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철거에도 불구하고 대한애국당이 조만간 천막을 다시 설치하겠다고 밝히면서 광화문 광장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서울시는 25일 오전 5시20분쯤 서울시 공무원 500여명과 용역업체 직원 400여명, 경찰 800여명 등 2000명에 가까운 인원을 동원해 대한애국당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 기습 설치한 농성 천막 2동 등을 철거했다.
대한애국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용역 직원들에게 물병을 던지거나 스프레이를 뿌리고, 바닥에 드러누워 서로가 팔짱을 낀 채 저항했다.
용역 직원들이 이들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발생했고 부상자도 나왔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현재까지 대한애국당 지지자 11명이 현장에서 치료를 받았고, 42명이 인근 병원으로 실려갔다.
신경전이 격해지면서 일부 지지자들과 용역 사이에 주먹이 오가기도 했다. 결국 공무집행방해와 폭행 등 혐의로 대한애국당 지지자 2명과 용역 직원 1명이 현행범 체포돼 인근 경찰서로 연행됐다고 전해졌다.
거센 반발에 철거 작업이 지연되면서 교통 통제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은 길어졌다. 천막에서 끌려나온 당 지지자들이 광화문 광장 옆 도로 일대를 점거하면서 일대 혼란은 가중됐다.
서울시는 이미 수차례 자진 철거를 요구한 만큼 강제 철거 조치를 멈추지 않았다. 경찰은 24개 중대 대규모 인력을 현장에 배치해 상황을 주시했다. 천막은 이날 오전 7시10분쯤 모두 철거됐다.
철거 직후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고발 조치하고, 손해배상 등 사법 조치하겠다"며 "오늘(25일) 바로 텐트를 준비하고 다시 치겠다. 빠른 시간 내에 2배로 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이번 행정대집행은 천막이 설치된지 47일만에 이뤄졌다. 대한애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에서 숨진 이들을 위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지난달 10일 천막을 기습 설치한 뒤 지금까지 농성을 이어왔다.
서울시는 이 천막을 허가받지 않은 불법 시설물로 규정하고 그동안 수차례 자진 철거를 요구했다. 대한애국당은 사용허가 신청서를 냈지만, 서울시는 반려했다.
정치적 목적의 사용 신청인 만큼 광화문 광장을 건전한 여가·문화 활동 등을 위한 공간으로 규정한 시 조례와 어긋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시는 이날 철거 이유에 대해 "자진철거 요청 1회, 행정대집행 계고장 발송 3회 등 수차례에 걸친 법적·행정적 조치에도 자진철거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시민 불편이 극심해졌으며 인화 물질 무단 반입으로 안전사고 우려도 커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