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는 최저임금이 아니라 재벌 총수들의 최고임금을 깎아야 한다면서 경영계를 규탄했지만, 경영계는 기업의 고통이 심화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맞섰다. 지난 3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사용자 측은 최저임금 4.2%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고, 노동계는 최저임금 1만원을 계속 관철했다.
이날 오전 라이더유니온과 알바노조, 알바연대 등 시민단체 연합인 '1:10운동본부'는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대기업들의 최고 경영자들은 막대한 자산과 주식 배당금으로 수십, 수백억의 보수를 받아 엄청난 부를 축적한다"며 "격차의 확대는 기업 성장을 저해한다. 기업 성과는 직원 전체가 이뤄낸 결과인데 성과는 CEO가 독점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을 삭감하라는 경총의 주장은 잘못됐다. 최고임금을 삭감하고 임금 격차를 줄이는 노력을 시작하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김광창 서비스연맹 사무처장은 "경총은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을 앞세워 최저임금 삭감을 주장한다"면서 "하지만 이들이 어려운 것은 최저임금이 아니라 프랜차이즈 수수료와 대기업 수직계열화에 따른 부품단가 후려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정식 이후 민주노총 조합원 50여 명은 자전거를 타고 여의도로 이동해 여당과 야당 당사 앞에서 정치권을 비판했다.
반대로 사용자단체들은 최저임금 인하를 거듭 주장했다. 경총과 중기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친노동정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경제 심리도 훼손된 상황"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최저임금은 유사 국가 중 사실상 최고 수준"이라면서 "기업 지불능력을 초과하는 수준이다. 기업들 고통이 심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제10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최저임금위는 이날을 시작으로 11일까지 사흘 연속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금액을 의결할 계획이다.
노동계는 1만원(18.9% 인상), 경영계는 8000원(4.2% 인하)을 각각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