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과 소음 문제 등이 우려된다는 게 이유인데, 주민 갈등으로까지 번졌다.
최근 청주 방서지구 A 아파트에 입주한 김모 씨는 매일 아침 초등학교 2학년생인 아들의 등굣길만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온다고 토로했다.
인근 B 아파트를 가로지르면 학교까지 5분 거리에 불과하지만, 아파트 직원들이 단지 내 통행을 막아서면서 굳이 먼 거리를 돌아 등교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개교 직후인 5월 2일부터 B 아파트 직원들이 통행을 아예 막아섰다"며 "아이들이 다칠 수 있거나 시끄럽다는 이유로 통행을 막아 주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도 모른 채 1㎞ 가량 B 아파트 울타리를 돌아 등교하는 학생들은 한여름 뙤약볕에 녹초가 되기 일쑤다.
B 아파트 측은 차량 통행이 많은 출근시간대 안전사고 등이 우려돼 일부 통행을 제한한 적은 있지만 현재는 통행을 막지 않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B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은 "차가 아침에 많이 오가는 탓에 안전 문제로 돌아가라고 한 적은 있다"며 "그 외에는 막거나 그런 적은 없지만, 단지 내 안전사고에 따른 책임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통행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은 두 아파트 주민들은 소통마저 단절됐다.
주민들 간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져 벌써 두 달 째 등굣길 다툼이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이웃 간 갈등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소음 문제로까지 번져 감정싸움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교육당국에도 민원이 쏟아지는 등 사태가 악화되고 있지만, 주민 협의 말고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
청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통행 문제를 놓고 두 아파트 주민들에게서 수차례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며 "교육청이 다룰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되며, 주민들의 협의로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웃 간 소통과 배려가 사라진 채 네 탓 공방만 벌이면서 어린 학생들의 등굣길 발걸음만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