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방조 혐의로 기소된 송모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다만 14억1000만원의 추징금은 "불법 수익금이 명확히 특정되지 않는다"며 취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소라넷은 모든 음란사이트의 효시 같은 사이트"라며 "대한민국의 다른 음란사이트와는 차원이 다르게 전문적으로 고수익을 창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남편의 일에 계좌를 제공하는 정도로만 관여했다고 하더라도 원심의 형이 무겁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송씨는 1999년 9월부터 2016년 3월까지 17년간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자신의 남편 등과 소라넷을 공동운영했다. 이들은 소라넷에서 몰카, 리벤지포르노, 집단 성관계 등 불법음란물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광고를 통해 부당이득을 취하도록 방조한 혐의를 받는다.
송씨는 남편 등 공동운영자들과 해외 도피 행각을 벌이며 수사망을 피해왔다. 그러나 외교부가 이들 중 유일한 한국 여권 보유자였던 송씨의 여권을 무효 조치하면서 지난해 6월 자진 귀국해 구속됐다. 송씨는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자신은 계좌를 제공했을 뿐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1·2심 재판부 모두 송씨가 남편에게 계좌 수십 개를 제공했고 남편이 벌어들이는 돈의 출처 등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공동운영자로서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1심에서 선고한 범죄 수익금 몰수에 대해 2심 재판부는 "(소라넷에) 광고를 낸 사람이 구체적으로 얼마를 보냈는지 등은 입증이 이뤄지지 않았고 돈이 들어있는 계좌만 제시된 정도"라며 "함부로 추징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추징 취소 배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