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고(故) 조양호 전 회장 지분의 상속과정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갑질 논란으로 물의를 빚고 사퇴한 오너 일가의 복귀는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7일 한진그룹 등에 따르면, 이명희 전 이사장은 지난달 정석기업과 한국공항의 고문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2006년부터 정석기업 비상근 사내이사로 재직 중인 이명희 전 이사장이 고 조중훈 창업주와 조양호 전 회장 추모 관련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고문 역할도 수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일우재단 이사장을 맡으면서 쌓았던 폭넓은 문화적 소양 및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 등을 토대로 한국공항에서 진행하는 제주사업인 제주민속촌의 프로그램 등에 관한 자문 역할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민 전무도 지난달 10일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전무와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그룹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조현태 회장은 지난 5월 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앞서 이명희 고문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무는 모두 갑질 논란으로 지난해 그룹 경영직에서 사퇴했다.
조양호 전 회장 별세 이후 오너 일가는 조 전 회장 지분 상속을 놓고 경영권 갈등을 빚었지만, 이명희 고문의 중재로 큰 고비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조원태 회장을 그룹 총수로 인정하는 대신 모두 그룹 경영에 복귀하기로 합의했고, 그 결과 조현민 전무와 이명희 고문이 그룹으로 돌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오너 일가 가운데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복귀만 남은 셈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달 13일 밀수 혐의와 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혐의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지만, 한진그룹 내부적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도 임원이 되는데 문제가 없기 때문에 복귀의 걸림돌은 없다.
다만 남편 폭행과 자녀학대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점이 복귀시기를 결정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조현민 전무의 복귀 당시 오너 일가와 지분전쟁을 벌이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그레이스홀딩스)와 노조 등이 공개적으로 반발한 전례로 볼 때,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복귀 역시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오너 일가의 경영 복귀로 그룹 안팎의 잇단 잡음이 발생하는 상황은 본격적인 경영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조원태 회장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