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서는 불법 천막이 분명한 광장의 천막을 규정대로 다시 철거하겠다는 방침이어서 한동안 천막철거를 둘러싸고 양측의 대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애국당은 25일 새벽 서울시가 전격적으로 광화문 천막 강제대집행을 단행하자 육탄으로 저지하며 강력 반발했지만 2천명이 넘는 철거인력에 밀려 천막을 내주고 말았다.
25일 시의 철거작전 이후 애국당 측은 거의 분노에 가까운 반박입장을 쏟아낸 것은 물론이고 광화문 일대에서 차량 확성기를 이용해 서울시의 철거를 탄압이라고 비난하며 분을 삭이지 못하는 표정을 보였다.
애국당 측의 화풀이(?)에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를 지나던 시민들은 그렇지 않아도 푹푹찌는 찜통더위에 영문도 모른채 확성기 소음에 시달리느라 짜증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세종대로를 지나던 A씨는 "불법 천막 설치도 모자라 온 서울바닥을 시끄럽게 만든다"고 애국당 측의 처사에 못마땅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공무원 B씨는 "주위 사람들도 좀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애국당은 25일 "6·25전쟁 69주년인 오늘 북측이 남침하듯 서울시가 천막을 철거했다. 이번 철거를 계기로 더 강력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일갈했다. 조원진 대표는 "텐트를 두 배로 더 칠 것”이라며 서울시의 행정대집행을 성토했다.
실제로 애국당은 서울시가 천막을 철거한 지 약 6시간만인 12시를 조금 넘겨 서울 광화문광장에 천막 3개동을 다시 설치하고 시와 대치에 들어갔다.
애국당 당원과 지지자들은 광화문역 해치마당 쪽에서 서울시 직원들이 당 지지자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사이를 틈타 다른 쪽에서 기습적으로 천막을 설치했다.
서울시는 애국당의 기습적인 천막 재설치에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불법 천막이 분명한 만큼 절차를 거쳐 다시 철거하겠다는 강경입장으로 맞섰다.
서울시 관계자는 "광화문 광장에 불법천막은 시민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는 추가로 설치한 텐트에 대해서도 절차를 밟아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철거에 나서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가 새로운 천막 강제 철거에 나서려면 행정대집행 계고장도 새로 보내는 등 관련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애국당이 내세우는 광화문 천막 설치 이유는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과 숨진 보수인사들 추모인데, 굳이 광화문 광장에 설치하려는 건 한국사회 소통의 광장인 광화문광장이란 공간을 홍보용으로 이용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그러나 '천막 설치를 위해 정해진 절차는 지키지 않겠다'는 태도를 강제집행을 거치며 다시 한번 드러냈다. 설사 서울시가 방해한다 해도 그들의 주장에 명분이 있다면 굳이 광화문을 고집할 이유도 없다.
진실은 덮으려 해서 덮여지는게 아닌 까닭이다. 그들이 그렇게도 애써 광화문 천막을 고집하는 건 몰라주는(?) 국민들을 향한 애처로운 절규에 가까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