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재명 vs 친문' 싸움판 된 與 '당원게시판'…결국 심의위 관리로

도 넘는 비방글에 관리·제재…"심의위, 당외 인사 5~10명 구성"
'친문·친이재명' 싸움…당 직접 개입은 부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지난달 5일 국회에서 열린 당원 게시판 오픈 시연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친문'(친 문재인) 당원들과 '친재명'(친 이재명) 당원들 간 싸움터로 변질된 더불어민주당 당원 게시판에 게시판심의위원회가 도입된다.

민주당은 지난달 26일 권리당원만 접속할 수 있는 '권리당원 자유게시판'에 게시판심의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위원회는 5~10명 정도로 구성되고, 위원들은 모두 당외 인사로 채워질 전망이다. 구체적인 구성 절차와 임명 기준은 민주당 당규 개정과 맞물리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린다.

위원회 구성 시한을 정해두지는 않았지만, 9월 안에는 관련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9월까지 당의 '온라인 플랫폼'이 완성될 계획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건설적이고 바람직한 토론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도입하기로 했다"고 심의위 도입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외 인사로 구성하는 이유는 게시판에 대한 제재나 운영 방침이 당 지도부의 결정이 아니라 외부의 독립적인 위원회에서 판단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당원게시판'에 심의위까지 도입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자칫 자유롭게 토론하고 논의하는 일종의 '온라인 놀이터'로써의 게시판 기능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이 심의위를 도입하는 이유는 지난달 5일 당원게시판이 설치된 이후 지속적으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난하는 글이 도배되는 현실과 연관돼 보인다.

게시판에는 이 지사에 대한 비난이나 제명을 요구하는 글은 물론 성적 비하 등의 표현도 수차례 올라온다.

당내 계파 갈등을 극도로 꺼리는 당 지도부로써는 이런 상황을 곤혹스러워하면서 대안을 고심했었고, 실명제 도입 등을 검토했었지만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었다.

결국 당외 인사로 심의위원회를 만들어 선정적이거나 과도한 비방 게시물들을 관리하면서도 중앙당은 친문 당원들의 비난을 피해가려는 심산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원 게시판이 생겼을 때 계파 갈등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 나올 줄을 알았지만, 가끔씩 정도가 지나친 게시글들이 있다"며 "당의 이미지를 생각해서라도 관리돼야할 게시물들은 적절하게 대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