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일본어판 기사와 칼럼에서 혐한감정을 부추기는 제목을 달아 논란인 가운데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이하 민실위)는 18일 '조선일보는 대한민국 언론이길 포기했나'라는 제목의 민실위 논평을 통해 "몇 번을 읽어도 이해할 수 없는 나쁜 제목 바꾸기였다"라며 "기사 내용과는 상관없이 바뀐 제목 하나로 '대한민국 국민과 기업 모두에게 부도덕'의 낙인을 찍어버린 셈이다. 그것도 대한민국의 언론이 말이다"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한국판 '일본의 한국 투자 1년 새 -40%, "요즘 한국 기업과 접촉도 꺼려"' → 일본어판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의 투자를 기대하나?'(7월 4일) △한국판 '나는 善 상대는 惡? 외교를 도덕화하면 아무것도 해결 못 해' → 일본어판 '도덕성과 선하게 이분법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7월 5일) △'국채보상, 동학운동 1세기 전으로 돌아간 듯한 청와대' → 일본어판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국민의 반일감정에 불을 붙일 한국 청와대'(7월 15일) 등으로 일본어판 기사의 제목을 바꿔 내보냈다.
민실위는 조선일보 일본어판 제목 바꾸기 문제에 대해 사회의 공기인 언론이 공익성을 추구해야 할 저널리즘을 훼손한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뀐 제목은 진보와 보수를 떠나 문제가 크다는 것이다.
민실위는 "대한민국의 언론이라면 우리 국민의 자발적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대해 비이성적 대처라고 외치면서, 일본어판에선 한일 갈등을 부추기고 국민을 폄훼하는 제목으로 바꿔치기하는 짓을 해선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실위는 "조선일보도 알겠지만 혹시나 하는 기우에 다시 한번 상기한다"라며 한국신문협회와 한국기자협회 등이 제정한 '신문윤리강령'에서 언론의 책임을 밝히고 있는 제2조에 대해 언급했다.
'언론이 사회의 공기로서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믿는다. 이 책임을 다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보다도 사회의 건전한 여론 형성, 공공복지의 증진, 문화의 창달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며,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적극적으로 수호할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