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 내걸린 대형 사진의 주인공은 한국의 제1 원유공급국이자 중동 최대 경제협력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실상 사우디 왕실을 이끌고 있는 실세로 통한다. 고령인 아버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83)을 대신해 대내외 업무를 맡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선 방한을 결정하기도 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날 오전부터 1박 2일간 일정으로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빈 살만 왕세자가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우디 왕위 계승자로도 1998년 압둘라 왕세제 이후 21년 만이다.
사우디의 정상은 아니지만 고령인 아버지를 대신해 실질적인 정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의 위치를 고려해 이번 문 대통령과의 만남도 회동이나 면담이 아닌 '회담'으로 불린다.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또 하나의 제국은 글로벌 석유제국으로 불리는 '아람코'이다.
정식 명칭은 '사우디아라비안 오일 컴퍼니'로 줄여서 아람코라 부른다. 1933년 세워진 사우디 왕실 지분 100%의 글로벌 석유 회사이다.
직원 수만 7만 명에 이르지만 주식시장에 오르지 않은 비상장 회사이다.
이에 지난 약 90년간 얼마를 버는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지만 최근 아람코는 채권 발행을 위해 실적을 공개하며 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아람코는 지난 2018년 한 해 동안 영업이익 약 258조 원, 순이익 126조 원을 기록했다. 이는 상장사 세계 1위인 애플의 영업이익(약 95조 원)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약 90조)을 합친 것보다 많은 액수이다.
2017년엔 아람코의 매출(4655억 달러)이 사우디아라비아 GDP(6838억 달러)의 70%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2000년에는 국내 정유회사 에쓰오일(S-OIL)의 지분을 사들이며 최대 주주로 올라 에쓰오일을 직접 경영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람코를 이끌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한국에 들어와 문 대통령과의 회담을 진행한다. 또 국내 4대 기업(삼성, LG, SK, 현대차)과의 만남도 예정돼있다.
특히 최근 아람코는 석유회사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개발에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