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출입문도 있다. 동선을 분리해 서로 마주치지 않도록 했다. 예배당 내부 안에서는 모서리 기둥 사이에 휘장막이 설치돼 있다.
휘장막을 가운데 두고 남녀가 서로 바라볼 수 없도록 했던 것이다. 이 독특한 자리 구조는 당시 남녀차별의 유교풍습을 그대로 반영했던 것이라고 전해진다. 독특한 내부 구조에다 휘장막까지 이처럼 철저히 남녀가 유별하도록 구분해 왔던 교회는 전국에서 단 두 곳뿐인데 김제 금산교회에 이어 익산시 성당면에 위치한 익산 두동교회 구본당(두동교회)이다.
현재는 남녀가 철저히 구분해서 앉아 예배를 본다거나 하는 독특한 모습을 볼 순 없다. 언제까지였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상당한 기간 동안 유교적인 풍습이 가미된 교회 예배가 진행돼 왔을 것이다.
남녀유별적인 유교 전통이 막 무너져 가는 1920년대에 오히려 'ㄱ자형' 예배당을 통해 남녀유별의 전통을 보여 주면서 남녀 모두에게 복음을 전파하려고 했던 독창성을 엿볼 수 있다.
1923년 설립된 두동교회는 소나무를 재목으로 하여 지어진 'ㄱ'자형의 한옥으로 지붕은 우진각 형태로 돼 있다.
두동교회 바로 옆엔 제법 큰 소나무 한그루가 교회를 감싸고 있고 오른편에는 예배를 알리는 데 쓰이는 것으로 보이는 종탑이 있다. 이 종탑은 일제강점기 때 소실돼 2007년 새롭게 복원됐다고 전해진다.
교회 내부 예배당의 천장은 없이 대들보와 서까래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 바닥은 장마루가 깔려 있으며 강단은 마루와 약 40여㎝의 높이다. 설교를 하는 강단 위 강대상(講臺床)에서 오른쪽은 남자 신도들만 왼쪽은 여자 신도들만 앉아 예배를 보고 설교자는 오른쪽과 왼쪽을 번갈아 보며 설교를 해 왔을 것으로 보인다.
두동교회는 기독교와 한국의 전통성을 잘 살렸다는 평가로 지난 2002년 전라북도 지방문화제 제179호 지정됐으며, 2011년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에서 한국기독교 사적 제4호로 지정했다.
현재 두동교회 구본당 옆에는 지난 1964년 붉은 벽돌조로 새롭게 신 본당이 들어섰다. 이후 1991년에는 교육관, 2005년에는 선교교육관들이 차례로 지어져 구본당 교회와 함께 교회 역사가 잘 보존돼 오고 있다. 역사적으로나 종교적으로 가치가 높은 두동교회 구본당은 익산이 가지고 있는 4대 종교 흔적 밟기에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다.
두동교회는 한국의 토착성과 자율성을 강조한 일종의 자립형 선교라 할 수 있는 '네비우스 선교정책'을 통해 기독교와 한국의 전통을 잘 살렸으며, 'ㄱ'자형 예배당은 한국기독교 전파과정의 이해와 교회 건축연구에 있어 매우 중요한 건물이다.
이에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두동교회를 찾고 있다. 이들은 아마 지난 그 시절의 두동교회 안에서의 예배를 조금이라도 느끼고 싶어서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