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시사기획 창' 재방송 결방에 청와대의 외압이 있었다는 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KBS가 '청와대 외압설'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시사기획 창'은 지난 6월 18일 '태양광 사업 복마전' 편을 통해 정부가 장려하는 태양광 사업의 비리 의혹과 문제점을 짚었다. 이후 같은 달 22일 방송 예정이던 재방송이 결방됐고, 이에 제작진은 '외압' 의혹과 함께 제작 자율성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의혹과 논란에 대해 KBS는 8일 공식입장을 내고 "방송 전은 물론 본방송 이후 재방 보류 결정을 내리기까지 보도본부의 제작 책임자들은 해당 프로그램과 관련해 청와대 측으로부터 외압은커녕 어떤 연락도 직접 받은 바 없다"라고 밝혔다.
KBS는 "방송 다음 날인 6월 19일 저녁과 20일 오전 국민소통수석실 관계자들이 KBS 출입기자에게 '해당 프로그램의 일부 내용이 잘못됐다, 정정 보도를 신청할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이 전부였다"라고 밝혔다.
재방송이 보류된 이유에 대해 KBS는 보도본부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6월 21일 공개 브리핑을 통해 오류라고 주장한 내용에 대해 제작진의 입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보다 깊이 있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임박한 재방송을 보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프로그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 전, 사내 심의에서 비슷한 지적이 있었다는 점도 고려해 재방송 결방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KBS 심의실은 '시사기획 창'이 방송되기 하루 전인 지난 6월 17일 사전 심의 결과를 제작진에게 통지했다. 심의 결과에는 청와대와 관련된 일부 내용에서 연관 관계 등 맥락 설명이 충분치 않고 추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방송 이후 심의에서도 마찬가지 지적이 제기됐다.
문제가 불거지자 KBS 보도본부는 편성위원회(보도위원회)를 3차례 열어 프로그램의 내용, 반론 취재 여부 등 취재과정, 데스킹 과정의 문제점에 대해 논의했다.
다만 KBS는 "청와대 비서실에서 정정·반론 보도를 정식으로 요청하기 전에 2차례 공개 브리핑을 통해 'KBS에 정정 및 사과방송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언급함으로써, 해당 프로그램의 '재방 불방 결정'에 외압 논란이 초래된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유감의 뜻을 전했다.
이번 방송과 관련해 청와대는 지난 6월 27일 대통령 비서실장 명의의 공문으로 KBS 앞으로 정정·반론 보도를 청구했다. 이에 대해 KBS는 지난 5일 사실 관계에 대한 다툼이 있어 정정 또는 반론 보도가 어려우며, 추후 언론중재위원회 등 정당한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공문으로 청와대 측에 회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