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바라카원전 5년 정비사업 수주… '단독수주'는 무산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의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5년 정비사업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한국과 UAE 간 원전 전 주기에 걸친 협력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정비 범위나 기간 측면에서 애초 기대했던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한수원·한전KPS 컨소시엄(팀코리아)과 두산중공업은 지난 23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에서 바라카 원전운영법인인 '나와(Nawah)에너지'와 정비사업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나와는 한수원·한전KPS 컨소시엄과는 장기정비사업계약(LTMSA·Long-Term Maintenance Service Agreement)을, 두산중공업과는 정비사업계약(MSA·Maintenance Service Agreement)을 맺었다.

바라카 원전 정비사업계약은 한수원이 자체기술로 건설한 한국형 원전 APR1400 4기에 대해 유지보수와 공장정비를 수행하는 사업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수원·한전KPS, 두산중공업은 바라카 원전 4개 호기의 정비서비스를 주도적으로 담당한다.

정비서비스 계약 기간은 5년이며 양사 간 합의에 따라 연장이 가능하다.


원래 나와는 경쟁입찰로 장기정비계약(LTMA·Long-Term Maintenance Agreement)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UAE 원전 규제에 따라 나와가 정비를 포함한 바라카 원전운영 전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비사업자에게 서비스를 받는다는 의미를 반영해 경쟁입찰을 중단하고 각사와 개별계약을 맺으면서 계약형태를 LTMA에서 LTMSA로 변경했다.

한수원은 이번 정비계약 체결로 한국과 UAE 간 원전협력이 건설뿐 아니라 설계·운영·핵연료·정비 등 전 주기에 걸쳐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전은 2009년 12월 바라카 원전 건설 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2016년 10월 운영지원 계약, 지난해 3월 장기설계 지원 계약 및 핵연료 공급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아울러 두산중공업이 이번 정비계약에 참여함으로써 한국 원전기업이 해외원전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처음 목표했던 일괄·단독수주에 실패하면서 이번 계약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수원 자체기술로 건설한 원전에 대한 정비를 담당하는 사업인 만큼 팀코리아가 전체 사업을 맡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계약형태가 LTMA에서 LTMSA로 바뀌면서 단독수주가 아닌 복수업체가 사업을 나눠맡게 됐다. 팀코리아와 경쟁했던 미국 얼라이드파워나 영국 두산밥콕이 정비사업의 일부분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 기간 역시 전체 사업 예상기간인 10∼15년의 절반 이하 수준인 5년으로 일단 정하고 추후 연장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정비 분야는 준공 후 정비를 주로 하되 인력만 파견할지 아니면 정비서비스 전체를 제공할지는 나와의 필요에 따라 정하게 된다.

수주금액도 단독수주 시 2조∼3조원(추산액)에서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번 계약을 일괄·단독 수주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그래도 한국업체들이 정비사업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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