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부터 유은혜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현역 총리와 장관들이 자천타천 출마를 기정사실화 한 상황이다.
이 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원내로 돌아와 차기 대권행보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총리가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구를 두고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국회의장 출신 민주당 정세균 의원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출마를 고려하는 서울 종로에 나갈 가능성도 있지만, 올 연말이나 연초까지는 상황이 유동적이다.
다만, 이 총리의 지역구였던 전남 담양군함평군영광군장성군에서는 출마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총리를 지냈고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만큼 사사로운 이해관계로 출마 지역을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연말 상황과 당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김현미 장관은 26일 총선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출마한다면, 다른 데 안 가고 일산에서 출마할 것"이라며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지역구인 일산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면서 지역구를 옮기거나 차기 여성총리설이 나왔었는데, 김 장관은 정면 돌파를 선택한 셈이다.
김 장관은 지난 5월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일산 지역의 성난 민심을 달래는 데 신경을 써온 것으로 전해졌다.
유은혜 부총리도 출마가 유력하다.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고양시병에서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유 부총리 역시 당으로 돌아와 총선에 함께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전남 지역에서 유일하게 민주당 깃발을 지켜냈던 이개호 장관 역시 마찬가지다. 이 장관은 전남 담양군함평군영광군장성군 의원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이 장관을 필두로 지난 20대 총선에서 잃었던 전남 지역의 의석을 가져오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역시 내년 총선에서 해운대갑에 출마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들이 내각(內閣)에서 나오는 시점은 늦어도 9월 정기국회 이전이라는 관측이 많다.
여야 간 총선 경쟁이 본격화되는 9월 정기국회 이전에는 당으로 돌아와 지역구를 다지는 등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총리부터 각 장관들의 후임이 결정돼야만 가능한 얘기여서 변수는 많다.
실제로 이 총리와 김현미 장관 등의 경우 다음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개각에서는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미 장관의 경우, 지난 3월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발이 한 번 묶인 경험이 있다.
정부의 유력 인사들이 총선에 총출동하는 이유는 내년 총선이 문재인 정부의 '사활'이 걸렸다고 볼 만큼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적 성격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원내 1당을 내주거나 PK(부산.경남)에서 참패를 당할 경우, 국정 동력이 상당 부분 떨어질 공산이 크고, 20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불리해질 수 있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내년 총선은 지난 대선 직전 있었던 촛불민심을 의회로 가져오는 선거"라며 "일하는 국회를 만들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반드시 이기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