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시즌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한 류현진(32·LA 다저스)에게도 '투수들의 무덤'은 너무나 높은 벽이었다.
올시즌 가장 부진한 투구를 선보이며 또 한번 시즌 10승 사냥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3방을 허용하는 등 4이닝 9피안타 1볼넷 7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의 올시즌 한 경기 최다 실점 및 최다 피홈런 기록이 나왔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27에서 1.83으로 치솟았다. 여전히 메이저리그 1위 기록이다.
1회에 천적 놀란 아레나도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한 류현진은 5회에 투런포 2방을 맞는 등 5실점 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5회에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한 류현진은 팀이 5대7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다저스가 9대13으로 패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2패(9승)째를 당했다. 지난 4월21일 밀워키 브루어스 원정 이후 처음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또 4경기 연속으로 시즌 10승 도전에 실패했다.
콜로라도는 이날 승리로 다저스와의 맞대결 12연패 늪을 끊었다.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쿠어스필드의 악명을 또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해발 고도 1600m 고지대에 위치한 쿠어스필드는 공기 저항이 적어 타구가 더 멀리 뻗어나가는 특징을 보인다. 타자에게 유리한 대표적인 메이저리그 구장이다.
양팀 타자들은 이날 총 5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다저스에서는 알렉스 버두고와 맥스 먼시가 각각 투런포와 3점 홈런을 터뜨렸지만 투런포 3방을 앞세운 콜로라도 타자들의 화력이 한수위였다.
두팀은 전날에도 난타전을 벌였다. 홈런 3방을 터뜨린 다저스가 12대8로 승리한 경기다. 하지만 6월 들어 눈부신 활약을 펼쳤던 워커 뷸러는 5⅔이닝동안 13안타를 내주고 7실점 했다. 타자들은 신났지만 뷸러를 비롯한 투수들은 쿠어스필드의 악몽에 울었다.
최근 쿠어스필드에서 난타전이 자주 펼쳐지고 있다. 지난 6경기에서 총 119득점이 쏟아져나왔다. 홈팀 콜로라도는 6경기 평균 12.0득점을 올렸고 평균 11.8실점을 기록했다.
콜로라도가 2주 전 샌디에이고와의 4연전과 다저스와의 4연전 중 첫 2경기에서 기록한 팀 타율은 무려 0.407(253타수 103안타)다. 6경기에서 원정팀들도 0.347(256타수 89안타)의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6경기에서 쏟아져 나온 홈런은 무려 28개. 콜로라도가 13개를, 원정팀이 15개를 쳤다.
콜로라도와 샌디에이고의 시리즈에서는 4연전 기준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기록인 양팀 합산 92득점이 나왔다. 우연이 아니었다. 막강한 선발 로테이션을 자랑하는 다저스가 쿠어스필드 원정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이틀 연속 타격전이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