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8:00)
■ 방송일시 : 2019년 7월 3일(수)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태석 의장(더불어민주당, 노형동 갑 선거구)
지난해 지방선거를 통해 출범한 민선 7기가 1주년을 맞고 있는데요. 오늘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태석 의장과 함께 11대 제주도의회의 지난 1년과 산적해있는 지역현안의 해결책을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김태석 의장 지금 전화로 나와 있는데요. 의장님 안녕하십니까?
◆ 김태석> 네, 안녕하십니까? 감사합니다.
◇ 류도성> 11대 도의회가 출범 1주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소감 한 말씀해주시면?
◆ 김태석> 시간이 너무 확 지나가서요. 보람도 있고, 반성도 있었고, 부끄럼도 있었고, 그래서 더 잘하려는 의지와 열정도 있습니다.
◇ 류도성> 잠깐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서 더불어민주당이 절대 다수당이 됐고, 초선의원들이 대거 의회에 진출했습니다. 분명 예전과는 달라진 부분이 있었죠?
◆ 김태석> 한 단어로 얘기하면 다양성입니다. 초선의원들이 대거 55%가까이가 들어왔기 때문에 민주당 초선의원들 쪽에서요. 근데 그 초선의원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니까 의회가 역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도 같고요. 재선, 3선 의원들이 저를 비롯해서 긴장하는 것도 같고, 이것이 어떤 경쟁이 촉발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밖에서 보기엔 이것이 정쟁으로 보이기도 하고,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라는 책망도 가끔 듣습니다만 근데 저는 이런 다양성의 꽃을 피우게 만드는 것이 의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다양성을 하나로 모아가는 과정은 저희들의 몫인데 그거는 원내대표나 운영위원장이나 의장의 몫인 건 분명한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나가야 되겠지만 가능한 저는 의원들의 다양성을 보장해주는 쪽으로 그리고 그런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주는 게 저는 의장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 류도성> 의원들 개개인의 스펙트럼이 다양해서 민주당 원내 지도부가 힘들었다는 말을 하던데요. 의장님은 말씀하셨지만 전체 의원들 조율하느라 더 힘들지 않았을까 싶어요?
◆ 김태석> 그러니까 리더십에 한계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도지사는 1인 관료제 하에서 어떤 수직적인 관계이지 않습니까? 근데 의원들은 초선이든, 재선이든, 3선이든 헌법적으로 수평적 관계입니다.
그래서 어떤 명령하달, 지시하달의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수평적 존재들이어서 그 분들을 서로 존중해줘야 되고, 어떤 지시, 명령 계통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의견의 다양성을 어떻게 조율하느냐는 것을 아까 원내대표나, 운영위원장이나 저의 몫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은 한계를 느껴서 아까 부끄럽다는 표현을 한 겁니다.
◇ 류도성> 특히나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첨예한 현안들이 많아서 의장이라는 자리의 어깨가 상당히 무겁지 않았나 싶은데 의장님도 최근 인터뷰 보니까 실책이 좀 있었다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드셨어요?
◆ 김태석> 아시는 거잖아요. 행정사무조사 부결이나 제주해군기지 관함식 결의안 채택 보류 같은 것이 의장으로 상당히 힘든 결단이었습니다. 의원들은 하라고 하고, 그 다음에 강정마을에선 찬반단체들이 또 보류하라 그러고 이런 상태에서 그런 문제가 있었고 보전지역관리조례 상정 보류 같은 거는 사실은 힘든 결단은 아니었습니다.
10월에 고시되는 건 알고 있었거든요. 그러면 6월에 통과하나, 5월에 통과하나, 7월에 통과하나, 9월에 통과하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뻔한 쟁점이 있는 사안을 의장이 시기를 조절하지 못해서 올리는 것도 저는 의장의 실책이라고 봅니다.
의장의 권한을 이용해서 이번 7월에는 상정하라고 지시를 했습니다. 7월에 상정 될 겁니다만 그런 부분에서 또 보류한 것을 여러 가지 비난을 받기도 하는데 그런 건 달게 받겠습니다. 그건 의장으로써 할 수 있는 일이고, 그런 게 있습니다.
◇ 류도성> 이번 임시회의 상정하겠다고 밝히기 전에 의장님께서 매듭짓겠다는 말씀을 했었는데요. 도민들은 그러면 본회의에 상정하는 역할까지만 할 것인가 아니면 도민들의 뜻을 다 반영해서 어떤 결과물까지 책임지겠다는 말이었는지 궁금했었거든요.
◆ 김태석> 예, 제가 이번 임시회 개회사 때 분명히 얘기했지 않습니까? 한국갤럽에서 한 여론 조사가 공항 찬성이 48%였고, 반대가 47%였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론조사는 찬성이 78% 정도 됐고, 관리보전지역조례도 한 76%가까이 됐는데요.
그런데 찬반을 떠나서 도민들의 준엄한 명령은 뭐냐면 갈등을 없애자는 것이고, 조정하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제주의 가치를 보전하라는 게 도민들의 명령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번 개회사 때 말씀드리면서 민심의 파도를 거스른 배는, 그 민심의 바다를 역류하는 배는 난파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라며 역설적인 이야기를 한 겁니다.
◇ 류도성> 공론조사는 의장님이 거듭해서 말씀하고 계신데 제주도는 받아들일 생각이 없는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태석>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해야죠. 그런데 이렇게 한 번 생각해봅시다. 제2공항 건설이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옳고 그름의 문제도 아니고, 이것은 건설을 바라보는 보존이냐, 개발이냐의 가치문제입니다. 그럼 이런 가치가 서로 상충돼서 충돌할 때 책임 있는 정치인은 어떻게 행동해야 맞겠습니까?
책임 있는 행정은 또 어떻게 행동해야 될까요? 가치를 중재하고 조절하는 게 제가 보기에는 책임 있는 정치인이 해야 될 역할이고, 책임 있는 행정이 해야 될 역할이라고 봅니다. 지사가 원사이드하게 찬성으로 밀고 나가겠다는 거는 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됐지 갈등을 가라앉힐 수는 없지 않으냐는 게 제 생각이고요.
그리고 또 지사는 요즘 유튜브에서 전문가의 영역을 공론화로 다룰 수 없다고 했는데. 한 번 제가 질문 드리겠습니다. 제2공항을 결정한 게 전문가라면 그 전문가들의 결정에 의해서 고통 받는 사람 누구죠?
◇ 류도성> 당연히 도민이죠.
◆ 김태석> 도민이죠. 그럼 그 도민을 끌어안을 사람이 누굽니까? 정치고, 행정이거든요. 그럼 그 전문가들의 판단에 맡겨서 전문가들의 뒤에 숨어버리는 것은 비겁한 거죠. 정치도 비겁한 거고, 행정도 비겁한 겁니다.
그럼 우리는 도민의 고통을 올곧게 안아가지고 그 도민과 함께 고통을 느껴야 정치고, 그 도민들과 함께 슬퍼해야 행정입니다. 공감할 수 없는 정치, 공감하지 못하는 행정은 존재의 이유가 없습니다.
따라서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공론화라고 제가 말씀드리고 있지만 도민의 갈등을 수습할 수 있는 여론수습작업, 합의에 승복할 수 있는 그런 작업은 반드시 해야 됩니다. 그것이 지사가 해야 될 첫 번째 의무다. 또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 류도성> 그래서 받아들일 때까지 계속 요구하시겠다는 말씀이신 거죠?
◆ 김태석> 네, 저는 그렇게 할 생각이고요. 또 중간에 제가 오영훈 도당위원장하고, 강창일, 위성곤 국회의원 3분에게 김현미 국토부장관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국토부에서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달라는 요청이 왔기 때문에 공문까지는 보낸 상태입니다.
◇ 류도성> 공항 관련해서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질문 드리면, 용역을 통해서 제2공항 운영 방안이 제시됐습니다. 이 부분도 말이 많은데요. 만약에 제주도에 2개의 공항이 운영된다면 용역을 통해서 나온 운영방안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태석>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그 부분은 말씀을 잘 못 드리겠습니다. 분명한 건 이겁니다. 지금 수요를 한 4,100만에서 4,200만 명을 상정하고 있잖아요. 그렇다면 외국인이 한 250만, 300만 명이라고 칩시다. 그러면은 어떻게 됩니까? 내국인을 50%씩 가른다면 양쪽 모두 어쩌면 공멸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해요.
양쪽 모두 적자가 발생할 수가 있어요. 이럴 때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올 때는 누가 책임지죠? 그래서 저는 이런 거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계속 신중히 접근하자는 것입니다. 특히 관광이라는 게 말이죠. 외부요인에 가장 취약하지 않잖습니까? 어떤 경제적 요인, 사스와 같은 어떤 질병요인, 다음에 사드와 같은 국제적인 요인. 이런 요인에 의해서 관광객이 결정되잖아요.
그러면 이런 요인은 누구도 예측 못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1년 갈지, 2년 갈지, 3년 갈지 아무도 몰라요. 그럼 한 1년 이상만 가면 두 공항 중 어느 공항의 문을 닫아야 될까요? 이런 것까지 다 계산 우리가 넣었느냐 말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계속 일정하게 4% 내지 5%를 관광객이 증가한다는 걸 전제로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근데 결국 지금 계속 떨어지고 있잖아요. 이런 부분까지 생각한다면 결국은 제2공항은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된다는 거죠. 반대를 떠나서요. 시행착오는 하지 말아야 될 거 아닙니까? 환경은 일단 한 번 파괴되면 돌이킬 수 없는 겁니다. 그러면 그 피해는 올곧게 도민들이 다 안고가야 될 겁니다.
◇ 류도성> 현안 하나만 더 여쭤보고 싶은데요. 의장님은 평소에 난개발에 대해서 관심 많으시지 않습니까? 최근 제주지역은 개발과 보존사이에서 가치가 충돌하는 경우가 잦아졌습니다. 물론 제2공항 말씀하셨지만 비자림로 확장이나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도 예로 들 수 있는데, 도의회를 대표해서는 어떤 말씀 하고 싶으세요?
◆ 김태석>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의 오라관광단지나 이런 부분은 엄밀하게 말하면 난개발이 아닙니다. 왜냐면 지구단위계획에 의해서 만들어진 거죠. 지금 우리가 중요시해야 되는 난개발은 자연녹지에 무분별하게 들어서는 다세대 주택들입니다.
자연녹지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도 불가피할 경우에만 집을 짓게 돼있어요. 그런데 제주도는 무한정으로 내주고 있어요. 자연녹지가 이렇게 계속 잠식당하면서 도시 성장의 장애물이 되고 있고, 교통문제를 일으키고 있고, 그 다음에 생활하수, 쓰레기 문제를 야기 시키고 있습니다.
자연녹지에 들어서는 다세대 주택들은 계획에 의한 게 아니잖아요. 이런 부분에 있어가지고 자연녹지에 다세대 주택들이 들어서는 건 신중히 접근해야 된다는 것을 이 자리를 통해서 말씀드리고 싶고요.
다음에 제주도가 지역경제나 이런 게 아주 안 좋은 이유가 공급과잉에 의한 거 아닙니까? 특히 숙박업소의 공급과잉은 이거는 너무 잘 알고 계시는 거잖아요. 그럼 이런 숙박업소의 공급과잉을 위해서라도 대규모 개발은 이젠 지양해나가야 되지 않느냐 이게 제 생각입니다.
◇ 류도성> 알겠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제주도의회의 성과에 대해서는 어떤 말씀을 할 수 있습니까?
◆ 김태석> 입법 활동에 있어서는 발군의 역할을 했는데 10대 의회에 비해서 같은 1년차 비교를 해보면 250% 이상 증가했을 겁니다 아마.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그리고 또 조직개편을 통해서 의회사무처 직원이 민원홍보담당관실이나, 정책실이나 이런데서 17명 정원이 더 늘어났구요.
그리고 또 10대 의회하고 다르게 저희들이 현장에 답이 있다는 그런 원칙을 갖고 저는 정책의 출발점도 현장에 있고, 정책의 종점도 저는 현장에 있다고 봅니다. 그런 차원에서 현장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의정 활동을 한 것도 역시 우리 11대 들어와서 정말 큰 성과였지 않느냐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마지막으로 이거는 컨퍼런스에 참여했던 국제학자가 이야기 한 건데 지방의회차원에서 지속가능발전 국제컨퍼런스를 할 수 있다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 역량에 대해서 진짜 높이 평가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 류도성> 예, 반면에 앞으로 남아있는 과제는 뭐가 있을까요?
◆ 김태석> 많잖아요. 아까도 얘기 했지만 제일 가슴아파하는 게 갈등의 문젠데 정치인들의 큰 자질 중에 하나가 공감능력이라고 봅니다. 타인이 아파하고, 타인이 고통 받고, 타인이 눈물 흘리는데, 그것에 공감하지 못 하면 정책이 나올 수가 없어요.
그들은 사회적 약자고, 그들은 정책에 대해서 소외되는 분들인데 그런 분들을 위한 어떤 새로운 정책 대안이 나와야 되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 갈등 조정이라는 게 그렇게 중요한 거고요. 요즘 제주도가 3난이라고 하는 교통, 주택, 쓰레기 이런 3난이라고 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이냐 하는 그런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류도성> 마지막으로 도민들께 한 말씀 하고 마무리 할까요?
◆ 김태석> 도민여러분 제주도의회의장 김태석입니다. 제주도가 너무 숨 가쁘게 달려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는 숨을 고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제 제주는 빨리 가는 것 보다는 함께 가는 곳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어디로 가느냐가 더 중요한 거잖아요. 지금도 중요하지만 어디로 가느냐 그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 같이 논의를 해서 생각을 해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 류도성>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태석 의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