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경찰서는 5일 약사법 위반 혐의로 이른바 '주사삼촌' A(39)씨와 B(34)씨를 구속하고, 의약품 도매업체 대표와 제약사 직원, 병원 관계자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 4월까지 4억1000만 원 상당의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 1740박스를 불법으로 판매하고 유통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에토미데이트는 프로포폴과 유사한 효과를 내지만, 향정신성의약품이 아닌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출납 관리가 상대적으로 허술한 상황이다.
에토미데이트는 2016년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에서 청와대 구입 약품 중 하나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던 약물이기도 하다. 프로포폴이 개발되기 전에 보편적으로 사용했던 수면마취제이다.
A씨와 B씨는 에토미데이트의 단가를 23배가량 '뻥튀기'해 유흥업소 종사자들에게 팔거나 직접 주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 등이 제약사 직원을 통해서 의약품 도매업체 대표로부터 이 같은 약물을 빼돌렸다고 밝혔다.
도매업체 대표는 거래해오던 병원 관계자와 짜고 정상 납품을 위장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번 수사는 지난 1월 강남구 모텔 욕조내에서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한 뒤 숨진 채 발견된 20대 여성의 사건에서 비롯됐다.
경찰은 에토미데이트가 유흥업 종사자들 사이에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는 첩보 등을 종합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특히 에토미데이트를 전문적으로 유통, 투약시켜주는 이른바 '주사삼촌'의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포착해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에토미데이트 남용 사례를 보건복지부 등 유관기관과 공유해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