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9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접견한 자리에서 최근 일본의 무역 보복 조치와 관련, "정치가 기업으로 하여금 약속을 어기게 만드는 것이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가 하는 질문에 저는 답을 내리지 못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경제 교류는 단순한 교류가 아니라 약속이며 거래다. 이는 기업들 모두 국적이 어디든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라며 양국 정치권을 향해 기업들의 속마음을 대변하고 나섰다.
박 회장은 이날 "최근 일본 관련 상황을 보면서 우리 기업들이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며 "지난 한 세기 동안 우리 기업들은 역사의 굴곡 속에서 생존해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내 나라 말을 못 쓰던 시절에도 내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을 부르지 못하던 시절에도, 심지어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저희는 기업을 지켜왔다"며 "세계 시장에 우리 기업의 이름으로 제품을 내어 놓기 시작한 이후엔 이웃 기업들과 협력하고 고객과 동반자의 길을 같이 걸어왔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제가 아는 일본의 기업들은 모두 고객과의 약속을 소중히 여기는 분들이었다"며 "그 약속을 적시(Just in time)에 지키는 게 무엇보다도 일본 기업의 강력한 경쟁력 중 하나였다"고 강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 경제 활력을 주기 위해 어떤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깊이 있게 듣고 싶다"며 " 국회에서 경제 활력을 높이는데 실질적으로 반영하고 참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 우리 경제인들을 어떻게 진단하고, 어떤 해법들을 갖고 있는지 지혜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기에 오기 전에 한국노총 들러 인사를 하고 왔다"며 "우리 사회가 노사간 아니면 기업인과 노동자간 실질적이고 더 많은 분야에서 사회적 대화가 활성화되고 본격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