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화법·황교안·양정철"…윤석열 청문회 시작부터 1시간 공방

박지원 "제척사유", 송기헌 "수사받는 사람이 청문회 하는 것 이상하다"
장제원 "모욕적 언사 사과하라…尹에 대한 충성경쟁 무섭다"
민주 "尹 배우자 무혐의, 윤우진 사건 당시 법무장관은 황교안"
한국 "양정철 언제 만났나…검찰총장 약속 받았나"
尹 "4월 만남은 오보…2015년 처음 알았고 정치입문 거절"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가 제대로 시작하기 전부터 여야 공방으로 점철됐다.

특히 윤 후보자의 능력이나 도덕성 검증과는 무관한 패스스트랙 사태와 관련한 여야 의원 수사건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등이 거론되며 1시간 이상 공방이 지속됐다.

패스트트랙 사태와 관련한 고소·고발 건으로 인한 청문위원 제척 문제는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의 발언이 시발점이 됐다.

박 의원은 "제가 저축은행과 관련해 검찰 기소로 재판을 받고 있을 때 법사위에 나오면 지금 한국당 위원들은 제척돼야 한다고 했다"며 "또 한국당 의원들, 법사위원장부터 검찰수사를 받고 재판에 계류 중일 때는 더불어민주당에서 그런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에 따르면 오늘 국회선진화법과 관련해 고발이 돼 수사를 받지 않고 기피하고 있는 의원들이 12분이 있다고 하는데, 과거에는 바쁘고 지금은 괜찮느냐"며 "해당 의원들의 기소여부에 대한 결정권을 가진 검찰총장에 대한 인사청문회인 만큼 (이 문제를) 지적해 드리니 (한국당 여상규) 법사위원장님부터 의견을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청문회에 찬물을 끼얹는, 동료 국회의원에 대한 모욕적 언사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국민으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회의원의 본분인 청문회와 법안심사, 예산심사를 제적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장 의원은 "검찰총장을 청문하는 자리에서 상대당 국회의원이 고발당해 청문회를 고민해야 한다는 선배 의원께서 법사위에서 할 말씀이신지 모멸감을 느낀다. 사과하라"고 촉구한 후 민주당 위원들을 향해서도 "청문회 하루 전날에 고발하면 제척사유라고 말할 수 있는 전략을 쓰는 것이냐. 너도 나도 윤 후보자에게 충성 경쟁하는 것이 무섭다"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몇 분이 경찰 소환을 받은 상태로 저희들이 청문회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고발장을 받고, 수사를 받는 사람이 청문회를 한다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 이에 대해 위원장도 입장을 밝히시라"고 거듭 촉구에 나섰다.

8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간사와 자유한국당 김도읍 간사가 여상규 위원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이에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민주당 위원들 얘기에만 의하면 국민들은 '한국당 위원들만 고소고발된 모양이구나'라고 생각하시겠다"며 "왜 자기들 얘기는 안 하고 한국당만 (의견을) 밝히라고 하느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이름도 본 질의 시작 전에 거론됐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윤 후보자 배우자의 회사가 협찬을 받았다는데, 그 회사는 언론사와 같이 주관을 위탁받은 곳에 불과할 뿐"이라며 "특히 2015년 2월에 검찰의 무혐의 결정을 내렸는데 당시 불기소를 처분한 장관이 현 한국당 대표인 황교안 전 장관"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왜 무혐의인지가 정 궁금하면 당시 장관이었던 황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서 여쭤보면 될 것 아니냐"며 "윤 후보자가 피의자와 아는 지인 관계라는 것 말고는 개입 정황이 없으니 무혐의 이유는 황 대표에게 물어보고, 정체공세 말고 팩트 중심의 청문회를 진행하자"고 촉구했다.

같은 당 백혜련 의원은 "윤우진 전 용산 세무서장 사건과 관련해서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한국당 의원인 최교일 의원이고, 법무부 장관은 황 대표였다"며 "사건에 대해 의문이 있다면 당시 주요 직책에 있었던 한국당 의원들이 증인으로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을 통해 윤 후보자가 최근 회동했다고 알려진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오늘 아침 한국일보에 이 내용(윤 후보자와 양 원장의 회동)이 나오면서 검찰의 중립성은 이미 깨졌다"며 "윤 후보자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결국 권력 앞에 충성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주광덕 의원은 주 질의에서 윤 후보자를 향해 "양 원장과 언제 만났느냐. 처음 만난 것은 언제냐"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자는 "지난 4월에 만났다는 언론 보도는 오보다. 수첩에 적어놓지 않아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올해 초로 기억한다"며 "2015년 선배와의 식사장소에서 처음 만났고 2016년에 몇 차례 (총선 출마) 전화가 왔지만 생각이 없다고 했다“고 답했다.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은 "정권 실세와 만났는데 양 원장이 식사 자리에서 '검찰총장 시켜주겠다'고 말을 했냐"고 따져 물었다.

윤 후보자는 "여러 일행들이 많이 있었던 자리였다"며 "별로 근거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윤 후보자의 군 면제 사유인 부동시(좌우 눈의 시력이 다른 증상)에 대한 논쟁도 벌어졌다.

8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은 "병적기록부상 1982년도에 좌안 0.8, 우안 0.1 부동시로 면제여서 어떤 연유였는지 알기 위해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등 내용을 시력부분만 제출해달라고 했는데 제출하지 않았다"며 "국회 내에 있는 안경원에가서 5분이면 굴절도 검사가 가능하고, 2010년도 김황식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도 대형병원에서 시력검사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사람의 시력은 계속 변하기 때문에 지금의 검사가 병역판정이 제대로 됐는지 여부를 판정하는 데에는 관계가 없다"며 "자료 제출은 정말 필요한 것인지 판단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 의원은 "2010년 당시 민주당 의원들께서 언론을 통해 김황식 후보자의 부동시 병역 면제에 대해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 아니다. 수술이 아니라면 자연적으로 시력이 좋아지는 경우가 없다'면서 수도 없이 의혹을 얘기했다"며 "증명을 해보이면 의혹이 해소가 되는데 이런 자료 요구에 대한 의원들의 자료제출 요구가 정당하자 아니다라고 평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예의를 지켜달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자에 대한 본 질의는 여야 의원들의 설전으로 모두 발언 종료로부터 1시간 10여분이 지난 시간에서야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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