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김수영 기자의 <왓츠뉴(What's New)>
◆ 김수영 > 오늘은 'S택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 임미현 > S택시가 뭔가요?
◆ 김수영 > S택시는 서울시가 승차거부를 막겠다며 서울시 택시에 의무설치하게 한 택시 승차 앱(어플리케이션)인데요. 이용자가 지도를 보고 주변 1km 내의 빈차를 직접 선택하면 택시 기사는 교대나 식사 등 부득이한 사정이 아니면 호출에 응해야 하는 서비스예요.
서울시는 당초 이번 달 한 달 동안 S택시를 시범운영 한 뒤 다음 달부터 정식 서비스를 한다는 계획이었는데요. 최근 정식 서비스 시점을 올해 하반기로 미루겠다고 한 상황입니다.
◆ 김수영 > 말씀하신대로 '승차거부 없는 택시'라는 취지는 참 좋은데요. S택시 시스템의 완성도가 너무 떨어지는데 정식 서비스를 시행해야 하냐는 지적이 많았거든요. 저도 이번에 취재차 S택시를 타봤는데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더라고요.
◇ 임미현 > 실제로 이용해보니 불편했다는 거군요.
◆ 김수영 > 저도 불편했고, 제가 탄 택시 기사님께 여쭤보니 택시 기사님들도 시스템이 안정되지도 않은 이 앱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패널티를 준다는 서울시 방침에 불만이 적지 않더라고요.
S택시 앱으로 탈 택시를 선택하면서 제가 있는 장소와 가까우면서도 오기 쉬운 길에 서 있는 택시를 선택했는데요. 제가 선택한 택시가 이상하게 제가 있는 장소 반대편으로 가더라고요.
◇ 임미현 > 정 반대편으로 갔다고요?
◆ 김수영 > 네. 택시를 호출한 뒤 S택시 앱에는 6분 정도 뒤에 택시가 도착한다고 했는데 일대를 한참 돈 택시가 13분 정도 지나서 도착했거든요. 이상해서 기사님께 물어보기 제가 택시를 선택한 뒤에 2분 지나서, 그러니까 제가 서 있는 장소를 지나서 제 위치가 기사용 앱에 보여 갔던 길을 다시 돌아왔다고 하더라고요.
"6월 초에 앱(S택시)을 깔았는데 (S택시를 이용해서 택시를 호출한) 첫 손님인데 오늘 처음 써 보니 불편한게 많네요. (택시콜) 요청이 왔기에 눌렀는데 2분 있다가 승객 있는 위치가 나오네요. 아까는 시내니까 골목골목을 돌아서 승객이 있는 위치로 올 수가 있는데 만약에 영동대교나 강남으로 넘어가는 길인데 뒤늦게 승객 위치가 나오게 되면 4~5km는 돌아가야 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승객에게 전화도 안 되고…(S택시가카)카오나 티맵에 많이 배워오면 안 되나요?"
다른 카카오택시나 티맵택시 등 다른 택시는 내비게이션으로 승객이 있는 위치경로를 정확하게 알려주는데 S택시는 승객이 있는 위치까지 선으로만 표시되거든요. 그래서 택시 기사들이 승객을 찾아가기 위해 한참 헤매는 시스템인거고요. 승객에게 전화해서 정확한 위치를 물어보려고 해도 앱에는 전화기능이 없어요.
서울시의 설명대로라면 이 앱은 2017년 한국스마트카드와 서울시가 함께 만든 '지브로'라는 앱이 전신인데, 지브로 개발에 10억 원이 넘는 개발 비용이 들었고, 지브로를 S택시로 업데이트 하면서도 3천만 원에서 4천만 원이 들었는데요.
전문가들은 S택시에 적용된 기술은 기존 택시 앱보다 고급기술도 아니고 시스템도 불안정해 보이는데 이런 앱 개발비용이 왜 10억원 넘게 들었는데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더라고요.
◆ 김수영 > 그렇죠.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공고를 통해 S택시, 그러니까 공공 승차앱을 설치하지 않은 택시에 과징금 최고 360만원, 영업정지 최장 60일의 처분을 내리겠다고 했는데요. S택시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정식운영 시점은 일단 미룬 상태예요.
서울시는 조만간 시민위원회를 꾸려서 S택시 세부 운영방침과 택시와 승객의 앱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인센티브, 패널티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서울시 지우선 택시물류과장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법을 보면 처벌할 수 있는 최대한의 한도를 명시한 것이지 실제로 처벌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처벌수위 등도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합니다. 또 시스템을 보완할 것이 있고 (S택시에 대한) 시민들과 기사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추가적으로 보완할 것이 있어서 시민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에 대한 합의 이뤄지기 전까진 정식 오픈을 연기할 생각입니다"
◇ 임미현 > 김 기자, 그런데 지난달 이 시간이었나요? 렌터카 기반 실시간 차량호출 서비스인 '타다'나 승차거부 없는 택시인 '웨이고블루' 같은 모빌리티 서비스가 인기라는 이야기 나눴잖아요. 게다가 김 기자 설명을 들어보면 S택시가 기존 택시앱보다 기술적으로 나아보이지도 않는데 서울시가 이런 앱을 내놓은 이유는 뭔가요.
◆ 김수영 > 서울시는 승차거부 등 업계 관행이 개선되지 않아서 자신들이 직접 나섰다고 설명하는데요. 제가 몇 주 전에 전해드렸듯이 이미 민간 시장에서 택시의 승객 골라 태우기 관행을 차단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있거든요.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택시앱에 택시 기사들에게 목적지를 표시하지 않는 '스마트 호출' 기능을 추가했고 웨이고블루도 승차거부 없고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모토로 운영되고 있어요.
그래서 '시장에서 심판 역할을 해야 하는 서울시가 선수로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거든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차두원 정책위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비즈니스 생태계 기반 구축해서 기업 육성하고 경제 활성화 위한 운동장 만들어주는 게 역할이거든요. 그런데 운동장에서 직접 플레이어 역할을 하려다보니깐 생태계 조성도 안 되고 만족도고 낮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죠"
사실 서울시가 선수로 나섰다가 낭패를 본 사례가 S택시가 처음은 아닌데요. 지난주에 '홍기자의 쏘왓'에서 소개했던 '제로페이'도 출시 반년이 지났고, 서울시가 엄청난 홍보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사용률이 저조하잖아요.
그나마도 처음에는 서울시가 '제로페이에 참여하려면 기존 페이사업을 접고 오라'고 해서 민간사업자들이 참여하지 않았는데, 서울시가 뒤늦게 '병행가능하다'고 해서 민간사업자들이 참여하면서 그나마 카드 결제 건수의 0.001% 수준의 결제라도 이뤄지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인데요. 서울시가 산업 생태계에서 자신들이 어떤 역할을 할지 냉정하게 고민해봐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 임미현 >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