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단속 경찰 "술먹고 자전거? 전동킥보드? 다 걸립니다"

현장에서 기준변경 모르고 항의하기도
가글액으로 적발? 입 헹구면 안 걸려
알코올 함유 초콜릿도 안 먹는게 좋아
현장 앞 유턴 도주? 이미 순찰차 배치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희수 순경(강남경찰서 교통안전계)

어제 0시부터 시행된 제2의 윤창호법. 원래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5%면 면허 정지였는데요. 이제 이제는 0.03%면 바로 면허 정지입니다. 0.03이 어느 정도냐 하면요. 65kg의 성인이 소주 한 잔만 마셔도 나오는 수치입니다. 밤 10시를 넘어서까지 술을 한 서너 잔 마셨다면 아침에도 0.03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강화된 음주 운전 단속법. 과연 현장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지금도 출근길 음주 단속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그 현장에서 바로 교대한 분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강남경찰서 교통과 교통안전계 이희수 순경입니다. 이 순경님, 나와 계세요?

◆ 이희수>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현장에서 막 벗어나신 거예요?

◆ 이희수> 네, 그렇습니다. 지금 11시간째 근무를 하고 막 교대 후 인터뷰하려고 이제 전화받았습니다.

◇ 김현정> 11시간째요?

◆ 이희수>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밤 꼬박 새신 거네요.

◆ 이희수> 네, 맞습니다.

◇ 김현정> 피곤한 상태에서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첫날 밤 전국적으로 153명이 걸렸다고 들었습니다. 밤새 해서 아침까지 해서 153명. 지난밤, 둘째 날은 어땠습니까?

◆ 이희수> 첫날에 비해 많은 시민분들께서 TV를 보시고 경각심을 가지셔서 첫날에 비해서는 많이 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첫날, 둘째 날 다 해가지고 이 기준에 아슬아슬하게 걸렸던 사람도 있어요?

◆ 이희수> 개정된 단속 기준으로 하면 0. 08%로 면허 정지였던 분이 개정 후에 면허 취소가 되면서 '왜 수치가, 왜 이렇게 단속 수치가 바뀌었냐?'고 항의하는 분이 한 분 계셨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그러니까 0.1이면 면허 취소였던 게 0.08이 된 거거든요. 그러니까 0.08인 분이 한 분 걸렸어요?

◆ 이희수> 네, 면허 취소 수치가 나와가지고 또한 3회 음주 운전 전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전까지 해서 같이 면허 취소가 되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혹시 0.08 이 정도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음주 단속에 걸리는 수치가 나왔는데 한 번만 봐주세요, 바뀐 거 몰랐어요.' 이렇게 사정하는 사람은 없었어요?

◆ 이희수> 그런 분들도 계시고 '물 한 잔만 더 먹게 해 달라. 조금만 있다가 불게 해 달라.' 여러 가지 분들이 계십니다.

◇ 김현정> 항의하는 사람은 없습니까? 밤새도록 단속하다 보면 '나는 이럴 리가 없다. 나는 분명히 수치가 나오는데도 안 마셨다. 한 잔이 안 된다.' 이렇게 변명하고 항의하는 사람은 없어요?

◆ 이희수> 어제 저녁 먹을 때 조금 술을 먹었는데 왜 취소 수치가 나온 거냐? 뭐 문제 있는 거 아니냐? 이런 분들도 계시고요.

◇ 김현정> 어제 저녁인데 오늘 아침에 걸릴 리가 없다?


◆ 이희수> 네, 맞습니다. 또한 아침 출근길부터 왜 그러냐? 이런 분들도 계시고 단속을 위한 단속이 아니냐? 뭐 그런 분들이 계십니다.

◇ 김현정> 고생하시네요. 그런 궁금증 이야기가 나온 김에 몇 가지 더 애매한 거 질문드릴게요, 이 순경님. '구강 청결제로 입을 헹구면 음주 단속기 불었을 때 삐 소리 난다, 걸린다'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게 사실인가요?

◆ 이희수> 음주 단속에 걸리는 건 아니고요. 저희가 현장에서 음주 감지기를 통해 음주 감지를 합니다. 입 안에 가글을 해서 입 안에 알코올 성분이 있을 경우에는 음주 감지가 되는 거고요. 음주 측정을 하기 위해 물로 입 안을 2회 정도 헹구고 측정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안 걸려요?

◆ 이희수> 술이나 알코올 포함된 식품을 섭취하지 않은 경우에는 수치가 나오지 않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구강 청결제는 입 안에만 머무는 거지 흡수되는 건 아닌데, 섭취하는 알코올 초콜릿 같은 거 있잖아요. 관광지 가면 럼주가 들어가 있는 초콜릿이니, 보드카 들어 있는 초콜릿. 이런 거 어때요?

◆ 이희수> 이런 것도 체내에 알코올이 흡수가 되는 거기 때문에 조그마한 초콜릿을 먹었다 하더라도 단속 기준에 적용이 될 수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드셨다면 운전을 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 김현정> 자전거하고 전동 킥보드 이런 건 음주 측정 단속 대상이 됩니까?

◆ 이희수> 자전거와 전동 킥보드 또한 도로교통법상 차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에 음주 단속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전동 킥보드 같은 경우에는 일반 이륜 차량과 동일하게 면허 정지, 면허 취소가 되고요. 자전거 같은 경우에는 면허 정지, 취소는 없지만 3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근무하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이 순경님?

◆ 이희수> 2017년부터 제가 교통과에 근무해서 현재 2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새내기 순경인데 근무하면서 '참 우리도 힘든데 이런이런 건 하지 말아주세요.'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 힘들었던 분이 있나요?

◆ 이희수> 음주 단속 현장에서 자신이 적발될 게 두려워 도주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 저희가 검거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참 난감한 상황이 종종 발생하는데요. 그럴 경우에 저희가 가장 좀 조심히, 그리고 또 신경을 쓰기 때문에 힘들게 근무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들이.

◇ 김현정> 유턴해서 가면 잡으러 가시는 거죠?

◆ 이희수> 네, 그렇습니다. 음주 단속 현장에서 도주할 것을 대비해서 도주로에 순찰차를 비치하고 바로 도주하면 무전으로 바로 공조를 해서 검거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음주를 했으면 그냥 운전대 안 잡는 게 맞습니다. 소주 한 잔이면 괜찮고, 반 잔이면 괜찮고 이런 차원이 아니고 그냥 안 잡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도주해 봤자 소용 없다는 거. 골목길과 도주로를 다 지키고 있다는 거. 그러니까 이게 그냥 떳떳하게, 떳떳한 상태로 운전하는 게 나를 지키고 다른 시민들을 지키는 길이라는 거. 이거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이희수 순경님, 고생 많이 하셨고요.

◆ 이희수> 감사합니다.

◇ 김현정> 피곤한 상태에서 오늘 이렇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희수>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11시간째 밤샘 근무네요. 밤샘 음주 단속을 하고 막 교대를 했습니다. 강남경찰서 교통과 교통안전계 이희수 순경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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