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주대환, 혁신위원장 사퇴…'孫거취 여론조사'에 반발

주대환 "혁신위 자리 내려놓겠다, 계파갈등 그대로 재현"
혁신위, 혁신안 발표 강행 "전격 사퇴, 안타까워"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주대환 혁신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바른미래당 주대환 혁신위원장이 손학규 대표 체제 재신임 여론조사 등이 담긴 혁신안에 반발해 위원장직을 전격 사퇴했다.

주 위원장은 1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원장 자리를 내려놓고자 한다"며 "지난 일주일여의 실제 혁신위 활동 기간 중에 제가 본 것은 계파갈등이 그대로 재현되는 모습이었다"라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지난 1일 공식 출범한 당 혁신위를 이끌었다. 혁신위원들을 2030 젊은 세대로 꾸려 야심차게 출발했으나, 10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 셈이다.

그는 "저는 매우 크게 실망했고 특히 젊은 혁신위원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당을 깨려는 검은 세력에 대해서는 크게 분노를 느끼고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제 자신이 그들과 맞서 싸우고, 당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역부족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주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은 손 대표 퇴진을 주장하는 바른정당계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 10일 도출된 혁신안을 인정할 수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혁신안에는 현 지도 체제에 대한 공개공청회, 재신임을 묻는 여론조사 등이 담겼다. 재신임과 관련 혁신위원 사이에 격론이 오간 뒤 표결에 붙여 5대4로 안이 의결됐다.


그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 미래비전, 당의 발전 전략을 내놓지 않고 계속 딱 하나의 단어 '손학규 퇴진' 얘기만 계속하는 분들이 혁신위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사퇴에 있어 손학규 대표나 다른 혁신위원들과 상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주 위원장이 사퇴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혁신위는 혁신안 발표를 그대로 강행했다.

이기인 혁신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대환 사퇴 기자회견은 저희 혁신위에서 논의된 적이 없던 사안으로 각각의 위원 동의 없이 진행됐다"며 "혁신위원들의 치열한 토론과 당규에 의거한 의결과정을 계파갈등으로 일방적으로 몰아세우고 전격 사퇴하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혁신위는 이러한 진통 속에서도 끝까지 나아갈 것임을 약속드리면서 애초 2시30분 예정돼있던 1차 바른미래당 혁신안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혁신안과 관련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공개 공청회를 개최하고 이후 빠른 시일 안에 여론조사를 실시해 현 지도 체제에 대한 성격 없는 평가, 즉 재신임 여부까지도 묻겠다"며 "여론조사를 통한 의견수렴 등을 종합한 평가 및 판단을 통해 21대 총선 승리를 위한 최적의 당 구조와 지도체제가 무엇인지 결정하겠다"라고 설명했다.

혁신위는 오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 혁신안 상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혁신위원장이 사퇴한 상황에서 손 대표 측이 혁신안을 받을지도 미지수라 당이 또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모습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