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총파업 "노동, 문재인 정부서 '역주행'만 계속"

"불평 집단으로 매도하지만, 누가 저임금 노동자 위해 싸우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총파업 대회를 마친 뒤 국회방향 경찰 차단벽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노동 개악 저지, 노동기본권 쟁취, 최저임금 1만 원 폐기 규탄' 등을 내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총파업대회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등지에서 열렸다.

주최 측 추산 7000여 명, 경찰 추산 4000여 명이 모여든 이날 국회 앞 집회에서 참여자들은 '단결 투쟁' '가자 총파업'이 적힌 빨간 띠를 머리에 두르고 '탄력근로제 개악 저지' '노동 탄압 분쇄' 등 플래카드를 들었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래 논쟁적인 노동 정책은 역주행을 거듭했다"며 "총파업 대회의 제목을 보면 기가 찰 뿐"이라고 말했다.

"저임금 문제는 사실상의 최저임금 삭감으로, 장시간 노동 문제는 탄력근로제로,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ILO 핵심 협약 비준은 '노조 파괴법'으로, 비정규직 철폐는 대량 해고로 '박살'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정치권은 민주노총을 '대안 없이 불평이나 늘어놓는 집단'으로 몰지만, 나와 내 사업장의 문제가 아닐지라도 성실하게 투쟁해온 우리가 아니라면 누가 저임금 장시간 노동자들을 위해 싸울 수 있겠냐"며 "강단 있게 투쟁하자"고 강조했다.

공공운수노조 최준식 위원장은 "우리는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힘을 하나로 모아내는 거대한 투쟁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던 것 같다"며 "피할 수 없는 싸움, 한발 물러서면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상황에도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총파업 대회를 마친 뒤 국회방향 경찰 차단벽 앞까지 이동해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금속노조 김호규 위원장도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2.87%는 물가인상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1.5%가량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자유한국당은 민주노총에 후퇴와 타성, 자기고신의 허울을 운운했지만,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연봉 2000만 원을 '셀프 인상'한 게 누구냐"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들은 "해고는 살인이다, 정부는 책임져라" "직접고용 쟁취하고 투쟁 승리하자"며 구호를 합창하는 한편 경찰에 "당장 철수하라"고 외쳤다.

지하철 국회의사당역 근처에서 발언을 이어가던 이들은 국회 방향으로 50m가량 행진해 폴리스라인 바로 앞까지 와 경찰과 대치 상황을 벌이기도 했다.

"폴리스라인을 넘어오는 것은 불법"이라고 방송하는 경찰과 "라인 밖에서만 있을 테니 방송을 그만두라"며 반발하는 참여자들 간의 갈등도 있었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민주노총은 이날 5시쯤 집회를 마무리했다.

민주노총은 결의문에서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OECD 국가 가운데 3위이자 평균보다 두 달이나 긴데 주 52시간 법 이후에도 100명 이상이 과로사로 숨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회는 탄력근로제 도입과 최저임금 결정 구조 개악 논의를 지금 당장 멈추라"고 밝혔다.

또한, 2‧3차 총파업 가능성을 언급하며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와 최저임금제 개악 논의를 막고, 정부가 내던진 최저임금 1만 원과 비정규직 철폐를 이루고 '반노동‧친재벌'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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