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버스 업계의 처벌을 오는 9월까지 유예했기 때문인데, 한시적 조치인 만큼 버스 업체들은 3개월 동안 주 52시간 근무체계를 갖춰야 한다.
버스 업체들이 수백명에 달하는 버스 기사를 얼마나 충원할 수 있는냐가 관건이다.
◇ "낮 시간 배차 줄여, 근무시간 확보"…버스업체 '고육지책'
경기도의 A 버스 업체는 우선 승객이 적은 낮 시간대의 버스 배차를 3~5% 정도 줄이기로 했다.
아직까지 충분히 버스 기사들을 충원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사들의 근무 시간을 어느 정도 확보해 두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이 업체는 주 52시간 시행을 위해 올해만 700명 정도를 채용했지만, 아직도 600명 정도가 부족한 실정이다.
A 업체 관계자는 "곧바로 1일 2교대를 할 수는 없고, 최대한 법을 준용하되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방침"이라며 "점심시간 등 승객이 적은 시간대에는 배차 시간이 다소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전국에서 300인 이상 버스 업체는 31곳. 이 가운데 21개 업체가 몰려있는 경기지역의 인력 부족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실제로 준공영제를 실시하고 있는 서울, 인천 등 광역 지자체의 버스 회사들은 이미 1일 2교대를 하고 있어 주 52시간제 도입을 위한 추가 인력 충원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다.
경기도의 경우 52시간 시행에 운전 기사 1만4,500~1만6,100명이 필요하고, 현재 1,500~3,100명 정도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경기도 버스 업체들은 준공영제로 근무 여건이 좋은 서울과 인천이 인접해 있어 인력 유출이 심해 충원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경기지역 또 다른 버스 업체 관계자는 "올해 1천900명 정도를 채용했지만 1천100여명이 정년퇴직하거나 서울로 이직했다"며 "사고 '리스크'를 무릅쓰고 무경력자들까지 채용하고 있지만 (서울과의) 임금격차로 인한 인력 누수를 막기는 역부족"이라고 하소연했다.
서울 버스 기사들은 보통 월 400만원 정도의 임금을 받는 반면, 경기도 기사들의 임금은 월 320만~350만원으로 격차가 큰 형편이다.
◇ "하루라도 빨리 요금 인상 해줘야" 경기 버스 '숨통'
지난 5월 14일 경기도는 일반 시내버스 요금을 1,250원에서 1,450원으로 200원 인상하기로 하고 절차를 밟고 있다.
버스 요금 인상이 실행에 옮겨져야 이를 재원으로 임금 인상이 실현되고, 높아진 급여 수준이 충분한 규모의 신규 인력을 끌어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버스요금 200원 인상 결정 이후 공청회까지 진행했고, 앞으로 경기도 물가위원회, 도의회 심의 등을 거치고 환승 지역인 서울 등과의 배분 프로그램도 고쳐야 한다"며 "이 과정이 평균 4개월 정도 걸리는 데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버스 업계도 조속한 요금 인상과 중장기적인 준공영제 도입을 통해 서울과의 임금 격차 해소를 요구하고 있다.
정재호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 전무이사는 "경기도는 민영제이기 때문에 요금이 올라가야 버스 업체들은 재원을 만들 수 있고, 기사도 뽑고 임금도 올려줄 수 있다"며 "200~400원이 오르면 경기도 버스 업체 전체로 봤을 때 한 달에 2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데 신규 기사 채용을 위한 재원 마련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이사는 "경기도 기사들의 임금이 서울의 90~95% 수준은 돼야 유출을 막을 수 있다"며 "급격하게 요금을 올리는 것도 서민에 큰 부담이 되는 만큼 장기적로는 준공영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