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경주지역 한 여고에서 기말고사 2교시 영어시험을 치르던 중 1학년 일부 학생에게 3학년 학생이 쳐야할 시험지가 배부됐다.
사건이 발생한 1학년 교실에는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1학년과 3학년 학생들이 나눠 앉아 시험을 치르고 있었다.
문제가 된 시험지는 모두 8페이지로 1~4페이지는 1학년 시험지가 제대로 배부됐지만, 5~8페이지는 3학년 시험지가 잘못 전달됐다.
시험지가 바뀐 사실은 시험이 끝난 뒤 학생들이 답안을 비교하면서 밝혀졌다.
5페이지 시작 문항이 1학년과 3학년 모두 17번 문항으로 동일한데다, 영어시험이어서 학생들은 문제가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고 생각했을 뿐 시험지가 바뀌었다는 사실은 의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시험지 변경 사실을 확인하고 즉시 도교육청에 알린 뒤, 규정에 따라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열고 재심험을 결정했다.
이어 오는 9일 전체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재시험 대상은 문제가 된 17번 문항부터 30번까지다.
학교 관계자는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통해 여러 가지 대안을 검토한 결과 재시험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전체 학생과 학부모에게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며 "앞으로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험지 관리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해자인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한 학부모는 "단 1문제로도 아이들의 내신등급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상황에서 학교 측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모든 학생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며 "재시험으로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기존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학생에게는 실망감이 클 수 있는 만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