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밀한 탱고와 우아한 발레의 만남…'김주원의 탱고발레'

11일부터 1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김주원의 탱고발레' 공연 모습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세계적 발레리나 김주원(42)이 발레와 탱고, 그리고 재즈를 결합한 새로운 장르로 관객을 찾는다.

2013년 발레 '마그리트와 아르망' 이후 다시 한번 예술감독으로 작품에 참여한 김주원은 주인공으로도 출연하며 가슴 아픈 사랑의 서사를 그려낸다.


또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46)의 농밀한 목소리, 탱고밴드 '라 벤타나'의 열정적인 라이브 연주는 작품의 깊이를 더했다.

10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는 '김주원의 탱고발레 3 Minutes: Su tiempo 그녀의 시간' 프레스콜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듀엣 'Primavera Porten', 연주 'Tango pour Claude' 등 작품의 주요 장면이 시연됐다.

김주원은 탱고 클럽 '밀롱가'를 찾아온 손님으로, 웅산은 밀롱가의 주인이자 가수로 극을 이끈다.

밀롱가를 찾은 여자들의 사랑과 이별에 관한 이야기는 탱고 음악과 춤, 그리고 노래로 표현된다. 강렬한 탱고 음악과 격정적인 무용수들의 몸짓, 그리고 농밀한 목소리의 노래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흡입력으로 다가온다.

주요 장면 시연을 마친 김주원은 "옛날부터 탱고를 너무 좋아헤서 발레랑 같이 뭔가를 함께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이 극장을 보자마자 '탱고 밀롱가로 꾸며놓으면 그 자체로 멋지겠다', '한 시선에서 같이 바라보고 있는 관객들도 무대에 참여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겠다' 생각해서 공연을 하게됐다"라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공연의 제목인 '3분'은 탱고를 추는 두 파트너가 춤을 추는 시간 '3분'을 의미하며, 공연은 열정적인 탱고 음악과 춤, 노래를 통해 그 시간 안에 만남과 사랑, 이별의 서사를 담아낸다.

김주원은 "탱고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3~4분의 음악 안에 기승전결, 희노애락이 다 담겨있어서다"라며 "이민자의 설움이나 한(恨)에서 출발한 음악이기도 하고, 음악 안에 인생이 다 담겨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의미를 담아서 여자들의 이야기, 결국 모든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3 Minute'이라고 지었다"고 밝혔다.

'김주원의 탱고발레' 공연 모습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김주원은 이번 작품에서 탱고와 발레 그리고 재즈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

김주원은 "사실 이 공연 장르를 어떻게 분류해야 할지 모르겠다. 뮤지컬은 아니고 춤극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댄스씨어터라고 하기도 그렇다"면서 "장르를 어떻게 구분 지을지 고민했는데 정말 모르겠다"고 난색을 표했다.

그러면서 "20년 이상 클래식 발레를 추면서 제 안에 녹아든 발레의 기본 덕분에 더 다양한 장르의 느낌을 표현해낼 수 있게 됐다"라며 "더 다양하고 많은 표현을 위해 평소에도 좋아했던 탱고 장르를 택했다"고 말했다.

김주원은 탱고와 발레가 결국 맞닿아 있다고 표현했다. 탱고와 발레라는 서로 다른 장르가 드라마를 몸으로 표현하고 이야기를 담아내는 과정이 비슷하다는게 그의 말이다.

김주원은 "발레라는 장르는 오랫동안 기다려야만 하는 장르기도 하고 그래야 뭔가가 얻어지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한 예술"이라면서 "탱고도 음악안에 담겨있는 정서가 설움이나 한 그런게 담겨 있어 서로 아주 다르다는 느낌은 못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주원과 함께 합을 맞춘 파트너는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인 발레리노 이영철이다. 김주원은 "탱고는 '하나의 심장 세개의 다리'라고 할 정도로 무용수 두 사람의 합이 중요한 춤인데, 파트너를 내 자신만큼 믿어야 하는 부분에 있어서 이영철 덕분에 너무 편안했다"며 "토슈즈를 신고 탱고를 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영철 덕분에 너무 편안하게 춤을 췄다"고 파트너와의 뛰어난 호흡을 자랑했다.

작품에 등장하는 강렬한 탱고 음악은 4인조 탱고 밴드 '라 벤타나'가 라이브로 연주한다. 밴드의 리더 정태호는 작품의 음악감독도 맡았다.

정태호는 "음악 편성에 굉장히 고민이 많았다. 한정된 악기 구성으로 어떻게 탱고 음악을 표현할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며 "탱고 뿐 아니라 초기에 춤곡으로 시작했다가 분리되며 감상하는 것으로 발전한 음악이 많은데, 저희는 춤과 함께하는 옛날음악으로 돌아가는 그런 측면을 많이 신경썼다"고 강조했다.

'김주원의 탱고발레' 공연 모습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열정적인 탱고 음악에 농밀한 노래로 깊이를 더하는 웅산은 탱고라는 음악에 더 깊이 빠져드는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웅산은 "탱고를 비롯, 블루스나 판소리 등 애환을 표현하는 음악을 좋아한다"며 "탱고를 사랑하는 사람인 제가 탱고 음악을 하는 것이 굉장히 기쁘고, 가슴 떨릴 정도로 노래를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주원과 작품을 하면서 첫날 리허설때 압도당했다. 리허설임에도 혼신의 힘을 당하는 김주원의 모습에 그냥 울고 말았다"면서 "탱고를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 만나서 하는 작품이기도 하고, 애환을 이야기 하지만 많은 슬픔을 토로한 다음에 위로받고 희망을 얻어가는 메시지가 있다. 이런 메시지가 많은 분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김주원의 탱고발레 3 Minutes: Su tiempo 그녀의 시간'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11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14일까지 총 5회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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