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무역보복 수순밟기, '한국 정권교체 지원 의도'?

18일 중재위 구성요구 시한·21일 참의원 선거
24일 백색국가 제외 여론수렴 시한
선거용 넘어 '한국 손보기' '동북아 안보' 재편 차원
미국 '관여' 움직임은 변수

(이미지=연합뉴스)
일본의 무역보복이 오는 18일부터 1주일간 잇따라 중대 고비를 맞게 된다. 일본의 중재위 구성 요청 시한인 18일에 이어 21일 참의원 선거, 24일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 제외 여론수렴 마감 시한이 주요 고비다.

일본측은 지난 12일 한국과 첫 양자협의를 가졌지만 백색국가 제외는 강행키로 해 2차 무역보복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일본은 우선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오는 18일까지 한국 정부가 '제3국 중재위원회' 구성 요구에 대해 답변하지 않을 경우 '대항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지난 1월 한일청구권협정 분쟁 해결 절차에 따라 외교상 협의를 요청했으나 한국 정부가 응하지 않자 양국간 중재위 구성 요구에 이어 제 3국을 통한 중재위 구성을 요청했다.

우리 정부가 일본의 요구에 응할 가능성은 없다.정부는 사법부가 내린 최종 결정에 행정부가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줄곧 견지해왔다.

또 강제징용 판결 해법과 관련해서도 양국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설립해 확정판결받은 피해자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는 안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에 일본측은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와 함께 추가 무역보복 조치의 빌미로 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이미 지난 4일의 수출규제조치가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됐다는 점을 공공연하게 밝혀 왔다.


아베 신조 정권의 강공 드라이브가 오는 21일 참의원 선거용일 것이라는 일부 관측은 지금은 잠잠해졌다.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 이후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오히려 7%포인트 떨어졌기 때문이다.

단순한 선거용보다는 피해자 대(對) 가해자라는 한일관계 프레임의 재편, 기술패권을 통한 한반도 문제 본격 개입, 한미일 안보협력 체제의 재편 등 보다 큰 그림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한국 정치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를 정조준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경제보복으로 타격을 가해 내년 총선, 이어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지원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가장 잘 아는 아베 정권이 오랫동안 심사숙고해 내린 결정이라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베 정권이 이 번 참의원 선거에서 일본 언론들의 예상대로 과반 의석을 무난히 확보할 경우 무역보복 조치는 더 거세질 것으로 우려된다.

일본은 이미 오는 24일까지 수출무역관리령 시행령 개정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한국을 안보우방국인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상태다.

의견수렴 뒤 각의 결정 및 공포를 하고 21일 이후 시행한다는 수순이다.

8월 15일 이후 시행이 되면 국내 전 산업에 걸쳐 1100여개 품목이 영향을 받으면서 글로벌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우리 정부도 강경 대응으로 선회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세 번째 메시지를 통해 일본의 무역보복을 "우리 정부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규정하며 이례적으로 강력히 경고했다.

변수는 미국의 움직임이다. 미국은 더 이상의 한일갈등 악화는 자국의 이익은 물론 한미일 안보체제에도 악영향을 초래할 것을 우려해 조만간 '관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워싱턴을 방문해 백악관과 국무부 관계자 등을 만나고 온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이 최근 한미일간 조율을 시도했는데 일본이 준비가 안돼 이뤄지지 못했다"며 "앞으로 (미국의 관여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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