. 2분08초34로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당시 세계 랭킹 1위 기록을 갖고 있었던 오하시 유이를 제치고 우승했다. 광주 대회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됐다.
하지만 김서영은 광주에서 자신의 기록을 넘어서지 못했다.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김서영은 "작년보다 연습 페이스가 좋았고 오늘 몸 컨디션도 괜찮아서 자신감 있게 했다"며 "결과적으로 기록 부분에서 아쉬웠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김서영의 레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서영은 개인혼영 400m 종목에 출전한다.
김서영은 "이 경기가 마지막이 아니고 400m가 남아있다. 오늘의 아쉬움은 오늘로 끝내고 내가 앞으로 가는 과정에서 오늘 또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를 더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