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만날 준비하는 황교안, 위기 돌파 카드는?

황교안 대표, 文대통령 여야5당 회담 데뷔전
외교·안보라인 교체 테이블…이홍구·반기문 등 특사 파견
경제대전환 요구, 패스트트랙 언급 가능성
흔들리는 리더십 타개할까? '빈손' 회군 우려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오는 18일 청와대에서 열릴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담에 데뷔전을 갖는다. 일본 경제보복 대안을 내놓으면서 외교라인 교체와 대일·대미 특사 파견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이 주장한 현안 논의가 회담에 반영된 것도 호재다. 군 경계, 안보 허점 등을 부각하면서 정경두 국방부장관 교체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 경제보복과 국내 경제상황을 연결시켜 경제정책대전환 등을 거론할 수도 있다.

애초 1대1 영수회담을 주장했다 3대1로 후퇴했던 황 대표가 입장을 선회한 것은 당내 복잡한 상황으로 흔들리는 리더십을 타개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빈손' 회군이 되지 않기 위해선 일본의 부당성을 강조하면서도, 문 대통령의 대응방안과 차별화를 띄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黃 핵심 카드는? 외교·안보라인 교체, 특사 파견


여야 5당 사무총장은 16일 국회에서 만나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회동을 오는 18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청와대에서 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경제보복과 관련 문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했다. 애초 1대1 영수회담을 주장했다가 문 대통령과 교섭단체 3당 회담으로 후퇴했던 황 대표는 어떤 형식이라도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회담의 안건은 일본 경제보복과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대처하기 위한 여야의 초당적 협력 방안과 국정현안이다. 국정현안 논의는 한국당에서 제안한 것이 받아들여졌다. 한국당 박맹우 사무총장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지도부가 모인 자리인데, 어려운 국정 현안에 대해 얼마든지 얘기를 나눌 수 있다"며 "그래서 우리당에서 의제를 주장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황 대표가 회담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데뷔전을 갖는 황 대표가 어떤 핵심 카드를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황 대표는 앞서 기자회견에서 대일특사 및 대미특사 파견, 민관협력 대응 시스템 구축, 외교안보 라인의 조속한 교체 등을 요구했다. 이중 외교안보 라인의 교체와 특사 파견 요구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에서는 대미특사로 이홍구 전 총리나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등을 검토하고 있다. 대일특사로는 이낙연 총리도 후보군이다. 한국당 한 핵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구(舊) 여권 인사 등 여러 명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 대응면에서 강경화 외교부장관 등 외교라인 교체, 현안면에서 정경두 국방부장관 등 안보라인 교체는 한국당에서 얻어내야 할 부분이다.

또다른 한국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문제를 푸는데 있어 강경화 장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안보 라인 교체는 민감한 부분인만큼, 한국당에서는 따로 비공식 1대1 회동에 대한 기대도 하고 있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외교라인 교체는) 회의가 진지하게 할 수 있다면 조금은 뒤에 할 수 있다고 본다"라며 "형식은 관계없다고 이미 했으니까, 하지만 (1대1 회동이) 진행될지는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현안면에서는 일본 경제 보복이 국내 경제와 연관되어 있는만큼,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부각할 수도 있다. 소득주도성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경제 정책의 대전환을 촉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발생한 고소, 고발 사태도 거론될 여지가 있다. 당장 한국당 의원 경찰 소환이 눈앞에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 한 의원은 "원칙적인 언급이 있을지 모르지만, 자칫 고소·고발 때문에 만났다는 얘기도 나올 수 있어서 그 얘기는 최소한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흔들리는 리더십 타개할까? '빈손' 회군 우려

황 대표는 이번 회담에 나서면서 경제 전문가와 당내 의견 등을 두루 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담에 있어 한국당이 코너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거부 입장을 보였으나, 결국 선제적으로 회담을 제안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황 대표의 행보는 최근 복잡한 당내 상황과도 연결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이은 막말 논란과 공천룰 잡음, 상임위원장과 관련한 집안싸움까지 번지면서 지지율은 박스권에 머물고,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내주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에 선제적으로 회담을 제안하면서 흔들리는 리더십을 타개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번 회담 제안에 당내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얼만큼 성과를 얻는지다.

한국당 한 의원은 "대통령과 당대표가 만나면 원내에서 벌어지는 일보다 더욱 큰 얘기를 해야할 것"이라며 "경제대전환, 소득주도성장 폐기, 9.19 군사합의 폐기 등을 거론해야 하는데 청와대에서 받을지는 미지수다"라고 말했다.

일본의 부당성을 강조하면서도 최근 강경대응 방침을 밝힌 문 대통령과 어떻게 차별화를 갖는지도 관건이다. 최근 당내에서는 문 대통령의 발언이 일본 문제를 푸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팽배했다.

또다른 의원은 통화에서 "대통령이 나서서 반일 정서를 계속해서 자극하는 것은 이번 사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 부분에 대해 분명히 문제제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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